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종(고객)이 바뀌었다, 어선(경영방식)을 바꿔라

밀레니얼 세대란 1980~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다. X세대 다음 세라는 뜻에서 ‘Y세대’라고도 불린다. 지금 밀레니얼 세대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들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주요 고객이나 조직 구성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IT기기에 익숙하고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밀레니얼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해 산업사회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밀레니얼들은 사회적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따른다. 이 표현을 바꾸어 말하면 밀레니얼들은 ‘브랜드’보다는 ‘자신이 세운 가성비’를 기준으로 ‘구매’한다고 바꿀 수 있다. 최초로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20~30대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얇아 마음껏 소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성세대와는 달리 미래보다는 현재를,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하며, 새로운 경험을 위해 돈을 쓰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경계가 없는 소비는 밀레니얼들에게 결코 낯설지 않은 방식이다. 온라인 검색을 통해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발견하면 당장 오프라인 매장으로 달려가 직접 착용해 보고 그 후기는 SNS에 공유한다. 마음에 들어도 바로 구입하지 않는다. 다시 온라인 최저가를 검색해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찾아내면 그제야 지갑을 연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온라인 검색은 물론 오프라인 경험도 중시한다. 이들은 원하는 제품을 사기 위해 발품을 파는 불편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직접 듣고, 만지고, 냄새를 맡고, 보는 오감을 통해 정서적 만족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부상하는 동안 기존 고객들도 달려졌다. 4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인 박 차장은 요즘 마트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주로 카카오장보기와 쿠팡 새벽배송, 마켓컬리 앱 등을 이용해 장을 본다. 또한 박차장은 은행거래를 위해 지점을 찾거나, 컴퓨터를 켜는 일도 극히 드물어졌다고 말한다. 송금은 물론 적금 가입이나 해지 등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스마트폰을 통해 처리하기 때문이다. 직장동료들이나 친구들과 식사를 하거나 모임을 하면 스마트폰뱅킹와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3초 만에 송금하거나, 토스 앱을 통해 더치페이하는 게 이제는 익숙해졌다.

이처럼 밀레니얼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고객뿐 아니라 기존의 충성도 높았던 고객들도 서서히, 일부는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다.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경험한 고객들과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소통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고객을 유형별로 나누어 각각에 맞는 대응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전통기업들에는 현재의 소중한 기존 고객들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글로벌 경제의 주 소비층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기존 고객들이야말로 현재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이다. 따라서 기존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기존 고객이 예전의 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바뀐 고객(어종)을 잡으려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경영방식(어선)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혁명시대를 맞아 고객만족 전략(어선)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첫 번째 전략이 ‘아날로그의 감정혁명’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선택받으려면 온라인에서는 줄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아날로그 감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즐거운 체험이나 상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 고객이 찾아오게끔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데, 고객의 니즈 뒤에 숨어 있는 원츠 뿐 아니라 어떨 때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지 라이크까지 알아야 한다.

그간 우리가 정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로 대응했다면, 이제는 사전, 사후 고객의 아쉬움과 바람까지 헤아려 챙겨주는 감성서비스로 승부해야 디지털 환경에서도 우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은, 새로운 고객니즈에 맞춰 감성을 더욱 보강한 우리만의 강점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고, 강력하게 전달하고 느낄 수 있도록 디지털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감성 강화와 디지털 활용을 통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만족시키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정리해 보면, 조류가 바뀌면 어종이 바뀐다. 그렇다면 바뀐 어종에 맞춰 어선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감성에 디지털을 입혀라 <오진영> 저

kmac, 2019년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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