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만 지켰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人災)

다국적 석유회사 'BP'의 끝없는 이윤추구가 초래한 재앙

지난 2007년 발생했던 태안의 기름유출사고는 그곳을 터전으로 삼고 있던 분들은 물론 자연 생태계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쳤었습니다. 당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일일이 손으로 그 기름을 닦아 냈었지만 정상화 되기까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었는데 이런 태안 기름 유출사고때보다 무려 62배가 넘는 기름이 유출된 사고가 바로 석유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의 폭발에서 비롯한 멕시코만의 기름유출입니다.

그리고 이 역시 기본만 지켰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인재(人災)'였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까울 수 밖에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났던 2010년 그때 당시 시가총액이 세계 10위권안에 들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의 기업이었던 다국적 석유회사 'BP'의 끝없는 이윤추구가 초래한 재앙이 바로 딥워터 호라이즌호의 폭발 사고와 멕시코만의 기름유출이었던 것이죠. 물론 이 사고로 인해 'BP'는 휘청거리게 됐고 천문학적인 벌금까지 부과받았지만 돌이킬 수 없을만큼 파괴된 멕시코만의 생태계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완벽하게 복원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많이 초과되어 있었던 일정과 예산 그리고 검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검사를 무시하고 작업을 재개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육지에서 헬기로 45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었고 해저로부터는 5200피트 해상에 떠 있었던 딥워터 호라이즌호는 더 많은 기름을 찾아서 광구 이동을 준비중입니다. 하지만 총 책임자 '지미'(커트 러셀)는 그 전에 앞서 꼭 필요한 검사들이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BP에서 파견된 중역들은 검사를 꺼리는 눈치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우선시되는 가치는 '비용'이었기 때문에 이미 많이 초과되어 있었던 일정과 예산, 그리고 검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그런 시시콜콜한 검사보다는 그저 작업을 재개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위험한 안전불감증이 결국 시추선이 폭발하는 엄청난 참사를 초래하고 말았는데, 이 일의 책임이 있었던 본사의 간부 '돈 비드린'외 1명은 그 후 살인죄로 기소되었지만 그 기소는 기각되었다고 합니다.

▣ 상당히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었던 재난 상황의 재연

본 작품은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 시각효과상의 후보에 올라있습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재난을 담아내는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은 이윤만을 추구한 기업의 책임과 이 사고로 초래된 어마어마한 자연 재해와 같은 외적인 부분보다는 다분히 그 '사고'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재난 영화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맨 오브 스틸>에서처럼 어디선가 슈퍼맨이 날아와 무너져내리는 시추선을 온 몸으로 막아준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딥워터 호라이즌>이 선택하고 있는 것은 정공법이었고 그 정공법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 이 영화 촬영을 위해 실제로 시추선을 제작했다고 하죠. 헐리우드의 클라스.. - 그려지고 있었던 그 재난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는 이 작품이 왜 올해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된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 누군가의 영웅적인 모습보다는 그저 생존을 위한 사투만이

한 편의 재난 영화로서의 매력은 충분히 갖고 있었던 <딥워터 호라이즌>

마치 괴물의 울부짖음처럼 들리던 불길한 소리에서부터 시작되는 엄청난 역류, 그리고 어떻게든 더 악화되는 것을 막아보려고 하지만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은 겉잡을 수가 없었고 결국 엄청난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쌓인 딥워터 호라이즌은 곧 불바다로 변해버리게 되는데 <딥워터 호라이즌>은 이 모든 상황들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재연되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탐욕이 초래한 그 지옥과 같은 곳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해보려고 하고 또 다친 이들을 구했으며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였던 이들은 BP의 간부들이 아닌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입니다. 본인들이 초래한 일임에도 먼저 구조선을 타고 배를 빠져나가는 모습, 그 가증스러운 모습에서는 인간같지도 않은 세월호의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누군가의 영웅적인 사투보다는 그저 생존을 위한 사투만이 있었고, 우리나라 재난 영화였으면 무조건 신파로 이어질 가족과 연결되는 이야기도 간결하게만 표현하면서 온전히 그 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한 편의 재난 영화로서의 매력은 충분히 갖고 있었던 작품 <딥워터 호라이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