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리플리컨트가 혼재된 2049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 ‘K’(라이언 고슬링)는

임무 수행 도중 약 30년 전 여자 리플리컨트의 유골을 발견하고

충격적으로 출산의 흔적까지 찾아낸다.

리플리컨트가 출산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회에 큰 혼란이 야기되므로 이를 덮으려는 경찰 조직과,

그 비밀의 단서를 찾아내 더욱 완벽한 리플리컨트를 거느리고

세상을 장악하기 위해 ‘K’를 쫓는 ‘니안더 월레스’(자레드 레토).

리플리컨트의 숨겨진 진실에 접근할수록

점차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는 ‘K’는 과거 블레이드 러너였던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만나

전혀 상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

블레이드 러너 : https://blog.naver.com/ghost0221/60108723198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https://blog.naver.com/ghost0221/220309751858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news.nhn?section=main&office_id=140&article_id=0000034595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news.nhn?section=main&office_id=140&article_id=0000034556

참고 : https://namu.wiki/w/%EB%B8%94%EB%A0%88%EC%9D%B4%EB%93%9C%20%EB%9F%AC%EB%84%88%202049

비범하거나 뛰어남을 찾진 못했다.

걸작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고 평론가들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결과물이라는 말이 대부분이었고 원작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무게감에 눌리지 않고 원작을 잘 이어받고 있다고 말에 반박할 생각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물이라는 평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이 영화에 만족하는 사람들의 평가를 한편으로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전혀 그런 생각에 동의하고 싶지 않다.

2049는 처음부터 기대와 걱정으로 가득했던 영화였다. 전작이 그 유명한 ‘블레이드 러너’고 엄청난 추종자들과 열렬한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만들더라도 성공적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영화였다.

드니 빌뇌브는 그의 다른 결과물처럼 이번에도 서서히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고 끝으로 향할수록 점점 속도감을 내면서 앞서 다뤄진 이야기를 뒤트는 반전을 만들어내지만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2049를 간단하게 (간단할 수 없지만) 말한다면 ‘블...’를 잘 이어내고 있으면서 최근의 여러 공상과학 영화(와 만화)들이 다뤘던 주제들을 잘 정리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상과 세계관 시각적 볼거리 등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져 있지만 이게 좋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저 잘 정리하고 있다는 생각만 들게 된다.

2049는 전작의 설정과 세계관을 흔들지 않으면서 2049를 만들려고 했다는 점에서 전작에 극진한 애정이 있는 이들이라면 무척 환호하겠지만 아쉽게도 너무 전작을 이어받으려고 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느껴졌다.

리플리컨트와 세계관적인 부분에 있어서만 이어받았다면 어땠을까?

기본적인 설정만 이어받고 나머지는 무시하듯 새롭게 시도했다면 어땠을까?

굳이 레이첼과 데커드를 끌어들여야 했을까?

그런 의미에서 독자적인 세계관을 만들어냈고 독창적인 영화가 됐던 ‘블...’와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됐다. 전작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고 기존의 공상과학 영(만)화들의 주제들을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전작 없이는 아무런 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영화가 됐다. 오히려 K와 인공지능 조이가 나누는 교감과 여러 이야기 설정을 비중 있게 다뤘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렇게 했다면 기껏해야 스파이크 존스의 ‘그녀’를 떠올렸을 것 같다.

심각하고 음울한 잔뜩 진지하면서 황홀함이 느껴질 정도로 현란한 화면에 취하기도 하지만 결국 2049는 포장만 요란하기만 할 뿐인 괴상하게만 느껴지는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2049에 대해서 알려면 최소한 (리플리컨트에 대해서만이 아닌) 전작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는 점과 기본 정보와 같은 ‘블레이드 러너 2022’, ‘블... 2036’, ‘블... 2048’ 까지 알고 있어야만 뭔가 제대로 이해하며 즐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 영화를 이해하며 보기 위해서 여러 부수적인 내용들을 접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이라고 볼 수 있고 그것들 모두 접한 다음에야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애초부터 문제가 있는 영화일 것이다. 

2049만을 봐서는 대정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며 리플리컨트들이 왜 그랬는지 넥서스 8은 뭐고 그 전의 것들은 뭐였는지, 월레스는 왜 저렇게 집착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을 것이다. 대충이나마 추측할 수는 있어도.

