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에 의해 가짜 일식이 닥쳐온 마을에 깅코가 찾아가서 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며, 이 과정에서 태양빛을 받으면 죽어버리는 소녀 히요리를 만나게 되어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넌 저 벌레와 꼭 닮았구나

저 해좀이라는 벌레는 일식 때만

지표 밖으로 나올 수 있지

그때 외엔 계속 땅속 깊숙이 숨어 있지

그럼 어째서 지표 밖으로 나타나는 건가

벌레 중에선 평생 어둠 속에 숨어서

빛을 필요로 하지 않는 종류도 있지

해좀이 지표 밖으로 드러나는 이유는

햇빛이 필요하기 때문이고

땅속에서만 있어서는 살 수 없는 생물인 게 아닐까 …싶어

하지만 뿌리 부분은 햇빛을 받으면 사라지고 말아

그래서 종자 부분은 벌레를 모아서 그림자를 만든 뒤

뿌리를 지키며 햇빛을 받고 있지

너랑 닮았지?

그래서 이 희미한 빛이 비추는 세상에서조차 행복하다 느꼈어

하지만 이대로 네가 그 문을 닫아둔 방에 계속 있는 한

조만간 이 희미한 빛조차 어둠에 갇히게 될 거다

충사 특별편 ‘해를 좀먹는 그늘’은 2006년에 종영한 충사 1기 이후 8년(2014년) 만에 특별편으로 방영됐다. 8년만이라 팬들로서는 무척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혹은 느닷없고 뜬금없다고 생각하거나. 하지만 특별편 방영 이후 곧이어 2기 방영이 발표되었다니 감격하지 않았을까?

이번 특별편은 원작에서도 특별편으로 다뤘던 ‘해를 좀먹는 그늘’을 영상으로 옮겼고 1기가 그렇듯 충실하고 성공적으로 영상화 했(는 평을 받고 있)다. 원작은 봤지만 특별편은 아쉽게 보질 못했기 때문에 저런 어정쩡한 평가를 하게 된다.

44분가량의 중편이라 큰 규모의 내용은 아니지만 원작이 갖고 있는 독특한 분위기에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볼만했다. 어째서 충성스러운 팬들이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특별편이었고 이어지는 2기를 생각한다면 아주 멋진 방식으로 시작을 알리고 있다.

“<해를 좀먹는 그늘>편에서는 일식에 관련된 벌레를 다루는데, 일식이 일어날 때 지나가는 장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본편(1기)에 등장한 등장인물들이다. 하나하나 되새겨보며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기 때문에 곱씹으며 볼 장면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아~ 저건! 하며 잠깐씩 등장하는 이들을 보며 반가워했으니까.

일식과 벌레 그리고 두 쌍둥이 자매를 하나로 겹쳐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게다가 때때로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줘 걱정했지만 나름 좋은 결말을 보여줘 다행이기도 했다.

해와 달

빛과 어둠

각별한 사이의 두 자매

그리고 일식을 통해 갈등을 겪지만 결국 서로를 지켜주는 이야기

여러 가지로 뛰어났다.

‘충사’만이 전할 수 있는 걸 확실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