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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펫의 이중생활 2] - 귀여움은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스토리는 한참 후퇴했다.
12  쭈니 2019.08.06 11:29:25
조회 176 댓글 0 신고

감독 : 크리스 리노드

더빙 : 패튼 오스왈트, 케빈 하트, 해리슨 포드

일요일 하루를 이 영화로 흘러 보냈다.

극장에서 해외 애니메이션을 볼 땐 한 가지 원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어린이 관객을 위한 우리말 더빙 버전이 아닌, 무조건 자막 버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원칙은 지키기가 영 까다롭다. 어린이가 주관객인 대부분의 해외 애니메이션은 우리말 더빙 버전을 더 많이 상영하기 때문이다. 지난 일요일, 아들과 함께 [마이펫의 이중생활 2]를 보기 위해 집 근처 멀티플렉스의 상영 시간표를 검색했을 때에도 그랬다. 대부분의 극장에서 우리말 더빙 버전을 상영했고, 내가 원하는 자막 버전은 아침 8시와 늦은 저녁 시간뿐이었다. 결국 고민 끝에 나는 아침 8시 영화를 예매해야 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2]를 보기 위해서 일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났다. 다른 날도 아닌 일요일에 평소보다 이른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하다니... 솔직히 짜증도 났지만 그래도 3년 전 아들과 함께 본 [마이펫의 이중생활]이 너무나도 재미있었기에 그 정도 짜증은 감수하기로 했다. 아침 8시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니 좋은 점은 있었다. 평소 같으면 극장 안에 어린이 관객으로 인하여 조용한 영화 관람이 힘들었는데, 그날은 극장 안에 관객이 채 10명도 되지 않았고, 어린이 관객이 한 명도 없어서 아주 조용히 집중하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안 좋은 점도 있다. 영화가 끝나고 집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나는 곧장 침대로 직행하여 남은 잠을 청해야 했다. 그렇게 낮잠을 잤다가 깼다가를 반복하고 나니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리더라. 왠지 일요일 하루를 [마이펫의 이중생활 2]로 흘러 보낸 듯한 억울한 느낌이랄까. 다음 주에는 [앵그리 버드 2 : 독수리 왕국의 침공]이 개봉하는데, 그땐 제발 자막 버전을 상영하는 극장이 많기만을 바랄 뿐이다.

귀여움을 업그레이드했다.

일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마이펫의 이중생활 2]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2016년에 개봉한 [마이펫의 이중생활]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반려동물 시대를 반영한 애니메이션으로 귀여움으로 무장한 반려동물들이 대거 출연하여 신나는 모험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무척이나 귀엽고 그래서 더욱 유쾌하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재미는 바로 그러한 귀여움의 미덕에 있다.

그렇다면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어땠을까? 영화의 귀여움은 변함이 없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전 편의 귀여움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한다. 전 편의 귀여움이 철저하게 반려동물들에 의한 것이라면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아기 리암을 새롭게 등장시킨다. 맥스(패튼 오스왈트)의 주인인 케이티(엘리 켐퍼)가 결혼하여 낳은 리암은 영화의 새로운 귀여움으로 급부상하는데, 반려동물로는 모자라 아기까지 등장시켜 귀여움을 업그레이드한 이 영화의 전략이 단연 돋보인다.

물론 영화의 진정한 귀여움은 반려동물에서 비롯된다. 전 편의 흥행을 이끈 맥스, 듀크(에릭 스톤스트릿) 듀오가 건재하고, 듀크의 이웃 반려동물들인 기젯(제니 슬레이트), 클로이(레이크 벨) 등도 그대로 출연한다. 여기에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불량 토끼 스노우볼(케빈 하트)의 비중을 높였으며, 데이지(티파니 해디쉬), 루스터(헤리슨 포드) 등 새로운 반려동물들도 추가되었다. 그리고 서커스단에서 학대를 받는 하얀 아기 호랑이의 등장은 서비스이다.

스토리는 뒤로 후퇴했다.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재미는 반려동물의 귀여움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그렇다면 전 편의 귀여움을 업그레이드한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영화적 재미가 더욱 커졌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렇지가 않다. 귀여움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미덕임은 분명하지만 부실한 스토리 위에 세워진 귀여움은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과도 같다.

