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는 누명을 쓰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협상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는 하경위에게 자신과 게임을 하자고 제안하며 접근한다. 루의 제안을 받아들인 하경위는 이것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눈치채고 조사하지만 루는 그를 이용해 다이아몬드를 훔치는데 성공하고, 하경위는 그런 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노력 끝에 하경위는 루를 붙잡는데 성공하지만 다시 그와의 협상으로 8천만불짜리 다이아를 갖고 있는 조직 두목을 잡기 위한 작전에 참여하기로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게 된 ‘흑사회’ 이전의 두기봉 영화들이 더 멋진 완성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PTU’나 ‘대사건’, ‘미션’을 본다면 그런 생각이 아주 틀리진 않은 것 같다. ‘암전’ 또한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뭔가 엉성한 구석 있고 허술하고 어딘지 어색한 느낌도 들어 이걸 어떻게 하면 좀 더 군더더기 없이 완성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이게 훌륭한 결과물이라는 마음 변함없다.

마치 마이클 만의 ‘히트’와 F. 게리 그레이의 ‘네고시에이터’를 유덕화 주연의 복수극으로 만든다면? 과 같은 결과물이었다. 이 영화보다 나중에 만들어졌지만 두기붕 식으로 유덕화 단독의 웃음기 없는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이랄까?

곧 죽음이 예정된 남성의 복수극치고는 너무 멋 부리고 있고, 여러 가지로 영리한 구석 있지만 지나칠 정도로 머리를 써 너무 나간 것 같다. 거기에 쓸데없이 로맨스를 넣거나 괜히 웃기려고 하고 우정을 내세우는 등 어수선해지고 걸리적거리는 부분들도 많다. 그런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이 영화는 두기봉만 만들 수 있는 재미와 박력이 있어 그런 것들을 모르는 척하고 싶게 한다.

황홀한 수준까진 아니지만 이만하면 훌륭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항상 빈틈이 있고 허점은 있어도 두기봉의 영화는 그만이 해낼 수 있는 뭔가를 보여준다. 다만... 더 잘 만들었으면... 이라는 아쉬움이 항상 있다. 그래도 두기봉의 영화 중 가장 다채로운 재미를 담고 있고 한 영화에 이것저것 다 쏟아 넣는 재주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