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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 - 상처의 치유라는 보편적임 감성을 갖고 있는 다분히 일본적인 애니메이션
12  쭈니 2019.12.11 15:49:59
조회 56 댓글 0 신고

감독 : 코사카 키타로

더빙 : 코바야시 세이란, 미즈키 나나, 마츠다 사츠미

또 [포드 V 페라리]를 포기했다.

화요일, 업무를 위해 외근을 나갔다. 회사 상사에겐 외근 후 바로 퇴근하겠다고 보고한 상황. 그런데 예상외로 외근이 일찍 끝났다. 이제 자유 시간이다. 가장 먼저 제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포드 V 페라리]를 봐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드 V 페라리]가 나와 인연이 닿지 않은 것은 지 맞는 시간대를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혼자 밖에서 2시간가량 기다렸다가 [포드 V 페라리]를 보던지, 아니면 집에 일찍 들어가 oksusu,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던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그리고 결국 내 선택은 집으로 일찍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마도 [포드 v 페라라]에 대한 내 기대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았나 보다.

기왕 집에 일찍 들어왔으니 최소한 영화 두 편은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야지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지 못한 것이 억울하지 않을 테니까... 내 선택은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과 할리우드 하이틴 로맨스 [파이브 피트]이다. oksusu 프리미어 영화로 풀리기만을 기다렸던 영화들인데 oksusu 서비스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내 TV 포인트를 투자해서라도 볼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서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는 참 일본 애니스러운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의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12살 소녀 옷코(코바야시 세이란)가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봄의 집' 여관에 작은 사장으로 들어오면서 겪게 되는 초현실적인 사건을 다룬 영화이다. 요즘 상황에 다분히 일본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영화 자체가 상처의 치유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갖고 있어서 큰 거부감은 없었다.

부모를 잃은 12살 소녀, 여관의 작은 사장이 되다.

영화의 시작은 12살 소녀 옷코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장면이다. 그리고 곧바로 화면은 고아가 된 옷코가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전통여관 '봄의 집'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유령인 우리보(마츠다 사츠미), 미요(엔도 리나), 도깨비인 종돌이를 만나고, 여관의 작은 사장이 되어 저마다 사연을 지닌 손님들을 접대하게 되며 한층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옷코가 만나게 되는 손님들은 엄마를 잃고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소년과 소년의 아버지, 그리고 애인에게 이별을 당한 젊고 매력적인 점성술사와 교통사고로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아버지와 함께 온 가족이다. 처음 옷코는 손님 접대에 서투른 탓에 엄마를 잃은 소년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하지만 나중엔 자신의 자존심보다는 손님 접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벽한 영업 마인드를 갖게 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영화 초반만 해도 옷코가 얼떨결에 여관의 작은 사장이 되어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건 아동 노동 착취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12살이면 한한 부모에게 어리광 부릴 나이인데 손님 접대를 위해 자존심까지 버려야 하는 옷코의 모습이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았다 영화에서는 옷코를 돕는 유령들과 도깨비가 등장하지만 그러한 설정은 그저 영화의 소소한 재미에 그치고 만다.

용서와 치유가 함께 이루어진다.

만약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가 '봄의 집' 작은 사장이 된 옷코가 12살 나이에도 불구하고 사연을 가진 여관의 손님들을 접대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만 다루고 있다면 그다지 공감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12살 초등학생이 여관의 작은 사장이 되어 일찌감치 서비스 정신을 배워야 한다면 그건 너무 가혹한 것은 아닐까? 그것이 아무리 일본의 정통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도 영화를 보며 이 영화에 대한 관객의 평가가 좋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기다렸다. 그리고 그러한 기다림을 쇼타 가족의 에피소드에서 결실을 맺는다. 사실 옷코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지만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자신이 처한 고난을 참고 견딘다. 같은 나이대에 엄마를 잃고 심적 방황을 하는 아카네가 오히려 정상이다.

옷코는 겉으로는 씩씩한척하지만 밤마다 엄마, 아빠 꿈을 꾸고, 남몰래 울음 짓는다. 그러한 상황에서 '봄의 집'의 작은 사장으로써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손님 접대까지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상처는 속으로 삼킬수록 점점 커져만 가는 암덩어리 같은 존재이니까... 그렇기에 쇼타 가족의 등장은 옷코에게도 의미가 있다.

상처를 겉으로 드러내며 치유하기.

쇼타 가족의 사연은 옷코의 상처를 겉으로 끄집어 낸다. 비로소 옷코는 울음을 터트리고,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고 목놓아 외친다. 그동안 겉으로 씩씩한척했던 옷코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과정에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상처의 치유라는 것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내며 내뱉어야 하는 것이니까. 그동안 옷코가 만난 손님들은 옷코에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그렇게 상처를 치유하지 않았던가. 이제 옷코의 차례였던 것이다.

솔직히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는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고,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포드 V 페라리]를 포기하고 본 영화인 만큼 좀 더 찡한 감동을 원했는데, 옷코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 눈가가 촉촉해졌을 뿐, 그 이상은 없었다. (참고로 나는 눈물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우리보, 미요, 종돌이 등 초현실적인 캐릭터도 존재감이 예상보다 미미했다. 그들의 존재가 뭔가 커다란 감동을 안겨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영화는 기본은 한다. 만약 쇼타 가족의 사연이 없었다면 [옷코는 초등학생 사장님!]에 대해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를 내렸을 테지만, 쇼타 가족 덕분에 옷코의 상처가 치유된 덕분에 영화는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기본은 하는 영화가 되었다. 뭐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암튼 초미세먼지를 뚫고 극장으로 가는 수고는 덜게 해줬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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