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도서/공연/영화 즐겨찾기
러틀리지 상사 Sergeant Rutledge
12  후니캣 2019.06.20 14:04:47
조회 28 댓글 0 신고









 

 

참고 : https://www.kmdb.or.kr/story/6/19

 

 

 

 

백인 여자니까요

백인 여자는 우리에겐 골칫거리일 뿐이오

아가씨, 내가 얼마나 살아남으려고 했는지

몰라서 그러는 거요

 

 

 

 

 

우리가 싸울 수 없는 뭔가로 걸어 들어갔기 때문이지

백인 여자 문제

 

 

 

 

 

그렇다고 정당방위가 되진 않습니다

백인 여자애가 죽었어요

내가 그런 게 아니란 걸 아무도 안 믿을 겁니다

중위님은 절 믿을지 몰라도

군사재판에선 아닐 겁니다

 

 

 

 

 

기병대는 제 집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유롭고 자랑스러웠지요

그걸 버린다면

도망치는 검둥이일 뿐입니다

전 아닙니다

듣고 있습니까?

난 인간입니다

 

 

 

 

 

 

이게 왜 실패작이지?

 

존 포드의 러틀리지 상사를 보면서 들게 된 생각은 저랬다. 다들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심지어 존 포드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허문영 평론가조차 분명히라고 말할 정도로 재평가될 것 하나 없다지만 반대로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고 못마땅한 점들이 의도한 연출이라는 생각 들어 후한 평가를 해주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 반박문이다. 그리고 (아마도) 영화를 제멋대로 이해한 흔한 경우일 것이다. 누구도 무시하는 영화를 좋게 보고 있는 것이니까.

 

존 포드의 후기작 중 누구도 언급하지 않는 이 영화는 과거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크다는 말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가 1960년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그때나 그 전이나 흑인이라고도 불리지 않았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던 이가 법정에 섰을 때 과연 정당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었을까? 결백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 판결이 가능했을까? 를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전혀 달리 보이게 된다.

 

물론 이 영화가 무척 건전한 입장이기는 하다. 하지만 백인의 인종주의와 몽매한 군중심리를 비판하며, 노예해방 이후에도 지속된 흑백차별을 고발하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흑인을 서부극의 주인공으로 삼는 모험을 하고 있다는 점을 좀 더 높이 평가하고 싶기 때문에 이 영화를 옹호하고 싶다. 그 누구도 아닌 존 포드가 정치적 소수자에 시선을 돌린 영화이기 때문에 어떤 파문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진 않았을까? 다른 감독이 만들었다면 어떤 평가가 가능할지 혹은 이런 저평가를 했을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이런 부류의 도덕적 판단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자기 파괴적 몸짓이 아닌 그동안의 접근과 전혀 다른 방식을 해보려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될까?

 

법정 스릴러로서의 실패가 아닌 스릴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스릴 아닐까? 무슨 뜻이냐면 고결한 인품이고 정답의 반은 이미 처음부터 제시되어 있는 셈임에도 중범죄를 다루는 판사들이 법정에서 술 마시고 휴정시간에 도박을 하는 장면들, 그리고 사안의 중대함에 무관심한 가벼운 농담과 유머의 장면들, 그러니까 이제는 포드적 클리셰라고 부를만한 이완과 중지의 장면이야말로 반대의 의미에서 자기 파괴적 장면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스스로가 이완과 중지의 장면으로 만들었던 그동안의 방식을 깨고 있다는 뜻이다. 그건 농담과 유머를 의도한 것이 아닌 진짜 실제로 그런 재판이 있었어도 그런 모습들이었다는 뜻으로 담아낸 것 아닐까?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굳이 트릭과 수수께끼 그리고 숨겨진 미스터리를 만들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존 포드는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을지라도 그래봤자 흑인이니 그냥 죽이(교수형)면 그만이라는 모습을 담으려고 했을 것이다. 스릴이 없다고? 오히려 이건 공포 그 자체다. 죄와 벌 그리고 결백을 다투는 것이 아닌 재미와 볼거리로서의 법정이고 재판을 보길 바라는 사람들의 눈빛을 그 심중을 생각한다면 소름 돋는 장면으로 다가온다. 범인이 밝혀지는 마지막 순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지 각자 의견이 갈리겠지만 서툴거나 자기훼손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동상처럼 서서 경계임무를 서고 있는 러틀리지의 모습을 담은 게, “영웅을 노골적으로 찬미하는 장면이 쉽게 이해된다. “보는 사람이 화가 날 정도로 진부하고 게으른 장면이 아닌 그가 흑인이기 때문에 존 포드라는 거장 중의 거장이 흑인을 그렇게 보도록 담아낸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자기 조롱이라는 말은 틀렸다고 본다.

