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더위가 올 해는 유독 더 빨리 찾아온 6월. 날은 덥고 집 안 열기는 후끈하다. 선풍기는 그다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그저 바람을 느끼게 해 줄 뿐이다. 이런 날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것은 꽤 사치스러운 일이라도 한 여름에 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거기에 아무 생각없이 때려 부수는 액션 영화라면 그냥 다른 거 필요없이 액션이라도 많이 나오면 그걸로 족하다.

딱 요정도의 기대만 갖고 <트랜스포머-최후의기사>를 보러갔다. 그 이상이면 참 좋고 그 이하라도 더위를 피했다는 것만 느껴도 만족하리라. 우선 작전은 성공했다. 평일 낮이라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300석이 넘는 극장에서 관람한 인원은 대략 30명이 넘지 않을 듯하니. 덕분에 아주 시원하게 관람했다. 를 넘어 추웠다. 반바지, 반팔에 콜라 가장 큰 걸 마시면서 먹으니 이 여름에 온 몸을 스스로 껴안고 관람했다.

영화는 얼마전 고민한 그대로다. 트랜스포머를 볼 것인지 고민했다. 전작에서 더이상 이 영화로 나올 내용이 없어보였다. 빼 먹을만큼 빼 먹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에는 장렬히 전사하는 것이 최고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세계관을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이럴 때 기존 제작진은 안 된다. 자신이 창조한 세계관을 없애버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걸 해 낸 사람은 천재라고 부른다. 이 영화의 실질적인 창조주인 마이클 베이가 그럴 수 있을까.

이미 액션 영화로 나름 입지를 다졌고 화려한 영상과 볼거리를 던져주는 감독이지만 창조성이 넘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물량 공세와 함께 다소 매끄러운 화면으로 관객의 시선을 빼앗는 감독이라 본다. 처음에는 상당히 트랜드하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는 그저 매끈한 영화를 만드는 정도다. 다만 늘 물량공세로 볼까라는 고민을 아직까지는 던져주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마이클 베이의 패턴은 비슷하다. 이번 영화 여주인공을 보니 지금까지 마이클 베이의 여주는 늘 비슷하게 생겼다. 여주인공만 달라질 뿐 늘 전형적으로 섹시하고 몸매 좋고 얼굴 형태도 비슷하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리뷰를 쓰다 문득 깨달았다. 이번 영화에서 사실 가장 볼만한 장면은 처음이었다. 영국의 암흑시대라고 영화에서 명명한 시대에 아서왕과 싸우는 장면이 꽤 볼 만했다.

그 이후의 싸움은 처음의 거대 로봇이 전투할 때의 압도적인 모습이 익숙해지며 다소 무감각해졌다. 그것도 인간의 액션이 갈수록 진화하며 화면상의 액션으로 발전했다면 거대로봇의 액션씬은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 영화는 예전에도 그런 느낌이 있었지만 이번 영화에서 유독 오글거리는 장면이 참 많았다. 어떻게 그리 뻔뻔하게 오글거리는 멘트와 장면과 상황을 만들었는지 대단했다. 감독도 계면쩍었는지 범블비가 언제나 최고라는 대사를 칠 정도다.

영화 내용이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단순한 영화다. 솔직히 저번 편에도 명확히 내용이 파악되지 않았다. 왜 저런 일이 일어나서 서로 싸우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번 영화는 그런 면이 더 심해졌다. 지금까지 뭐하다가 갑자기 지팡이가 나오고 숨어있었는지도 그렇고 무엇보다 창조주라고 하던데 왜 지팡이가 필요한깔. 창조주면 지팡이 필요없이 자신이 직접 해 내면 되는데 왜 도구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창조주가 나오지 않았다면 그나마 이해가 되겠는데.

그럼에도 영화는 무려 2시간 30분이 되는 러닝타임을 보여준다. 고백하면 중간에 살짝 졸기도 했다. 적당한 중용의 묘가 좀 필요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래도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것은 바로 오랫만에 '안소니 홉킨스'가 나왔다. 최근에 볼 수 없었는데 여전히 정정하게 그 보이스를 다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아직도 액션은 아니지만 비슷한 걸 보여주기도 해서 더 반가웠고.

어차피 이 영화를 내용보며 관람하는 영화가 아니다. 처음부터 각오(?)를 하고 봤기에 내용은 무시했지만 그래도 너무 연결이 툭툭 끊어지니 원. 그걸 또 시치미 뚝떼고 영화는 진행된다. 작정하고 관객에게 자세히 알려줄 생각이 없었던 듯하다. 그저 봐! 액션보러 온 거잖아. 이런 식이었다. 다음 시리즈가 나오면 그때 또 다시 고민할 듯. 그래도 큰 화면에서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계속 이어지겠지.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처음 용이 나오는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