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발표회, 언제 할까?

학원이 안정기로 접어들면 학원 초창기만큼 외부 홍보가 중요하지 않다. 원생 수가 안정되고 있다면 거의 학부모들 소개로 신규 원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되면 ‘내부 홍보’를 해야 한다. 내부 홍보란 현재 고객들을 꽉 붙잡는 방법으로서 지금 우리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다. 그중에서도 현재 우리 학원 학부모들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발표회다.

발표회는 아이들의 수업 결과를 학부모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고, 아이들의 자신감과 발표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영어를 공부로만 생각하지 않고 직접 표현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언어의 기능으로 영어를 즐기게 할 수 있다.

그러면 발표회는 언제쯤 잡으면 좋은지, 어떤 내용으로 발표를 준비해야 할지, 아이들 발표 준비는 어떻게 시킬지 차근차근 짚어보자.

1. 첫 번째 발표회 : 5월 어린이날 전날

3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면 아이들은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기 바쁘다. 정신없는 새 학기가 지나고 5월쯤 되면 아이들은 수업에 적응하면서 학원 선생님과의 관계도 안정되어 간다. 이때 같은 학년들끼리 팀을 만들고 발표 준비를 하면 또래끼리 친해지고 함께 발표 연습을 하면서 실력도 좋아진다. 5월 어린이날 전날에 발표회를 열어서 학부모들이 축제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자.

주제는 5월이 가정의 달이니 만큼 아이들이 부모님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잡는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주제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My Mom》, 《My Dad》다. 유명한 동화 작가의 책이기도 하고, 유튜브에 노래 동영상까지 잘 마와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지 어렵지 않다. 초등학생에게 어렵지 않은 어휘와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발표 준비를 할 때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는다.

2. 두 번째 발표회 : 여름방학 끝 무렵

내가 매년 여름방학 특강으로 선택하는 과목은 영어원서 읽기이다. 이것이 아이들의 영어실력을 좀 더 탄탄하게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방학기간에 우리 학원 아이들은 오전에 영어동화 100, 위인동화 100, 지식동화 100의 원서를 읽는다. 유창한 읽기 위주로 점검하고 하루에 2~3개의 이야기를 연습하고 간다.

방학이 끝날 무렵에 발표회 날짜를 정하고, 아이들이 그동안 읽은 동화 중에 하나를 선정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짧은 동화 읽기부터 시작해서 점점 높은 수준으로 나아간다. 학부모들 앞에서 자신 있게 짧은 이야기 하나를 발표해 본 아이는 해가 지날수록 점점 높은 수준의 스토리를 발표하게 된다.

3. 세 번째 발표회 : 크리스마스 이브

가장 마지막에 하는 행사는 크리스마스 행사다. 연말에 하는 행사인 만큼 발표 명단에는 학원의 모든 아이들을 포함해야 한다. 10팀 정도 캐럴을 발표하게 하고, 레벨이 높은 아이들은 간단한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한다. TED강의를 선정할 때도 있고, 학원 교재 중에서 독해 교재를 요약해서 독후감을 발표하게 하기도 한다. 캐럴팀을 정할 때는 아이들이 직접 정하게 하는데 보통 3~5명 정도가 한 팀이 된다.

발표회는 가장 강력한 내부 홍보다. 내 아이가 능숙하게 영어로 발표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의 홍보 효과는 바깥에 뿌리는 전단지에 비할 바가 아니다. 발표회를 통해 아이들의 학습결과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학부모의 신뢰를 높이고 학원 이탈률을 줄일 수 있다. 또 학원에 대한 아이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발표에 대한 자신감도 키워줄 수 있다. 발표 준비를 할 때는 영어학원이기 때문에 아이들 발음 훈련에 특별히 관심을 쏟아야 한다. 좋은 주제, 좋은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점은 아이들의 실력임을 잊지 말자.

어쩌다 13년째 영어학원을 하고 있습니다 <문윤선> 저

사이다, 2019년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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