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제2차 대전 종전 후의 혼란이 온 세계를 흔들고 그런 사이에 억압받던 민족들이 오랜 질곡을 벗어나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시작하였다. 이 무렵 조국없는 민족이라 손가락질 받으며 박해를 받던 유태인에게도 그들의 오랜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되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건국을 정면에서 반대하는 아랍 여러 나라의 동향에 신경을 쓰는 영국은 키프러스 섬에 수용소를 설치하고 팔레스타인을 향해 몰려드는 유태인의 발을 일단 이곳에 묶어 놓는다. 어느날 키프러스 섬에 알리(Ari Ben Canaan: 폴 뉴먼 분)라는 한 사나이가 어둠을 타고 상륙해 유태인 수용소에 잠입한다. 그는 전 영국군 장교로 유태인 지하조직의 간부이다. 알리는 영국군 유태인 이동증명서를 위조하고 여객선 '엑소더스(Exodus)호'를 항구에 대기시킨 다음 백주에 당당히 2800여명의 동포를 탈출시키기 위해 이 배에 승선케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영국군은 황급히 엑소더스호에 정선 명령을 내리고 그러자 액소더스의 모든 유태인들은 알리의 지도아래 전원 단식 투쟁을 한다. 이러기를 100시간, 마침내 영국군은 들끊는 세계 여론에 무릎을 꿇고 정선 명령을 취소한다. 전 유태인의 희망과 꿈을 싣고 조상의 땅 팔레스타인을 향해 힘차게 출발하는 '액소더스 호' 그리고...”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00783

난 당신이 겉만 화려하고...

실속도 없이 재주만 있고...

젊은데 애인도 친구도 없이

방황하며 떠도는 게 싫소

20년만 젊었다면 내가 해결책으로 나섰을 거요

카슈미르 골짜기도 동반자 없이는 멋지지 않죠

어느 곳이든 사람이 없이는 의미가 없소

당신 삶을 사람으로 채우고 톰은 그의 안식처로 보내요

실수를 범했을 때는 시인하고... 분석하고 시정해야 해

절대 패배하지 않소

영국이 우릴 놔주면 

우리가 이기는 거고

이 안에서 굶어죽어도

역시 우리의 승리요

이 배 승선자는 누구나 병사요

우리의 유일한 무기는  

죽을 각오뿐이오

홍보라고 합시다

주목을 끌기 위한 곡예

신문들에 보내는 서한

유엔 간행물에 내보내는 구인 광고요

600명의 남녀노소가 나라, 조국... 고향이 필요함

이것을 위해 죽는 거요

한 번 보지도 못한 이스라엘에... 주목을 끌기 위해서요

이분은 타하 아부예샤의 무크타르고

여긴 카렌... 간다프나 방갈로 제 12소속 위원회 간사입니다

저희는 타하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줄 카디도

카렌을 위한 랍비도 없습니다

타하는 그의 백성들과 아들과 함께 오래 살아야 했습니다

죽음은 휴식을 선사하는 오랜 친구처럼 그를 찾아왔다면 좋았겠지만

광란으로 찾아왔습니다

카렌은 자기 인생을 사랑했고 불꽃처럼 순수하게 살았건만

신이여, 왜 그녀를 버리셨습니까?

어째서 이 어린 나이에 죽음의 문턱을

고독하게 어둠 속에서 넘었습니까?

우리 모두는 죽음이 우리를 찾아왔을 때 놀라지 않을 겁니다

미쳐 날뛰는 세상과 살육된 수백만 동포를 보며

이 분별없는 살인에 무뎌졌을 테니까요

그러나 전 절대로 이런 죽음에 무뎌질 수가 없습니다

이 두 사람을 보며 개처럼 울부짖고 싶습니다

살인이라고 외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온 세상이 다 듣고 절대 잊지 말라고요

두 사람을 무덤 속에 나란히 눕힙니다

평화를 나눠 갖도록요

죽은 자는 언제나 평화롭게 땅을 공유합니다

이걸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산 자들의 차례입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은 싸우고 죽어 가며

우리도 함께 싸워야 합니다만 전 맹세합니다

이 두 사람 시신 앞에서요

아랍인과 유태인이 더불어 이 땅에서 평화로이 살 날이 꼭 오리라는 것을요

타하, 오랜 친구이자 나의 사랑하는 형제여

카렌...

빛의 딸이자 이스라엘의 딸이여

샬롬

오토 프레밍거의 영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으나 ‘영광의 탈출’을 알고 있진 않았다. 그동안 전혀 모르고 있던 이 영화를 알게 된 계기는 순전히 영화 ‘트럼보’ 때문이었다. 영화 속에서 트럼보와 오토 프레밍거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 때문에 이 영화를 알게 됐고 그 대화 때문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오토 프레밍거요

영화감독이지

한동안 나와 일하겠군요

당신 각본처럼 현명하고

당신 평판처럼 탐욕스럽다면

‘영광의 탈출’이란 소설 읽어봤소?