전작의 30년 이후의 이야기인 2049는 가장 나쁜 방식으로 전작을 이어받고 있으며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시각적 볼거리들로 가득하고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장면들로 가득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뭔가 모순된 설정과 너무 많은 것들을 다루려고 하는 욕심 때문에 영화 자체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리플리컨트라는 만들어진 존재

인공지능이라는 만들어진 존재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다른지에 대해서 농담처럼 대화를 나누지만 그건 생각보다 중요한 물음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은 그냥 지나치고 있을 뿐이다.

타이렐과 달리 월레스는 스스로 위대한 창조자가 되고 싶지만 (아마도) 가능할 수 없다는 초조함과 열등감으로 가득하지만 그것 또한 주변적으로 다뤄질 뿐 영화의 끝에 가서는 저렇게 소란스러웠으면서 어떻게 저리 허술한가? 라는 생각만 들게 되는 허탈함도 느끼게 된다.

어쩐지 이야기에 여러 가지 문제점만 가득한 것 같다. 이야기의 진행과 멈춤 사이에 여러 가지를 집어넣고 있지만 그것들이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전작은 스스로가 어떤 물음을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은, 대략 추측이라도 해보려는 것 같은 영화였고 그 물음이 예언처럼 되어버린 영화라면 2049는 어떤 대답을 내놓기 위해서는 어떤 물음이 필요한지를 이미 정해놓고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안겨줬던 전작에 비해서 2049는 오히려 인간과 인간 외의 존재가 명확해졌고 주인과 노예의 구분도 더 확실해졌다. 아마도 그건 리플리컨트도 종족번식이 가능할 수 있다는 충격을 만들기 위해서겠지만 그것 말고도 2049는 너무 이야기를 부풀리고 있기 때문에 점점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남아 있는 수명제한이 없는 리플리컨트를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리플리컨트 K

그 과정에서 찾게 된 충격적인 사실

진실을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알게 되어가는 흐릿하기만 한 흔적들

하나씩 풀어나가는 수수께끼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실마리

느슨한 진행과 빼어난 시각적 볼거리

모순과 허점, 설정과 기본 전제에서의 문제점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뛰어난 영화적 완성도

인간, 리플리컨트와 인공지능에 대해서 명확하면서도 선명하게 나눌 수 없는 경계들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라는 생각에 빠져 들어가는 리플리컨트 K

그걸 계속해서 부추기는 인공지능 조이

그러다가 알게 된 모든 진실

K가 스스로에 대한 과대망상에 빠져가는 이야기만을 놓고 본다면 어쩌면 2049가 ‘블...’보다 좀 더 필립 K. 딕의 세계관을 잘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드니 빌뇌브는 그런 식으로도 어떤 식으로도 영화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그만의 방식대로 만들려고만 하고 있다.

너무 거창하면서도 너무 평범하고 밋밋한 완성이었다.

자신의 기억을 파고들면서 인공지능의 속삭임에 빠져드는 K의 모습을 흥미롭게 풀어내다가도 이야기는 뜬금없이 종족번식과 노예 반란으로 그리고 운명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까지 더하면서 전작의 데커드까지 불러들여 이 회색 빛 거품으로 가득한 영화를 계속해서 부풀리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인간보다 인간다운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려고도 한다.

K라는 존재는 리플리컨트를 뒤쫓고 있는 리플리컨트이지만 자기 자신이 운명의 아이일 것이라는 확신도 갖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오해의 중심이 된다.

그런 식으로 보게 된다면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것처럼 보이려고 했던 이 영화는 고전 비극 신화를 현란한 방식으로 반복하고 있을 뿐이고 그게 너무 철저하게 실패하고 있을 뿐이었다.

뛰어나고 감탄하게 만드는 부분들도 많지만 2049는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공상과학영화들의 좋은 점들을 ‘블...’의 세계관에 하나로 정리하려고 하고 있고 모아놓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그런 정리 자체만으로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게 전부였기 때문에 아쉽게만 느껴진다.

좀 더 힘을 빼고 전작에 무관심한 듯 새롭게 만들어냈다면 더 좋진 않았을까? 어떤 애매모호함도 없이 모든 것들을 정리해내고 완성해내려는 욕심이 앞서서 ‘블...’가 갖고 있는 장점이 뭐였는지를 잊고 있는 영화였다.

아름다운 장면들은 무척 좋았지만 그게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