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은 섹스로 표현된다



사랑에 빠져서 사랑의 단맛만 보다가 사랑의 단맛이 사라졌다고 포기하는 것이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서로의 미완성된 사랑을 성장시켜서 함께 성숙한 사랑을 하는 것이 진짜 사랑일까?

F.M. 밀러는 “아무도 사랑하는 것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다. 사랑이란 우리의 생명과 같아 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사랑은 그럴지 몰라도 섹스는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섹스는 본능이기 때문에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지식이 없으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섹스는 관계이기 때문에 모르면 잘할 수 없다. 그런데도 섹스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욕망을 해결하는 수단이라고 여기며 부부가 함께 섹스를 즐기는 방법은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섹스로 인한 불만족으로 갈등을 겪고 결국에는 섹스 없이 행복하기를 원한다.

아무리 인간의 유전자를 연구해서 염기서열까지 밝혀낼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다 해도 섹스는 원시적이라고 할 만큼 미개척 분야임에는 틀림이 없다. 섹스는 은밀한 것이라고 터부시 되어 왔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성행위만 보여 주는 포르노로 인해 섹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지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섹스를 개인적인 욕구로 생각하지 관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흥분하지 못하면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고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적인 능력이 떨어지면 성적으로 열등하다고 조롱을 한다. 성적인 문제는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적인 갈등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이런 사고방식에서 비롯된다. 섹스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 사람이 맞춰나가야 한다. 그리고 사람은 성적으로 미완성된 존재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감각이 개발된 정도가 다르고 성적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감각을 개발하고 성적 능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지금까지 상대방이 자신을 흥분시켰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뇌가 설레고 들떴던 것에 불과하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지나갔고, 이제 뇌는 흥분하지 않는다. 뇌가 흥분하지 못하면 이제는 육체를 애무해서 흥분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된다. 스스로 흥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흥분을 시켜 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로 이것이 사랑의 시작이다.

먼저 성적 신뢰를 쌓아야 한다. 성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성적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신뢰를 쌓는 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몰랐던 서로의 몸을 탐색해야 한다. 사람의 감각은 원래 끊임없이 성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감각을 깨우면 깨울수록 점점 더 커다란 쾌감을 경험하게 된다. 성적 능력도 마찬가지다. 성적 능력을 높이는 것은 사랑의 힘이다.

두 사람이 사랑으로 서로의 성적 감각과 성적 능력을 성장시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친밀해질 수밖에 없다. 몸의 감각을 깨우고 섹스가 즐거워지면 ‘기대감’이라는 선물도 받게 된다. 자신에게 커다란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사람과 섹스를 한다는 생각만 해도 설레도 들뜨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스스로 흥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섹스를 하면 오히려 신혼 때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친밀해지고 화목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에 자신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당연히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도 생긴다. 서로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게 되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일을 편견 없이 응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과정 과정마다 지루하지 않게 성적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며 평생 사랑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사랑을 믿는다 <조명준> 저

태인문화사, 2017년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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