제작비 260억 원 손익분기점 730만 명인 영화 '백두산'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영화이고 저도 무척 기대를 하고 개봉 첫날 봤습니다. 그러나 기대는 실망으로 다가오네요.

다소 황당한 스토리를 더 황당하게 연출한 영화 백두산

전 세계는 기후 변화에 큰 위기를 느끼고 있고 일본은 대지진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 재난이 가장 두려울까요? 가장 두려운 건 전쟁이죠. 남북한 전쟁이 일어나면 석기 시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두려운 건 백두산 폭발입니다. 수차례 방송을 통해서 백두산이 폭발하면 큰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발해가 멸망한 이유가 백두산 폭발이라는 하는 소리가 있듯이 백두산 폭발은 북한은 물론 남한에도 큰 영향을 줄 겁니다.

남북한 화해무드가 무르익고 북미 간 협의에 의해 북한의 핵무기들은 미국으로 반출이 됩니다. 한반도 평화 무드가 완성되는가 했는데 백두산이 폭발합니다. 북한은 진도 8 이상의 강진으로 쑥대밭이 되고 남한의 서울도 고층 빌딩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를 받습니다. 

더 큰 문제는 3일 안에 더 큰 마그마방이 터지면 한반도 전체가 피해를 입는 어마 무시한 대재앙이 일어납니다. 백두산의 더 큰 폭발을 막기 위해서는 청와대는 대책을 마련합니다. 백두산 폭발을 예견한 강봉래 교수(마동석 분)는 더 큰 폭발을 막으려면 4번 마그마 방 근처에서 핵폭탄을 터트려야 마그마의 압력을 낮출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북한에 연락을 하거나 백두산을 더 많이 연구하고 백두산의 땅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에 연락을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러나 영화 '백두산'은 남한에 피해가 올 수 있고 시간이 없고 북한과 연락이 안 된다면서 북한이 숨겨둔 핵탄두를 찾은 후에 이 핵탄두를 기폭장치에 넣은 후 백두산 밑에서 터트릴 계획을 세웁니다. 이 작전에는 전역을 앞 둔 특전사 폭발물 처리팀을 이끄는 조인창 대위(하정우 분)이 수송기를 타고 황해도로 날아갑니다. 

영화 백두산의 이상한 점 4가지

1. 북한 땅에서 남한 전투복, 장갑차로 이동하는 국군?
북한 땅을 넘어가는 것도 쉽지 않은데 수송기를 타고 유유히 넘어가는 것도 이상합니다. 그것도 미국 몰래 북한 핵무기를 탈취해야 해서 한국군만 있는 공군기지를 이용해야 하는데 미군들과 함께 사용하는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수송기를 타고 오릅니다. 영화 초반부터 고증 실패가 나와서 영화의 반감이 서서히 끌어 오르게 합니다. 

그렇게 소수 정예로 북한을 침투하려면 옷이라도 북한군, 최소 국적을 모르게 해야 하거늘 딱 봐도 남한 병사, 남한군 장갑차 느낌이 나는 차량을 타고 한국 땅처럼 움직입니다. 더 웃긴 건 황해도에서 백두산까지 장갑차로 이동하면서 북한 주민의 신고도 북한군과 조우도 하지 않습니다. 딱 1번 북한군과 싸우는데 그 숫자가 10명 내외입니다. 

2. 북한 땅에서 중국, 한국, 미군의 대결?
가장 황당한 장면은 클라이맥스에서 터집니다. 집 주인은 판 만 벌려주고 광 팔 고 사라졌는지 북한 주민들만 조금 보이고 북한군 자체가 안 보입니다. 세계 최강의 군사 훈련을 받은 북한 주민들이 총만 들면 북한군이고 신고 정신이 투철함에도 이상한 군인들을 보고도 신고도 안 합니다. 더 황당한 것은 북한 땅에서 미군, 한국군, 중국간의 총격전이 벌어집니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가요?

대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쳐도 사건 해결을 황당하게 해결해 버립니다. 보면서 욕이 저절로 나옵니다. 

3. 팔당댐에서 잠수교까지 30초도 안 걸리나?
2차 백두산 폭발 후 팔당댐이 붕괴됩니다. 팔당댐 붕괴 문자가 도착한 후 30초도 안 되어서 팔당댐 물이 잠수교를 덮칩니다. CG도 많이 어색해서 감흥이 확 떨어지는 장면입니다.

4. 조선족들은 왜 핵무기를 탈취하려고 했을까?
리준평은 자기 딸을 살리기 위해서 남한 폭발물 해체팀원과 핵무기를 조선족들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족들이 왜 핵무기를 탈취하려는지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너무 많습니다.  

연출, 스토리, 액션 모두 저질이었던 영화 백두산

백두산은 초반은 아주 좋았습니다. 강남역 4거리와 테헤란로에 있는 건물을 해체합니다. 한국에서도 드디어 건물 해체쇼가 열렸습니다. 이전에 '더 테러 라이브'가 있었지만 그 영화에서는 건물 1,2개만 무너졌다면 백두산은 여러 채가 무너집니다. 특히 부감 장면은 꽤 흥미롭습니다. 초반 10분만 보고 대박 영화가 나왔구나 했는데 북한으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재미가 다 사라졌습니다. 

초반 장면에 제작비 260억 중에 200억 투입하고 60억만 들고 북한 장면을 촬영한 느낌입니다. 스토리는 두 감독이 만들었는데 스토리도 개판이지만 연출도 아주 저질입니다. 어떻게 영화를 이런 식으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입니다. 

배우들의 연기야 지적할 건 없습니다. 다만 캐릭터 설정이 너무 진부하고 재미없고 하정우 캐릭터는 능력도 없고 징징거리는 초등학생같이 보입니다. 반면 이병헌이 연기하는 리준평은 만능입니다. 총질도 잘하고 액션도 잘하고 머리도 똑똑하고 부성애까지 있습니다. 이런 설정은 이미 영화 '공조'에서 충분히 우려먹었잖아요. 그럼 색다르게 만들어야죠. 

액션은 초반 강남역 건물 해체쇼가 지난 후에 북한 땅에서 핵탄두 탈취할 때 액션과 미군과의 전투 정도만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액션이 꽤 있긴 한데 흥미를 끄는 액션은 없습니다. 소총만 쏘는 전투 그것도 동맹국과 싸우는 전투를 누가 좋아할까요?

여기에 하정우와 이병헌이 절체절명의 이 위기에서도 툭툭 농담을 내뱉는데 그 농담이 많이 실패합니다. 뭔 시도인지 알지만 웃기지가 않습니다. 영화 졸작입니다. 물론 이건 제 주관이지만 제 주변이나 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와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네요. 

강력 비추천합니다. 돈을 어디에 쓴 건지 모를 정도로 전체적으로 졸작이네요. 제작비 260억 중에 10억만 강남역 사거리에 뿌리고 그걸 연출 없이 담는 게 더 재미있을 겁니다. 

별점 : ★☆
40자 평 : 260억을  공중분해 시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