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스 3D>(원제: Nurse 3D)는 일관성 없는 영화입니다. 처음 시작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애비 러셀(파즈 드 라 휴에타, Paz De La Huerta)이지만 영화가 진행이 될수록 그녀의 모습이 처음의 모습이 아닌 파격과 고어를 위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영화가 난잡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난잡함을 느끼다 보니 영화가 저절로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너스 3D>는 처음 시작이 상당히 거창하게 시작이 됩니다. 유부남을 사냥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작을 하는데, 그 시작과는 다르게 애비 러셀은 신입 간호사인 대니(카트리나 보우든, Katrina Bowden)에게 점점 빠져들면서, 그녀에게 계속해서 집착을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비 러셀이 대니에게 빠지는 이유나 과정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고 그저 "과거의 자신과 닮았다", "이해할 줄 알았다"라는 이유를 들면서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어디에 초점을 두며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인 애비 러셀에게 매혹이 되지 않고 몰입이 되지 않다 보니,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습니다. 뚜렷한 목적이 나타나지 않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 행동에 이유 없이 관객들의 이해를 구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상황은 관객들에게 계속 반감을 주기 마련입니다. 결국 어디에고 초점을 두지 못하고 겉돌게 됩니다.

 애비 러셀이 전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중적인 모습을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 지속적인 모습이 점점 거부감이 들 정도로 심하게 다가옵니다. 사이코패스의 경우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작용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너스 3D>역시 애비 러셀의 트라우마로 인해 벌어지는 일로 표현이 됩니다. 이 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려면 다소 충격적이고, 강한 사건이 있어야 하는데, 영화에서 보여주는 애비 러셀의 트라우마는 다소 약하게 혹은 뻔하게 그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어릴 적 그녀가 보았을 때는 충격적인 부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관객들이 보기에는 다소 진부한 내용입니다.

 사실 길게 할 말이 없습니다. 요즘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이 제한이 되어 있어서 이슈가 되는 영화를 볼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이번 <너스 3D>의 경우 시작과 중간 그리고 끝이 전혀 다른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상당한 지루함과 황당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습도 없고 매력적인 요소가 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니, 처음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등장하고 관심을 끌기에 아주 적합했지만 영화가 진행이 되면 될수록 피곤해지고 지루해지고 진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처음에 야심 차게 이야기할 것 같은 내용이 사라짐과 동시에 영화는 재미없는 진부한 길을 계속 걷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