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고 키 큰 나무들이 가시를 세우고 빼곡히 서 있는 숲, 그 안에 발을 디딘 후로 밤이 지날 때마다 공포에 질리는 네 명의 친구들이 등장하는 스릴러 공포물. 어둡고 스산한 숲이라는 장소, 괴기스러운 고대 의식이라는 사건, 친구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의 심리가 잘 버무러졌다. 막상 마주한 공포의 실체보다 더 두렵게 느껴지는, 위압감 있는 대자연의 풍경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한 요인.

마음의 고통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된다는 설정은 표면 그대로 받아들이자니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죄책감을 극복하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받아들이면 어떨까. 타인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생존을 택한다면, 누구든 비난 받기 쉽겠지만 비난하는 것은 어려울 테니까. 혹은 고대 신의 바람은 이런 것이었을까. 큰 죄책감을 벌로, 더 많은 타인의 죽음을 손 쓸 방도 없이 지켜보면서 계속 살아가는 것 말이다. 북유럽 신화의 로키와 그의 자식들이 그렇게 사려 깊었던가 생각해보면, 이 또한 마땅치 않은 해석인가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