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설레는 이유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삶의 오작동을 경험합니다.

최선이라 생각해서 행동한 결과가 뜻밖의 결과를 낳으면 참담한 마음 가눌 길 없습니다.

어제까지 얼굴을 맞대고 킥킥대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적이 되어 등을 보이는가 하면, 네가 한 말은 어떤 일이 있어도 비밀을 지켜줄게 했던 사람이 날이 새자 내 비밀을 가장 먼저 폭로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이 사람만은 내 사람이려니 했던 사람이 어느 날 등 뒤에서 비수를 꽂기도 합니다. 당혹스럽지요.

예외와 반전이 속출하는 세상에 우리가 함부로 예단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인생이 그런 거지라며 대수롭지 않은 척 시선을 돌리기에는 우리의 상처가 생각보다 깊고도 내밀합니다.

하지만 내일이면 또 언제 그런 일 있었냐는 듯 멀쩡한 얼굴로 아침을 맞는 게 우리의 익숙한 숙명이지요.

인생에는 누구나 등에 짊어지고 가야 할 자기만의 짐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짐이 버거워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것은 살아 있는 한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내 삶은 왜 항상 여기까지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역류해 올라오는 울분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걸 왜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이 나만의 불행이라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불행 피하기 기술》의 저자인 롤프 도벨리는 좋은 삶에 이를 수 있는 절대적인 한 가지 원칙이란 있을 수 없으며 세상을 이해하려면 다양한 사고방식을 담은 연장 박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맥가이버 칼처럼 다양한 생각 도구가 있어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불행 앞에서 맥가이버 칼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도 아는 준비된 수리공으로 변신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내 삶의 환부를 나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므로.

계절을 견인해오는 지게차가 몹시도 힘겨워 보이는,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도 애매한 오늘입니다.

이제 몇 날의 비바람이 더 치고 나면 우리 앞에는 어느새 따뜻한 봄날이 보란 듯 당도해 있겠지요.

오늘이 설레는 이유입니다.

모든 날 모든 순간 함께해 <이은재> 저

베네북스, 2019년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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