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은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 침투해 있습니다

마치 열병 같아요

사방으로 퍼지는 바이러스 같죠

우린 잘 몰라도 곳곳에 존재해요

무술은 광고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어린이 프로그램

수많은 비디오 게임과 영화

음악과 춤에 녹아 있어요

만국 공통의 언어죠

우리 모두 힘들게 살고 상대에게 한 방 먹이고 싶었는데

쿵푸 영화에서 그게 실현돼요

쿵푸 영화는 홍콩의 무언가를 건드렸고

관객은 쿵푸 영화를 찾았습니다

영화 속 인물에게 뭔가 빚진 게 아니라

현실 속 사람들에게 빚진 거죠

매일 버스를 기다리며 만나거나

사무실, 공장과 길에서 보는 사람들요

1967년 홍콩 영화 제작의 폭발적인 증가는

이러한 젊은 에너지를 포착했어요

뭐든 할 수 있다는 정신 말이죠

오로지 맨손으로

세상을 막아 세우고 날 보게 하는 겁니다

그 사상은 홍콩에서 뻗어 나가

미국 관객을 열광시켰습니다

이런 장르는 스토리텔링과 이어져 있어요

플랫폼은 바뀔 수 있지만

그 밑에 깔린 이야기는

매우 근본적입니다

언어 장벽이 사라져요

이해가 되니까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예요

시기를 잘 탔어요

모두 액션으로 하나가 됐죠

특정 영화 제작사에 대해서 다루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쇼 브라더스의 쿵푸 신드롬’은 제목만 듣고 뭔가를 떠올린다면 그건 섣부른 오해일 가능성이 높다. 이 다큐는 좁은 범위 속에서 다루지 않고 좀 더 범위를 넓혀 다양한 영역을 통해서(그리고 그것들 덕분에) 쿵후-쿵푸가 어떻게 세계적인 관심과 공통된 이해와 엄청난 성공이 가능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쇼 브라더스는 쿵후-쿵푸가 성공할 수 있고 막대한 영향력을 갖게 될 수 있게 된 시작점이라 말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로 제목으로까지 그 이름이 언급된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쿵후-쿵푸 영화가 어떤 식으로 파급력을 보였는지에 관한 다큐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1960 – 1980년대 쿵푸-쿵푸 영화에 대한 추억을 꺼내게 되는 다큐이기도 했다. 물론, 그 이후와 앞으로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무술(쿵후-쿵푸) 영화의 기원과 어떤 영향 속에서 지금과 같은 모양새로 만들어졌는지

하필이면 홍콩이라는 지역-공간에서 폭발적인 관심과 성공이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는 뭔지

홍콩과 뉴욕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성공과 관심을 갖게 되는 과정을

시대에 따라 어떤 특징과 개성을 찾아볼 수 있는지를 그 변화됨을

당시 사회상을 어떻게 반영했고 보는 이들은 어떤 식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비춰봤는지를

별 것 아닌 완성일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되었는지

무의식을 혹은 억눌렸던 감정을 어떻게 분출시키게 해주고 대리만족시켰는지를

극장, 비디오, TV 등 보는 방식의 변화로 어떤 능동적 소비가 가능했는지를

아시아 시장만이 아닌 세계적 성공의 과정은 어떠했는지

그 성공으로 인한 왜곡과 반향, 확산과 훼손 그리고 변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이런 저런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고 이소룡, 성룡, 홍금보 등 엄청난 인기를 누린(혹은 신화가 된) 이들에 관한 이야기도 따로 다뤄주고 있어 여러 가지로 보는 재미가 많았다.

홍콩 시민들과 뉴욕의 흑인 사회가 어떻게 영화를 통해 서로 깊은 공감을 나누게 되는지를 설명해주는 부분과 액션 장면이 어떤 식으로 점점 변화되었는지를 그리고 지금 현재 특수효과를 통해서 어떤 식으로 좀 더 인상적인 액션을 만들 수 있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부분 또한 관심 있게 보게 된다. 그리고 무용과 무술이 어떻게 겹쳐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좀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기존의 한계를 어떤 식으로 뛰어넘었는지를 쉽게 이해시켜주는 설명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러 가지로 흥미를 끄는 내용이 많았다. 쇼 브라더스 혹은 쿵후-쿵푸 영화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보기가 꺼려지겠지만 어떤 식으로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는 부분은 관심이 없더라도 조금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 국가 혹은 민족 또는 특정 지역의 문화가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느낄 수 있는 대중문화로 변화되는 과정을 잘 다뤄내고 있다. 이제는 관심도 시들해지고 인기도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아직 열광적인 팬들이 많은 장르니 이쪽 분야에 대해서 조금은 들여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참고 : 굳이 쇼 브라더스라는 제작사를 제목에 언급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한글 제목은 실제 내용과 어울리진 않는 것 같다. 어쩌다 저런 제목을 지었을까? 특히 다른 곳은 몰라도 골든 하베스트는 무척 서운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