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엣지그녀입니다.
추운날 혼자 카페에 앉아 읽는 책한권....
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예요.

도서 '칼과혀'
권정현 장편소설
다산책방

도서 '칼과혀' 처음 제목만 접했을때는 무슨 무협에 음식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비슷한 제목의 영화도 있던거 같아서...
그러나 이건 한국, 중국, 일본의 1945년 일제 패망 직전의 만주에 있던 세 나라 사람들의 음식이야기다.

도서 '칼과혀'의 작각 권정현
혼불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나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이 바로 혼불문학상이다.
'혼불문학상'은 한국의 혼을 일캐우는 우리시대 대표소설 '혼불'의 작가
최영희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차원에서 전주문화방송에서 제정한 문학상이라고 한다.
신인,기성 작가 가리지 않고 지원가능하다고 한다.
그 정신이 벌써 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먼저 '칼과혀'에서는 주인공이 3명이다.
광둥요리사 첸,
실존 인물이라고 하는 모리 사령관,
청진에서 위안부로 잡혔다 풀려나 첸의 아내가 된 길순
세 사람이 저마다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서로 나라도 다르고 위치도 다른 세 사람에게 공통된 접점이라고 하면 바로 음식이다.
그들에게는 음식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사실...음식을 주제로 한 책들은 참 많이 나왔다.
음식기행도 그렇고 음식을 묘사한 맛을 찬양한 책들은 많다.

그중에서 도서 '칼과혀'가 특별한 이유는 시대적 배경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제강점기 마지막때 만주 상황은 바로 히로시마폭탄으로 일본은 패망하고
소비에트에서 내려고는 상황은 말그대로 최악의 상황이다.
마지막 발악을 하듯 일본군들은 더욱 사람들을 유린하고 증거를 익멸하려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관동군 사령부를 이끄는 야마다 오토조는 미륵불에 심취되어
문화제를 빼돌리려고 하거나 구하기 힘들다는 음식들을 계속해서
주문하며 음식을 음미하고 있다.
그냥 음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해준 분규맛을 기억하는 혀를 따르고 있다.
어찌보면 대책없는 무능한 인사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내면의 고통을 혀를 통해 맛을 통해 알아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모든 음식을 만들어내는 광둥인 요리사 첸
그가 사랑하는 도마만 있다면 어떤 음식이라도 만들어내는 요리사 첸
그는 자신의 요리로 일제시대를 대항하려고 한다.
그들에게 독을 먹이려다 실패하고 자신의 혀까지 잘리면서도
그 안에서 후각의 발달과 함께 또 다른 미각세계를 보여주며 요리를 펼친다.
자신의 요리를 먹어주는 사람을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요리에 대한 생각은 진정한 요리사임을 알려준다.

마지막 사람 길순...
가장 요리와 어울리지 않은 사람같고 우리나라의 암울한 위안부 문제 가운데 있던 길순
위안부에서 도망와서 첸의 어린 부인이 되어 살아가지만
그녀 역시 독립운동가 오빠의 기억아래 힘들어하며
관동군 사령관의 애첩이되어 그의 혀를 끊어놓는다.
그리고 그를 위해 한국음식을 보여주며 진정한 삶과 죽음의 맛을 보여준다.

'칼과혀'에서는 어두운 시대적 배경 안에서
음식이라는 새로운 관점이 교묘하게 잘 어울려져 있다.
음식을 묘사하는 부분도 디테일하고 빨려들것 같다가도 다시금 현실로 오게 만든다.
음식을 통해 그들이 서로 다른 위치, 다른 상황에 놓여있으면서도
그들속 내면의 이야기가 음식에 녹아들고
혀를 통해 서로 공통분모를 찾는 모습이
바로 '칼과혀'가 혼불문학상을 수상한게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