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정원 / 가든 오브 이블 : https://blog.naver.com/ghost0221/60170915165

그는 다시 미쳤어

처음에는 여자 때문에

지금은 금 때문에

그 때문에 죽더라도

어느 하나에 매달리지

당신은 완전히 죽으려면

몇 번이나 남았소?

당신 금은 나누길 원치 않았으면서

왜 당신 죽음은 함께 나누려는 거요?

난 내 장례식 말곤 아무데도 안가

십자가를 보는 게

나쁜 일은 아니죠

아름답기도 하고

모두 하나씩은 있으니

태양이 지네

매일 지는데...

언제나 누군가 함께 가지

오늘은 그게 날세

그래, 당신을 속였어

잊어 줄거지?

집으로 가

집으로...

어딘가에 집을 지어

망치와... 못을 가져다

방법은 알지?

모르는 게 없으니...

영화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이걸 봤었나?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찾아보니 꽤 예전이었지만 보긴 봤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만큼 밋밋하고 아무런 것 없는 영화다. 하지만 너무 평범한 영화지만 마지막 대사만큼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악의 화원

흙이 금으로 만들어 졌다면...

사람들은 한 줌의 먼지에도 목숨을 걸겠지

한 가닥 하는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지만 기억에 남는 것 하나 없는 ‘악의 정원’에서 저 대사까지 없었다면 전혀 봤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부극의 여러 명대사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꼽는 저게 없었다면 처음 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저걸 봐서야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됐으니까.

헨리 헤서웨이가 감독하고 게리 쿠퍼, 수잔 헤이워드, 리처드 위드마크라는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이렇게까지 특징 없게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작이고 아무것도 칭찬할 게 없는 영화였다.

전형적인 서부극이라는 평가조차 후하다고 생각할 정도니까. 모든 것이 틀에 박힌 영화였다. 내용도 연출도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까지 그냥 했던 그대로를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서로 분량을 얼마나 채울 것인지만 따져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리 쿠퍼나 수잔 헤이워드는 그렇다 해도 리처드 위드마크까지 이렇게 싱거울 수 있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였다. 어떻게 만들면 이런 식으로 개성 없이 만들 수 있을지 애써본 결과물인 것 같을 정도니까.

우연히 마을에 머물게 되고 지루함 때문에 혹은 금 때문에 아니면 아리따운 여성 때문에 모험에 끼어든 이(남성)들이 각자 어떤 식으로 상황 속에서 자신들의 (여성의 남편까지) 본성을 드러내게 되는지를 보여주지만 그게 특별하게 보이지도 않고 인상적으로 풀어내지도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특색 없다.

“금광에서 사고를 겪어 몸을 상한 남성, 여성에게 매력을 느껴 여성의 거부에도 강제로 사랑을 나누려는 남성, 모든 것에 냉소적이지만 결국 자신을 희생하게 되는 남성, 황금에 눈이 어두워져 자신의 목숨을 잃게 되는 남성, 모든 것들을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것에도 거리감을 갖으려는 남성, ‘악의 정원’에서는 여러 남성들이 등장하고 있고, 모든 남성들은 여성 / 황금에 욕망을 감추려고 하지 않지만 그 욕망으로 인해서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잃게 되고 있”다고 했고 “외부의 위협보다는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하든 그렇지 않든 내부적인 갈등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라면 특색”이라 했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야기는 꽤 그럴듯하면서도 어떤 것도 제대로 꾸며내질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석양을 바라보며 욕심에 눈이 먼 이들에 대한 게리 쿠퍼의 대사만이 무난하고 아무런 특색도 없는 이 어정쩡하기만 한 작품에 어떤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 여전하다.

너무 멋 부리고만 있고 허세로 가득하다. 그저 겉멋만 들었을 뿐이다. 이런 저런 갈등도 어쩐지 눈길이 가지 않고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갈등을 위한 갈등을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느껴질 뿐이다. 이상할 정도로 아무런 긴장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활력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다. 저런 좋은 배우들로 왜 이렇게 칭찬할 구석 하나 없는 영화를 만들게 되었는지 안쓰러워질 정도다. 어지간하면 지루하다는 말 꺼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정말 지루하다는 말 말고는 따로 말할 것이 없다. 간간히 신경 쓴 티가 나는 멋진 대사들이 너무 아깝게 느껴진다.

영화의 첫 장면처럼 배가 고장나 해변 마을에서 어쩔 수 없이 머물게 된 영화 속 등장인물이 느꼈던 지루함과 난처함을 영화로 전달하고 있다. 그걸 의도했다면 성공이지만 일부러 그걸 의도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이 영화를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랬을까? 그리고 그렇게 풀어낼 필요 있을까? 여러모로 실패작이다.

욕망이 어떤 식으로 파멸을 불러오는지 알려주려고 하지만 교훈적이지도 않고 그걸 제대로 들려주지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