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존 윈드햄의 소설 '미드위치의 침입자들(The Midwich Cuckoos)'을 영화화한 작품. 개봉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이후1960년대 SF 공포 영화의 대표작으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1995년에 다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이 마을에서 임신이 가능한 모든 여자들이...

아이를 낳을 것이란 말이죠

이건 '믿음'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는 '사실'의 문제에요

또 다른 문제도 있어요

이 모든 일이 2개월 전 마을이...

세상과 단절된 그 날부터라는 겁니다

저는 냉정한 과학적 초연함이 없습니다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IQ로 측정될 수 없는 거예요

중요한 건 착한지 못됐는지 하는 기준이죠

그런데 이 애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한테 못됐죠, 당신만 빼고

하지만 걔들도 애들이야

애들은 도덕적 가치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아

가르침을 받아야하는 거야

지능에 비하면 단순한 셈이지

지능이요? 그게 당신이 관심을 갖는 모든 것이죠

그 애들을 가르칠 수 없다면 어쩌죠?

그들에게 도덕적 제어를 가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려고요?

일단은 노력해봐야겠지

‘저주받은 도시’는 원작보다 존 카펜터가 다시 만든(리메이크) 영화가 더 널리 알려졌지만 존 카펜터의 영화에는 관심이 가지 않고 오히려 원작이 어떤 영화일지 궁금해서 찾아보게 됐다. 

원작의 경우 발표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꽤 괜찮은 완성을 보여준 이 영화가 주목받지 못한 이유를 찾으라면 아마도 그 당시로서는 생소한 설정과 상황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보이지만.

그것도 그렇지만 공포를 키워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공상과학(SF)으로 채워내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모양새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원작은 1시간 20분 내의 짧은 상영시간이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곧장 마을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기괴한 상황이 벌어졌음을 알려주고 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마을

정신을 잃고 쓰러진 사람들

보이지 않는 경계 그 경계 안에 들어가는 순간 정신을 잃는 현상

느닷없이 벌어진 상황처럼 갑작스럽게 깨어나 정상을 되찾은 마을과 사람들

집단 실신 이후 임신이 가능한 여성들 모두가 임신을 하게 된 희한한 상황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집단 실신과 임신이 일어난 것을 확인하고

태어난 아이들의 외적 내적으로 낯설고 불길한 모습들

알 수 없는 상황과 

알 수 없는 아이들

그동안 순수한 존재로서 다뤄졌을 뿐인 아이들이 공포의 대상이고 불길함의 원천이 되는 기묘한 구성이 인상적이고 아이들의 집단적이고 무감정한 모습과 그런 모습 때문에 더욱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원작은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 명확한 설명은 해주지 않고 있다. 아마도 어떤 특수한 이유라고(지구 밖 지적생명체의 실험일지도 모른다는) 추측만 있을 뿐이고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

아이들은 모습부터 행동까지 전부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기만 하다. 다가가기 꺼려지고 마치 괴물처럼, 어떤 이해와 해석도 불가능한 타자로 다뤄지고 있다. 

그렇게 아이들을 다뤄내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아이들을 어떤 식으로도 통제할 수 없음을 받아들여가는 과정과 아무런 감정도 없는 아이들에게서 느끼게 되는 공포가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일 것이다.

그리고 파국을 피할 수 있고 아이들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았던 고든 교수가 그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모든 비극을 막아내는 선택은 이 담백한 영화가 만들어내는 가장 인상적인 순간일 것 같다.

하지만 그 뿐이다.

이 영화의 잘못은 꽤 괜찮은 설정과 상황을 어떻게든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외부와의 단절 이후 여성들의 집단 임신과 그로 인한 혼란과 갈등, 아이들이 태어난 후 그들이 어떤 이상스러운 모습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서 어떤 불길함과 공포를 만드는지, 아이들을 둘러싼 불안과 갈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무엇 하나 제대로 다뤄내지 못하고 있다.

좋은 것 많으나 해낸 것 하나 없다. 그리고 너무 점잖게 만들어 뭔가 인상적이라고 말할 것이 적었다.

단순하게 말해서는 영화적인 재미가 부족하고 기껏해야 환상특급과 같은 TV 시리즈에서나 다뤄질 이야기로 만들어냈을 뿐이다.

발표 당시에 주목받지 못한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독특한 점 많아 그냥 묻어버리기는 아쉬운 구석도 많은 영화였다.

존 카펜터가 어떤 식으로 새로 만들어냈는지는 몰라도 분명 잘 만들어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였다면 더 잘 만들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사람들이 다시 이 영화를 찾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런 여러 흥미를 느낄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참고 : 일종의 경고로 이해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할 것 같다. 과학이든 경이로운 존재이든 어떤 통제 가능성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