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랑콜리아 ], 우울은 영혼을 잠식하고, 내면을 파괴한다.
MV제이와이 2019.11.30 18:52:09
커스틴 던스트와 감독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샬롯 갱스부르가
우울증과 지구종말 앞에 놓여진 두 자매를 맡아
정신적 내면과 육체적 외면의 파국을 서서히 대비되면서 보여준 작품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영화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영화 초반 10분간,
사방의 밧줄에 묶인듯 도도한듯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가는 커스틴 던스트,
아이를 안은채 위급한 표정으로
19번 골프홀을 두발자국을 남기며 뛰쳐나가는 샬롯 갱스부르의 모습 등..
이 인상적인 오프닝 10분은
웅장한 바그너의 음악과 함께 <멜랑콜리아>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장엄함의 바다에서 헤엄치게 만들었다.
영화는 제 1장 저스틴 (커스틴 던스트)와
제 2장 클레어 (샬롯 갱스부르)로 나누어
'우울증'이 어떻게 이 자매를 덮치고 습격하여
내면적으로 외면적으로 무너지는지를 서서히 대비시켜 보여준다.
<멜랑콜리아>는
이렇게 '우울증 (멜랑콜리아)'이라는 존재에 의해
정신적 파국과 육체적 파국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독특하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우울증이란 질병 앞에서 점점 태연해져가고
세상만사에 무감각해져가는 '저스틴',
우울증이라는 행성의 충돌 앞에서 한 명의 인간으로
두려움에 온 몸을 떨다가 그 순간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지
보여주는 '클레어'
같은 듯 다른 존재의 '멜랑콜리아'만큼
, '저스틴과 클레어' 역시 자매지만 다르게
어떻게 무너져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영화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라스 폰 트리에 작품치고는 이토록 영상적으로 인상적인 작품도 드물었으며,
그 변화는 오히려 관객에게 성공적으로 다가온 듯 하다.
우울증에 걸린 채 '멜랑콜리아'라는 행성과
사랑을 나누는 저스틴의 모습이나 sf적 작품같지만
정말 현실적인 종말을 보여주는 엔딩씬은 뇌리에서 잊혀지지않는다.
아름답고 인상적인 색감과 함께.
<멜랑콜리아>는 웅장한 음악과 인상적인 영상과 이미지,
그리고 충격적인 지구종말의 결말까지 보여줌으로
뇌리에 깊게 박혀버린 작품이다.
바그너의 음악과 정지된 슬라이드 화면처럼
영화의 내용을 압축한 오프닝 10분과 엔딩씬만으로도
이 영화는 다시 보고 싶어질 정도.
<멜랑콜리아>가 이들 자매들에게 있어서는
빼낼 수 없이 콱 박혀버린 질병과 행성이었다면,
관객에게는 매혹적인 영상과 음악을 남겨준 작품이 되었다.
'멜랑콜리아'를 통해 무너져가는 현대인의 내면과 외피를
형식파괴를 통해 그려낸 이 작품.
매력적인 작품 <멜랑콜리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