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작가 특징, 모든 프로그램에는 작가가 있다!

1. 예능 프로그램 작가의 역할

보통 ‘예능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다’라고 하면 대본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도 상당히 두툼한(?) 대본이 존재한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같은 토크쇼를 예로 예능 작가가 하는 일을 알아보자.

먼저 일반인의 사연을 받아 진행되는 만큼 가장 첫 단계가 일반인을 섭외하는 일이다. 끈기와 의지로 일반인 게스트를 섭외했다면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그 게스트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아야 한다. 인터뷰 취재는 기본이고, 주변 인물에 대한 취재도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을 기반으로 구성안 작업을 한다.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중심이 될 주제를 잡고 그 주제를 둘러싼 이야기를 가지고 가지치기를 한다. 이게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대본으로 작업을 이어간다. 대본에는 어떻게 시작을 할 것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줄 것인지, 그리고 어떤 결론에 도달할 것인지 까지 정리한다.

대본이 완성되면 큐시트를 만든다. 큐시트에는 녹화의 순서가 시간 순으로 정리된다. 기술, 조명, 음향, 카메라, 의상 등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하는 전 스태프에게 줄 용도인 만큼 꼼꼼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 이제 드디어 녹화를 알리는 ‘큐’ 사인이 떨어졌다. 이때 작가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일반인 게스트를 챙기고 방청객을 관리하는 일이다.

녹화가 마무리되면 보통은 프리뷰를 해야 한다. 보통 1시간짜리 방송인데도 불구하고 녹화는 최소 4시간에서 최대 8시간 이상씩 진행되기 때문에 그 상황을 다 기억할 수 없을뿐더러 일일이 영상을 돌려가면서 찾아볼 시간도 부족하다. 그 때문에 영상에 무엇이 찍혔는지 꼼꼼하게 글로 받아 적는 것을 프리뷰라고 한다. 프리뷰가 나온 뒤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은 편집구성안을 쓰는 일이다. 어떤 화면을 어떻게 이어 붙일지 구성을 하는 일인데, 이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후반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예능 작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방송이 전파를 탈 때까지 관여하지 않는 단계가 없다.

2. 교양 프로그램 작가의 역할

넓어도 너무 넓은 장르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가장 바쁜 작가가 교양 작가가 아닐까 싶다. 보통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교양 프로그램은 스튜디오와 VCR의 사용 여부에 따라 기획, 콘셉트, 촬영, 편집, 대본, 자막 등 전반적인 업무를 하게 된다.

가장 먼저 정보를 어떻게 가공할 것인가 고민한다. 쇼 형태의 구성을 가져갈 것인지, 토크를 가져갈 것인지 말이다. 다음은 정보를 어떻게 엮을 것인지 고민한다. 비슷한 정보를 엮을 것인가, 상반된 정보를 분류할 것인가이다. 다음은 이 정보를 누구를 통해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MC로 누구를 쓰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격이 달라진다. MC를 한명 쓸 것인가, 두 명을 쓸 것인가는 물론 성별과 나이 그리고 MC의 성향에 따라 프로그램의 색깔과 정보전달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3. 뉴스 작가의 역할

아직도 뉴스에 작가가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뉴스만큼 작가가 꼭 필요한 곳도 없다. 뉴스 작가의 가장 큰 역할은 팩트 체크다. 워낙 다양한 세상의 일을 전달해야 하는 만큼 박학다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지식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확인하고 확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뉴스 작가의 역할이다.

‘기자가 쓰니까 100% 다 맞을 거야.’ 그렇지 않다. 기자도 사람인지라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만큼 눈에 불을 켜고 팩트 확인을 거듭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사를 체크하는 일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뉴스가 나가기 직전까지 새로운 기사가 나온 게 없는지, 혹시 우리만의 단독 뉴스가 다른 곳에서 이미 나오진 않았는지 확인도 필수다. 뉴스 작가는 내가 뉴스의 전체를 검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기사를 들여다봐야 한다.

[방송 작가에 관한 흔해 빠진 오해 2탄]

“방송 작가의 목숨줄이 짧다고?”

내 주변에는 결혼을 한 뒤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작가들이 많다. 나 역시 11년차 방송작가 일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보통 방송 작가가 직업 수명이 짧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힘줘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걸 선택하는 건 본인 몫이다. 왜냐 프리랜서이기에 본인이 그만두지 않고 하겠노라 마음먹으면 계속하는 거고, 아니면 쉬는 거다. 고로 내 방송 작가의 수명은 내가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글 대신 말을 쓴다 <원진주> 저

힘찬북스, 2019년08월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