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사회
갠달프 2016.12.09 23:52:06
우리는 살아가면서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를 볼 때 자신이 최저 생활을 최소한은 맞추어야 하는 자신만의 목표치가 있기에 처절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한때는 쉬엄쉬엄 일하면서 적당한 월급을 받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갔던 한편 지금은 너무나 여유가 없을 정도로 돈을 쫒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때마다 왜이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를 따질 때, 나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정말로 이 사회가 뭔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 도서의 제목 <대리사회>를 보자마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하는 것이 뭔가를 분명히 말해주고 있을 꺼 같고, 지금 나의 생활에 비추어 볼 때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정말로 궁금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대리사회 속에 빠져있을 수 밖에 없고, 또 나도 그러한 부류가 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생계의 한 방편으로 맥도날드 노동을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과 맥도날드라는 두 단어를 기억했다.
그것은 분명 자극적인 방식의 소비이기는 했으나
대학이라는 공간의 위로이다."
"그렇게 맥도날드라는 노동의 현장으로 스스로를 내몰고서야, 아니
밀려나고서야 나는 비로소 한발 물러서서 대학이라는 공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지방시’라는 글은 그렇게 세상으로 나왔다."
저자는 한 지방대의 시간강사로 있다가 맥도날드라는 시간타임 잡의 세상에 빠져들수 밖에 없는 이 사회적인 구조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느끼게 해주고 있습니다. 시간강사로는 도저히 생계를 유지할 수없었고, 또 자신이 그 분야에 있어서는 안됨을 늦게나미 깨닫고 이렇게 낮선 세상으로 뛰어들어간 저자를 바라보았을 때, 정말로 대담하고 용기가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만 줄기차게 있다가 낯선 세상으로 일탈을 하면서 그 세상에 잘 적응해 나가는 것을 볼 때 나 또한 이렇게 될 수 있음을 깨달으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대리운전을 할 때면 자연스럽게 나는 운전석에,
차의 주인은 조수석에 자리를 잡는다. 그러면서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주인의 자리를 꿰차고 앉은 기사도 불편하고, 손님의 자리에 앉은
주인도 불편하다. 게다가 초면인 두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만나는 것이니
그 어색함과 민망함이야 어디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한 관계의 역전은 서로를 환대할 수 없게 만든다."
"손님은(차의 주인은) 언제나 나보다는 더 자신감 있는 몸짓과 표정으로
말한다. 대화의 주체로서 함께 참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나는 대개 운전에 집중하면서 “네, 맞습니다,”하고 웃으며 답한다.
그렇게 신체와 언어가 구속되고, 자연스럽게 사유가 통제된다.
하지만 나를 주체로서 일으켜세우는 이들이 있다.
그러면 공간의 주체로서 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대리운전까지 하게 되는 저자의 삶을 바라볼 때, 남들이 다 일하고 쉴 때 일을 해야하는 격세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볼 때 많은 본받을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을 그는 보이지 않게 가지고 있었고, 가족을 책임져야하는 그로써 세상으 그를 버렸을지라도, 그는 그 끈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굳굳히 견디면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통해서 직업은 대리운전사이지만, 운전하는 그 공간에서 집중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그 공간은 비로소 자신만의 공간이 되었음을 겸손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주제를 정해두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열성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었다. 문제는 강단에 서 있는 나에게 있었다.
토론 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내가 이미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내리곤 했던 것이다."
"대신 소통하고 싶은 자신의 욕망만을 상대의 자리에 대입하기 쉽다.
우리는 그것을 ‘공감 능력의 결여’라고도 부른다.
교수가 강의실의 유일한 주체가 되어 말을 쏟아내는 순간 그 안의
학생들은 타인의 운전석에 앉은 대리기사가 되어버린다.
스스로 사유하기를 멈추고 영혼 없는 대답만 기계적으로 하게 된다.
학생들은 강의실 밖으로 나오며 오히려 사유와 발화의 자유를 되찾는다.
마치 운행을 마친 대리운전 기사처럼 다시 온전한 몸으로 돌아온다."
지난 학창시절을 생각하더라도 학생 신분으로써 강의 자체가 학생위주로 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의 주입식 교육은 물론이고 대학교에서 조차 교수님의 강의 진행에 있어서 질문을 하여도 대답을 하려는 것이 꺼려지는 분위기로 일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만큼 아직도 강의실의 주인은 학생이 아닌 다른데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유로운 신분이었을 때의 자신만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공간이 이뤄질 수도 있는 것인데 그 모든 조건을 걷어찼다는 느낌에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핸드폰에 카카오드라이버(기사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그것을 실행하면
나의 핸드폰은 주변의 대리 호출을 받을 수 있는 단말기로 변하고,
손님과 만나고서는 마치 택시의 요금 미터기처럼 된다.
호출받는 것을 ‘콜’이라고 한다. 콜이 오면 핸드폰의 화면을
그 알림이 가득 채운다. 손님이 주변 몇 미터 근방에 있는지, 거기까지 가는
데 걸어서 몇분이나 걸릴지 목적지는 어디고 예상 요금이 얼마인지 알려준다."
"첫 손님에게 뛰어가면서 그에게 어떤 첫마디를 건네야 할지, 그를 무엇이라
호칭해야 할지, 계속해서 시뮬레이션했다. 1.5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걷고
뛰고 하는 동안, 노동은 운동이 될 수 없음을 알았다."
요즘에는 카카오 택시등의 어플을 통해서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예약하고 잡을 수 있는 정말로 신기한 세상이 아닐수 없습니다. 택시기사들도, 대리운전사들도 첨단시대의 흐름을 따라 그 흐름을 몸에 맡겨야 살아남는 세상인 것입니다. 평생 배움으로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그대로 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때 우리는 낙오자가 될 수 있음에 몸서리 끼치게 됩니다. 배움을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다고 느꼈습니다.
이 도서 <대리사회>는 이 시대에 있어서 고학력이지만 자신의 인생 흐름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원하는 조류에 휘말려서 그렇게 밖에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저자의 경험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내가 앞으로 이 사회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파트타임이나 대리직업을 하면서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그일에서 조차 자신만의 직업적인 정신들이 담겨져 있어서 사명감이 투영될 때 자신이 해야하는 일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하고 있는 일조차도 일에 사명감을 다할 때 그일들이 빛을 낼 수 있고, 또 내가 일을 하게 하는데있어서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리사회로 가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해 다시한번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