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근거지로 한 Jade Lilitri 의 1인 밴드 Oso Oso(쉽게 ‘오소 오소’라고 부르면 될까?)는 2015년에 첫 번째 앨범을 발표했지만 알게 된 건 올해(2019년) Basking in the Glow 라는 제목의 세 번째 앨범을 피치포크 pitchfork 가 주목한 후였다.

너무 빠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리지도 않은 딱 알맞은 속도의 흥겹고 경쾌한 음악이었고 이모 emo 라는 장르로 분류하는 것 같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밝은 분위기라 할 수 있는 음악이었다. Cloud Nothings 과 Vampire Weekend 가 떠올려진다고 말한다면 그들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은 어떤 음악인지 적당하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Modest Mouse 의 음악에서 공격성(혹은 광폭함)을 줄였을 때의 느낌이랄까?

최근에는 힙합이 주류가 되었고 록음악 혹은 록밴드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져 이런 음악에 관심 갖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완성도는 좋고 흥얼거리며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 반복해서 듣고 있는데, 2000년대 초였다면 더 좋은 평가 받진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으니 이런 생각을 하며 듣는 걸 보면 나도 늙었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한다.

요즘 발표되는 음악이 죄다 그렇고 그런 식이라 그리고 그렇게 만족되는 게 없는지라 풋풋함이 느껴지는 이 앨범이 괜히 더 좋게 들린다. 좀 더 영글어진 음악을 만들어낼 것인지 그게 아니면 이게 최선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앨범은 한동안 자주 찾게 될 앨범일 것 같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잘 담아낸 앨범이었다. 마음에 든다.

오랜만에 괜찮은 앨범을 들은 것 같다.

내가 이런 걸 좋아했었지. 그런데 요즘에는 이런 걸 듣기 어렵게 됐네. 라는 생각도 해본다. 아쉽다. 록음악은 이제 점점 더 기운을 잃어가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좋은 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내 안목의 문제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