솔직히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스토리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반려견 맥스가 어느 날 갑자기 입양견 듀크의 등장으로 위기에 처한다는 기본 설정은 [토이 스토리]의 내용과 같다. 맥스와 듀크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겪게 되는 모험 또한 [토이 스토리]와 비슷하다. 결국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토이 스토리]의 반려동물 버전인 셈이다. 그래도 이야기의 일관성이 있었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 덕분에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캐릭터만 늘려 놓았을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의 일관성 부족인데, 리암의 등장으로 인한 맥스의 성장 이야기인가 싶다가도, 맥스의 최애 장난감을 되찾기 위한 기젯의 모험이 펼쳐지더니, 스노우볼의 슈퍼히어로 놀이에서 비롯된 하얀 아기 호랑이 구출 작전으로 귀결된다. 이야기는 오락가락하고, 이 이야기들을 한데 엮으려니 영화의 후반부는 억지스럽다. 정작 귀여움은 업그레이드되었는데, 스토리는 뒤로 후퇴한 셈이다.

뒤끝이 찝찝하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단순한 하나의 스토리를 선택해야 했다. 맥스가 듀크의 등장으로 위기의식을 느꼈듯이, 리암이 태어나며 주인에게 뒷전이 된 맥스와 듀크가 힘을 합쳐 주인의 사랑을 되찾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혹은 전 편에서 맥스에게 노골적으로 애정공세를 펼쳤던 기젯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어도 좋았을 것이다. 좀 더 파격적으로 나간다면 전 편의 씬스틸러 스노우볼을 전면에 내세워 스노우볼의 엉뚱한 모험이 그려도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이 모든 것을 다 잡으려 한다.

리암의 등장은 어느 순간부터 맥스에게 부모의 역할을 떠안긴다. 맥스가 리암에 대한 걱정으로 노심초사하는 사이 듀크는 자연스럽게 소외된다. 전 편에서 맥스와 함께 영화의 재미를 이끌었던 듀크의 줄어든 분량은 이 영화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듀크가 영화의 중심에서 밀려날 정도로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던 것이다.

듀크가 밀려난 자리에는 맥스의 성장을 돕기 위한 멘토 루스터가 새롭게 차지하고, 그 사이 기젯과 스노우볼은 서로 각자 다른 모험을 펼친다. 서로 다른 세 개의 이야기는 후반부에 한꺼번에 해결되어야 하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어수선하게 끝맺음한다. 아무리 서커스 단장 세르게이(닉 크롤)가 악당이라지만 차로 뭉개버리는 것은 옳은 해결책인가? 그것도 두 번이나... 그렇게 구출한 하얀 아기 호랑이는 어떻게 할 건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 든 느낌은 뒤끝이 영 찝찝하다는 것이다. 이 찝찝한 기분은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부실한 이야기 때문이다.

귀여움이 전부가 아니기에...

아침 7시에 일어나 야단법석을 떨며 아들과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온 내게 아내는 묻는다. "그래서 영화는 재미있었어? 아침 7시에 일어나 볼 정도로?" 난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저 침대로 직행해 모자란 잠을 청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왜 대답을 안 해? 영화가 재미없었나 보네."라는 아내의 비아냥은 침대에 누운 나의 마음을 콕콕 찔렀지만 여전히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솔직히 나는 [마이펫의 이중생활 2]가 재미없었다. 일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난 것이 억울할 정도로...

북미에서 2016년 7월에 개봉한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3억6천8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고, 월드와이드 성적은 무려 8억7천5백만 달러였다. 하지만 3년 후 개봉한 [마이펫의 이중생활 2]의 현재까지 북미 성적은 1억5천5백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은 고작 3억5천4백만 달러이다. 전 작과 비교해서 흥행 성적이 반 토막 이상 났다. 이미 전 세계 관객들은 [마이펫의 이중생활 2]가 전 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재미를 가지고 있음을 흥행 성적으로 항변한 것이다.

그래, 인정한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귀여웠다. 하지만 귀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면 매력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 비록 전 편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익숙한 이야기로 귀여움을 극대화했다. 그에 반해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억지스러운 이야기를 어수선하게 펼쳐 놓다가 찝찝하게 마무리해놓고, '어때? 귀엽지?'라고 관객에게 묻는 꼴이다. 그래, 귀엽다. 하지만 귀여움이 전부가 아님을 [마이펫의 이중생활 2]는 깨달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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