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리뷰는 관점에 따라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5점 마점 1점

재난인듯 재난 아닌 재난 같은 너

엄마가 꼭 봐야한다며 꼭 보러가자고 말했던 영화 <백두산>. 사실 올 겨울 가장 큰 작품이기도 하고 어차피 볼거 같이 보자고 해서 일찍 약속을 잡아 놔서 원만하게 개봉일에 보게되었다. 팝콘도 간만에 먹었는데 왠일로 롯데시네마 주엽관이 팝콘을 참 잘튀겨놨다. 하지만 여전히 뒷쪽 중앙열 분들 일어서시면 영사기 가려져서 스크린에 그림자 뜨는건 여전히 불편. 내년부턴 진짜 롯데시네마 안가려한다.

어쩌면 나는 이미 이 영화가 이럴거라는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예고편에서 정말 꽁꽁 숨기듯 공개했던 재난의 모습이라던지, 시사회를 늦게 한다는 점이라던지, 개봉일도 급하게 잡았다라던지 불길한 징조는 충분히 미리 보여준것 같았는데 이 정도 수준일줄은 누가 알았을까. 재난인듯 재난 아닌 재난 같은 너. 재난 영화인데 재난 영화는 확실히 아니다. 재난은 이 영화가 재난이지 재난의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재난 영화를 흉내내는 브로맨스 영화이다. 진짜 이제는 너무나도 지겨운 남북평화, 우리는 결국 한민족 같은 메세지 따위는 제발 안할수가 없는건가? 신파가 없을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렇다 치는데 이 영화 애초에 이렇게 까지 크게 만들 영화가 아닌것 같았단 생각이 든게 각 캐릭터들마다 특징도 없고 굳이 이 역할을 저 배우가 했어야 할 정도로 임펙트도 없다. 그래도 영화 보면서 제일 참기 힘들었던건 볼게 없었다는것. 보여주긴 했지만 이도저도 아닌듯한 재난과 그렇다고 액션이 많은것도, 보여주는 뭔가가 많은것도 아닌 끝까지 갈피 못잡던 영화 <백두산> 이였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걱정한 부분 그대로 들어났던 전형적인 한국영화 싹다 때려박은 그런 영화다. 안좋은점만 어디서 다 가져온건지 영화 끝나자마자 옆에서 조용히 영화를 보던 엄마가 "더럽게 재미없네" 라고 조용히 내뱉으셨다.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계속들었던 생각은 비교 대상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 엑스트가 진짜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확실 했구나" 라는 생각. 같은 재난 영화, 급이 다른 재난 영화인데 어쩜 이렇게 다를수가 있을까? 이게 바로 나라를 위해서, 누군가를 위해서, 신파를 위해서 와 살고봐야지, 나를 위해서, 내가 우선이지 의 차이인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각본, 감독의 차이인가? 몇년전까진 무난하게 흥행했을진 몰라도 시대가 많이 변했다. 톱스타와 나름 보여지는 시각효과들, 파격적인 재난소재 만으로 흥행을 거저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뭘 보여주고자 한건지 식상함을 넘어서 절망적이였던 영화 <백두산> 이였다.

- 올해 최악 일뻔.

- 기대작중에선 가장 최악이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