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인지 잘 몰랐다.
드라마 자체는 상당히 스타일리시하고 감각적이며 산뜻했다.
무엇보다 원본이 있는 드라마고 시리즈로 제작될 정도면 최소한 재미는 보장한다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원작을 보진 못했는데 한국 <슈츠>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쏘쏘 정도였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가 있기에 그만큼이 드라마에서도 난 것이 아닐까싶다.
드라마 초반에 고연우(박형식)와 최강석(장동건)이 만나는 장면은 다소 이상했다.
그렇게 만난다는 것도 그 후에 고연우가 최강석과 한 팀이 된다는 점도 그랬다.
원작에 충실했는지 몰라도 한국 상황에는 좀 안 맞지 않나 했다.

변호사 시험을 봤지만 자격증을 얻지 못한 고연우에게 손을 내미는 최강석
최강석은 아주 잘 나가는 변호사로 아마도 소송에서 진 적이 없다.
사실, 현실에서 소소에서 진 적이 없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은 한다.
그럼에도 드라마에서는 그렇다고 한다.

법정 드라마는 언제나 늘 재미있고 흥미롭다.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내는지에 대한 스토리 전개가 재미다.
이런 면에서 생각보다 법정 드라마 답지 않다는 느낌은 들었다.
몇몇 사건을 풀어내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그보다는 다른데 더 집중했다.

거의 대부분 최강석이 속한 대형 로펌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더 많게 느껴졌다.
사건을 법적으로 논리를 갖고 풀어내는 이야기보다는
이해집산과 권력 헤게모니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더 많았다.
특히나 채근식(최규화)는 사건 하나없고 늘 언제나 로펌에서 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쓰다보니 아주 재미없게 본 것처럼 쓰게 되었는데
나름 재미있고 흥미롭게 시청을 한 드라마다.
최강석이 앞장서서 사건을 진두지휘하고
고연우가 뒤에서 뒷받침을 하는 법적인 서포트를 하는 재미가 있었다.

거기에 진희경, 채정안, 고성희도 좋았다.
다만 이들은 드라마에서 주체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다.
드라마 자체가 어차피 투톱에 집중했지만 그래도 캐릭터가 밋밋해 아쉬웠다.
좀 더 주체적인 캐릭터였다면 훨씬 재미있었을 듯하다.

아마도 드라마가 한국이 아닌 미국이었다면 좀 더 재미있었을 듯하다.
좀 더 과감하고 치열한 논리전개는 물론이고 로펌의 헤게모니 싸움이 더 치열하지 않았을까.
후반에는 로펌 내 헤게모니 싸움에 치중하는 걸로 집중했는데 딱히 몰입되지는 않았다.
차라리 사건 위주로 내용이 전개되었으면 훨씬 좋았으리라 본다.

미국처럼 시리즈로 드라마가 진행되진 않겠지만
드라마 마지막이 좀 애매하게 끝났으니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