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영화 <타짜>를 봤을 때 나름 너무 신났다. 이런 영화를 만나다니 하는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소 유치한 생각이기도 했는데 영화 내용이 도박이지만 완전히 투자와 맞닿아 있었다.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이 전부 내가 생각하는 투자와 비슷했다. 한 마디로 철학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확실히 그 이후에도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타짜의 짤을 갖고 투자를 빗대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에서 유행어도 만들어질 정도로 엄청나게 큰 인기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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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좋아했던 영화였지만 이상하게도 <타짜2>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주인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극장이 아닌 곳에서 보기는 했지만 많이 아쉬웠다. 1편에는 분명히 도박영화지만 철학이 있었다. 2편에서는 도박과 액션은 있는데 철학이 없었다. 가장 큰 실패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번 <타짜 : 원 아이드 잭>은 일단 주인공이 박정민이라는 사실에 기대가 되었다. 현재까지 박정민이라는 배우가 큰 히트를 친 영화는 없어도 나름 괜찮은 연기를 보여줬고 영화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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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면 1편과 2편의 중간이라고 해야겠다. 이번에도 역시나 철학이 부재되었다. 이 영화는 분명히 도박을 근거로 펼쳐지는 것은 맞지만 각 인물이 보여주는 사연도 중요하다. 거기에 얼마나 합이 잘 맞느냐가 중요하다. 1편에서는 고니 측의 인물들이 다 중요한 이유가 있었고 나름 확고한 캐릭터를 갖고 있었다. 반대 편의 아귀같은 경우는 출연씬은 적어도 확실한 에고와 임팩트를 보여주며 깜짝 놀라게 한다. 이런 것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타짜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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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나는 만화로 타짜를 전부 다 봤다. 1부부터 4부까지 전부 무척 재미있게 봤다. 1편이 강렬하긴 했어도 뒷편도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했다. 오히려 카드가 나오는 편이 더 재미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볼 때 이번 작품은 카드가 나오니 훨씬 재미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못했다. 완전히 재미없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기본적으로 원작이 있고 구성이 제법 탄탄하니 영화 내러티브가 어색할리가 없다. 아쉬운 것은 너무 내용이 단순구조로 직진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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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캐릭터가 좀 더 사연을 갖고 참여했다면 훨씬 더 풍성했을텐데 그런 부분이 도일출(박정민)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애꾸(류승범)가 꽤 중요한 인물이다. 도일출을 키우는 역할인데 그 부분에 있어 다소 부족했다. 류승범이 워낙 양아치 느낌이 물씬 풍기고 아직까지 중후한 이미지가 나에게는 없다. 이러다보니 이 영화에서는 도일출 쪽에서는 가장 거두로 나오는데 그런 부분은 좀 실패였다. 도일출을 위험에서 구출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 다음에 설계를 주도한 후에는 딱히 뭐가 없었다.

애꾸때문에 도일출이 마귀랑 싸우는 개연성 정도를 보여줬다. 카드에 있어서도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는지 다소 불친절했다. 포커 치는 장면이 제법 나온다. 도박영화니 제일 흥분되고 집중되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한 장면은 전부 포커로 승부하는 장면이 되어야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마지막 승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몰입도를 선사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는 도박보다는 사기에 좀 더 치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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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측면에서 볼 때 타짜 1편부터 도박은 하나의 소재고 진짜 내용은 사기다. 이걸 사기라고 표현하지 않고 설계라고 말한다. 누군가를 확실하게 속이기 위해서는 완벽히 상황을 설계해야 한다. 그것도 가장 친한 내 편마저도 속여야만 할 정도로 치밀해야 한다. 타짜의 모든 영화는 이게 핵심이다. 얼마나 상대방을 잘 속이기 위한 설계를 했는가. 그런 면에서 까치역의 이광수는 다소 미스로 보인다. 분명히 연기자지만 예능인 이미지가 강해서 다소 코믹한 연기쪽으로 현재 특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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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같은 작품에서는 어색하지 않은 느낌인데 이제는 정극 스타일에서는 보는 내가 다소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나마 영미 역의 임지연은 갈수록 연기 폭을 넓히는 듯하다. 뜻하지 않게 마돈나 역의 최유화가 좋긴 했는데 임팩트가 약했다. 이건 연기자의 문제가 아닌 캐릭터의 문제인데 감독의 실수로 보인다. 이 영화에서 마돈나는 작품 전체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히든카드 같은 존재다. 도일출이 도박세계로 빠져드는 것에서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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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순간에 도일출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마돈다이다. 마돈나의 개인 사연은 마지막에 나오긴 하는데 시종일관 종잡을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걸 좀 더 잘 살렸고 도일출과의 관계도 좀 더 복잡했다면 훨씬 더 영화가 재미있고 뒷통수를 치는 장면이 후반부에 나오지 않았을까도 싶다. 타짜 1편이 무엇인가 쭈우욱 흘러가다 중반 이후부터 완전히 다른 전개가 되고 마지막에 뜻하지 않은 결론과 한 방 맞은 것 같은 느낌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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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타짜 3편에서도 그런 공을 들인 걸로 보인다. 그 부분에 있어 1편의 아귀가 너무 강렬했다. 마귀도 결코 나쁜 것은 아닌데 임팩트가 다소 약했다. 여기에 물영감(우현) 하나를 설계하기 위한 내용과 그에 따른 다양한 파생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좀 더 다양한 인물에 여기에 엮였다면 조금은 이해하기 복잡해도 더 재미있지 않을까했다. 1편의 감독인 최동훈이 워낙 잘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데 이번 작품에 카메오로 나와 흥미롭고 즐거웠다. 잔인한 장면이 쓸데없이 있다는 걸 제외함녀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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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팬더의 결정적 장면 : 도일출이 마지막 술 마시며 외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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