 

자포자기가 아닌 만든 이가 백인 존 포드고 그가 거장이며 그동안 만들었던 영화들을 생각한다면, 1960년이고 흑인이 주인공인 서부극을 만들었고, 법정 다툼과 기병대 등 서부극에서 다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담겨져 있는 이 영화를 세간의 평가와는 다른 이런 식으로 본다면 조금은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존 포드가 우리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는 복잡한 인간이었다는 점에 다른 방식으로 동의하게 된다.

 

풍자일지도 모르고 조롱일지도 모르지만 적나라한 현실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고 그걸 폭로하는 연극을 본 것인지도 모른다.

 

꽤 복잡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존 포드가 점점 더 좋아진다.

 

 

 

 

 

참고 : 위와 같은 식으로 생각해도 이 영화가 결국 인디언이라는 외부인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들을 결국 괴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반성적인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0 첫번째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파워링크 AD
등록 안내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18)
라이프 카테고리 이용규칙 (2015.11.26 수정)
[ 토이 스토리 4 ], 끝이 아닌 새 시작, 다시 만나 행복해.  file new MV제이와이 5 19.07.17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단지 제목이 마음에 들어 영화를..  file new 쭈니 9 19.07.17
[유랑지구] - 특수효과는 의외로 좋은데, 나머지 부분은 예상보다 약..  file new 쭈니 4 19.07.17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 21세기 '돈키호테'가 우리에게 하고 싶..  file new 쭈니 7 19.07.17
[정치] 1차 세계대전과 우드로 윌슨 대통령  file new enterskorea 3 19.07.17
아스달 연대기 - 이전에 없었던  file new 핑크팬더 4 19.07.17
미스 리틀 선샤인 - 좌충우돌  file new 핑크팬더 7 19.07.17
타고난 재능은 없다  file new 핑크팬더 4 19.07.17
유학소녀 - 글로벌  file new 핑크팬더 5 19.07.17
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 그게 힘들구나  file new 핑크팬더 4 19.07.17
[ 비스트 ] 후기 – 답답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살떨리는 연기력!  file 의견 13 19.07.16
[에세이] 외로움은 결코 늙지 않는다  file enterskorea 13 19.07.16
[창업] 스타트업, 할리우드 방식에 답이 있다  file enterskorea 11 19.07.15
[ 남극의 쉐프 ], '요리'는 사랑입니다.  file MV제이와이 17 19.07.15
[ 토이 스토리 4 ] 후기 – 9년 만의 귀환! 추억에 대한 회귀  file 의견 25 19.07.14
<진범> - 보이는것과 보고싶은것의 차이  file 색시주뇨비 16 19.07.14
[ 마담 싸이코 ] 후기 - 심리전과 스릴감은 쫄깃하다!  file 의견 18 19.07.13
[어느 비행사에 대한 추억], 그와 그녀의 여운있는 비행로맨스..  file MV제이와이 29 19.07.13
청소년 성장드라마 같았던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file 썬도그 23 19.07.12
강철의 연금술사 BROTHERHOOD 鋼の錬金術師 BROTHERHOOD FULLMETAL AL..  file 후니캣 24 19.07.12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