베스트셀러요

아주 완벽한 쓰레기요

하지만 좋은 스토리가 숨어있는 작품이더군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폴 뉴먼이 합류할 예정이오

얘기해봤소

확답은 안 하지만 몸값만 맞으면 할 거요

이런 식으로 계속 쓰면 제작진 명단에 이름 올려주겠소

나만 욕먹긴 억울하니까

그나마 괜찮군요

하지만 비범한 구석이 없소

모든 장면이 훌륭하면 영화가 단조로워서 지겨울 거?

이건 알아두시오

모든 장면을 훌륭하게 써주면 완급 조절은 내가 알아서 하겠소

최종 대본 읽었소

내 대답은 오늘자 뉴욕타임스 1면에 있소

“‘영광의 탈출’ 각본가가 달튼 트럼보라고 밝혀”

메리 크리스마스 트럼보 씨

영화에서 냉소적이고 괴팍한 방식으로 말을 하는 오토 프레밍거가 실제로도 그런 사람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광...’이라는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게 됐고 그래서 찾아보게 됐다.

유대인들은 탈출이라고 말할 것이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로서는 점령이나 침략이라고 맞받아칠 수 있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 관한 이야기인 ‘영광...’은 3시간 20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으로 된 대작이다.

너무 내용이 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유 있게 본다면 긴 호흡으로 내용이 잘 나눠져 있고 잘 꾸며져 있기도 하다.

폴 뉴먼은 냉정과 열정으로 가득한 주인공 아리 벤케이난을 잘 연기하고 있고 에바 마리 세인트는 우연하게 상황에 빠져들어 별의별 일들을 겪게 되는 과정을 부족함 없이 보여주고 있다.

‘영광...’은 이 영화에 대한 평가에 앞서 영화음악 때문에 우선 반가움을 느끼게 한다. 예전 MBC 주말의 명화가 방영되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의 음악이 특히나 더 반갑게 느껴질 것 같다. 웅장하고 가슴을 벅차게 만드는 영화음악은 널리 알려져 있고 이 영화를 알고 있진 않더라도 그 주제곡은 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하게 들린다.

유대인들이 영국의 미적지근한 협조 속에서 어떤 식으로 이스라엘로 향했는지

긴 기간 동안 이스라엘이 국가로 인정받기까지 어떤 식의 내분과 다툼이 있었는지

국가로 인정받은 후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은 어떻게 시작했는지

크게 3토막으로 이야기는 나눌 수 있을 것 같고 ‘영광...’은 그 긴 이야기를 거대한 드라마로 만들어내고 있다. 그때 그 시절이나 시도할 수 있을 영화이고 만들어질 수 있을 영화다.

오토 프레밍거는 긴 시간의 영화를 지루하지 않도록 솜씨 좋게 완성하고 있고 훌륭한 연출로 부족함 없는 완성을 해내고 있다. 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좋았고 여러 가지로 흠잡을 것 없는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이 영화는 매력 없이 느껴진다. 부족함 없는 영화지만 활력 없이 느껴지고 그냥 잘 만들었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어째서인지 설명할 수 없으나 그냥 잘 만들었고 무난하게 완성했다는 말만 하게 된다. 어떤 강렬함이나 탁월함을 느끼지는 못한다.

혹시 이스라엘이 그동안 팔레스타인 쪽에 저지른 만행 때문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유대인들이 왜 그렇게 이스라엘로 향하고 싶은지 그리고 국가를 만들려는 것에 집착한 이유는 납득할 수 있다. 2차 대전에 그들이 당한 비극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그건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토록 바라는 것을 이룬 다음 그들이 보인 모습들은 그리고 행동들은 그들이 당했던 것을 그대로 누군가에게 퍼붓고 있다는 생각만 들게 될 뿐이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이 영화를 보게 되니 영화를 즐기기 어려웠다.

짜임새 훌륭한 영화였지만 그래서인지 무덤덤하게 보게 될 뿐이었다.

그나마 다행히 이 영화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해서 적대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진 않고 있다. 어느 정도 공정한 시각을 지킨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분쟁이 어떤 원인으로 시작된 것인지를 분명하게 해두고 있기도 하다.

유대인의 대량 이주와 이스라엘이 국가로서 인정받는 과정에서 어떤 내부적인 갈등과 다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는 용으로는 꽤 괜찮은 영화였다.

나쁜 것 없이 좋은 영화였지만 큰 흥미를 갖지 못하게 되는 영화였다. 공부 차원에서는 괜찮았지만 영화로서는 뭔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된다.

어떤 문제점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 ‘트럼보’의 오토 프레밍거의 대사를 가져와서 그 이유를 말한다면 썩 괜찮은 영화지만 비범한 구석은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대작을 만들 때의 완급 조절은 잘 해냈지만 원작 자체가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의 내용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잘 꾸며져 있기는 하지만 뭔가 제대로 정돈되어 있지가 않다. 다만 특별한 대사 없이 탈옥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뛰어남은 이 무기력한 영화가 만들어내는 진기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