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맨 Crybaby DEVILMAN Crybaby デビルマン Crybaby
후니캣 2019.08.14 11:45:37
참고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35110&cid=58544&categoryId=58544
참고 : https://namu.wiki/w/%EB%8D%B0%EB%B9%8C%EB%A7%A8
사랑은 없다
사랑 같은 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슬픔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넌 무기나 도구가 없어도
악마랑 대응하게 싸울 만한 힘을 손에 넣었어
악마한텐 없는 마음을 가진 채로 말이야
넌 악마의 몸과 인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남자
데빌맨이다
이게 악마의 정체입니다
그러니 세상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찾아내서
악마로 변하기 전에 처리해야 합니다
여러분 주변에 갑자기 변한 사람이 있나요?
누군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됐나요?
그렇다면 조심하세요 악마는 교활합니다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른 사람을 보면
수상하게 생각하십시오
악마가 정체를 드러내면 이미 늦은 겁니다
여러분이 살아남으려면 그 사람을 먼저 죽여야 합니다
내가 지금 인간의 의지를 유지하고 있을 수 있는 건
우연일지도 몰라
만약 내가 악마처럼 사람을 다치게 하면
바로 죽여줘
나도 자신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
죽음을 택할 거다
나가이 고 원작의 ‘데빌맨’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깊은 영향을 줬다고 들었지만 소문처럼 전설처럼 알게 됐을 뿐 정작 원작을 찾아보진 않았다. 제목부터 뭔가 불순하고 불길한 느낌이 들었고 어쩐지 괴상망측하고 무척 과격한 내용일 것 같다는 상상만 했었다. ‘데빌맨 Crybaby’를 보니 그리 틀린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상상 이상이었다. 다만, “일본 만화에서 명작들을 논할 때는 반드시 들어”가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정말 대단했다. 여러 가지로 막무가내로 몰아붙인다.
넷플릭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나가이고 등단 50주년 기념작 ‘데빌맨 Crybaby’는 가장 원작에 가까운 결과물이면서 지금 시대 분위기를 일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세세한 부분은 다르지만 큰 흐름은 원작을 따라”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원작이 보여주었던 무시무시함과 잔혹함 과격함 선정성 등은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폭력, 피, 마약, 섹스 등 성인용 애니메이션에서 다룰 것은 다 나온다고 보면 된다. 성적인 부분은 특히 더 강조되고 있다.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골적이고 적나라한데, 남녀 간의 성행위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집단 성행위와 성매매나 (남성과 여성의)자위행위, 동성애까지 안 다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심지어 시체와도 한다. 이처럼 무척 높은 수위로(이것보다 더 쎈 건 못 본 것 같다) 보여주는 것들이 많아서 어지간하면 이런 쪽에 약하면 보지 않는 게 좋다고 미리 말해줘야 할 것 같다.
가족끼리 서로를 죽이게 되는 (그런 상황으로 몰리는) 내용도 있고 주인공은 물론이고 모든 이들이 남김없이 죽으면서 일류멸망으로 끝내는 막나가는 내용에 당혹스러워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게 된다. 말 그대로 인류가 몰살되고 있고 그 과정을 무척 암울하고 충격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놀라움 가득히 보게 됐다. 열광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충분히 알겠지만 이정도로 밀어붙이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서인지 당황스러웠다. 뭐야 이거? 라는 생각을 하며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다. 광폭함 그 자체다.
전체 10부작이라 너무 빠른 속도도 진행해서 더 충격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 20부작 정도로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랬다면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풀어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다만 그랬다면 지금처럼 휘몰아치는 느낌은 덜했을 것 같다. 그래도 주인공 데빌맨에 한정해서 풀어내는 것이 아닌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다룰 수도 있었을 것 같아 조금만 더 늘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절망적으로 (어떻게 본다면 너무 말끔하게) 끝내버리는 경우는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비교할 수 있는 것도 딱히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다. 끝내준다. 여러 가지로... 인간에 대한 혐오와 불신을 이런 식으로까지 막나가게 다룬 건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참고 : ‘데빌맨 Crybaby’를 보니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그리고 마찬가지로 깊은 영향을 받았다는 ‘기생수’는) 무척 얌전한 편이라는 말에 쉽게 수긍하게 된다. 데빌맨에 비해서는 소년소녀용으로 다듬어냈다. 데빌맨은 어떤 정도를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