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반의 유능한 형사 샤키(Sharky: 버트 레이놀즈 분)는 어느날 마약밀매범을 잡으려다 동료 스마일리(Smiley: 대릴 힉맨 분)의 방해로 일을 망치고, 범인을 추격하던 중 시민을 죽게 했다는 이유로 마약반에서 형사반으로 좌천된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버트 레이놀즈가 예전에는 (한때는)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였고 이를테면 (정확한 비교일지는 몰라도) 조지 클루니가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매력이 철철 넘치던 시절에 여성들과 남성들 모두가 선망하는 존재였듯이 그런 식으로 그 당시에 평가되고 인기를 끌었던 사람이었다고 말한다면... 당장 헛소리 그만 하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어쨌든 좋은 말을 듣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인기라는 것이 혹은 미남의 기준이라는 것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이러 저리 뒤뚱거리기 마련이지만 버트 레이놀즈처럼 인기와 추락이 급격한 경우도 많지는 않기 때문인지 그가 그것을 어떤 식으로 견뎌냈을 수 있었을지 혹은 어떤 식으로 망가졌을 것인지 쉽게 상상되진 않는 것 같다.

한때는 인기로 가득하고 매력이 넘치던 시절, 승승장구하고 성공으로 가득하던 시절의 버트 레이놀즈가 주연을 하고 직접 감독까지 맡았던 (그만큼 뭔가 자신의 대표작을 혹은 상업적인 성공을 이루려고 한) ‘샤키 머신’은 명작이나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1980년대의 모습과 정서를 가장 솔직하게 담아놓고 있는 영화라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너무 그 시대를 정확하게 담아놓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낯간지럽고 보는 사람이 쑥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미국에서도 꽤 흥행에 성공했으며 한국에서도 (버트 레이놀즈가 주연한 영화치고는) 의외로 성공한 영화에 속한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 극장을 향했던 관객들이라면 나름 기억할 수 있는 영화일지도 모를 것 같다.

하지만 어쩌면 버트 레이놀즈 보다는 레이첼 워드를 더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1980년대 전형적인 경찰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샤키...’는 거칠고 정의감으로 가득한 형사가 어쩌다가 사건에 휘말리고 어쩌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마도) 원작 소설 또한 그럭저럭 당시에 인기를 끈 그냥저냥 이야기를 끝가지 읽어낼 수 있을만한 범죄 소설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980년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다 못해서 어지러울 수준으로 뿜어내고 있고

재즈 음악이 (왜 안 빠지겠나... 끈적거리는 것은 재즈가 최고니...) 들려지고 있고

거칠고 폭력에 익숙한 그러면서도 내면에는 순수함과 여린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남성

신비한 매력을 갖고 있으면서 범죄에 노출된 여성(혹은 매춘부)

정치가와 범죄조직의 결탁

마약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와 범죄

거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총격전이 벌어지고 일반인도 경찰도 쉽게 죽어나가는 엉망진창의 치안 상태

거대함과 번쩍거리고 휘황찬란하지만 범죄로 가득하고 지저분함으로 가득한 도시

우연히 휩쓸린 사건으로 인해서 남성과 여성은 쉽게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구성

그 당시를 생각한다면 상업적인 목적을 많이(무척) 고려한 이야기 구성과 연출들, 인기 배우가 어떤 식으로든 여러 매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한 상황 설정들, 매력적인 여배우가 그 매력(몸매와 얼굴 등등)을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기회들, 그러다가도 총질하고 싸우고 뭔가를 부수면서 시청각적 자극 또한 놓치지 않으려고 하면서 이야기는 굴러가는 둥 마는 둥 하면서도 대충은 진행되고 있다.

무슨 말이냐면 아주 전형적인 상업 영화였다는 뜻이다.

때때로 유치함으로 가득한 장면들 때문에 당장 그만 보고 싶어지다가도 가끔은 인상적인 순간들 또한 만들어내고 있어서 그 당시의 촬영장은 어떤 분위기였을지 조금은 궁금해지기도 한다.

도시

경찰

사회

도시는 범죄로 가득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부패로 가득하다는 말이 더 알맞을 것 같으며, 그런 부패한 세상에서 부패하지 않은 (하지만 거칠고 투박한 전형적인 남성미로 가득한) 샤키가 어떤 식으로 (정의감 속에서) 부패를 응징하는지를 담아내고 있는 영화인 것 같다.

또한 도시는 부패했지만 아직은 사회가 망가지진 않았다는 이전의 순수함과 사회 자체가 붕괴되진 않았다는 것을 (일종의 자기정당화를) 말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렇게 샤키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지금 현재에 다시금 반복하려고 하고 있다.

도시의 범죄를 소탕하고 사회를 예전과 같은 사회로 복구하려고 한다.

마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집을 고치듯이.

비슷한 유형의 다른 영화들처럼 샤키는 때때로 동료들에게 도움을 얻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스스로 거의 사건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으며, 샤키에게 도움을 주게 되는 동료들은 거의 전부 사건의 해결 과정 속에서 죽게 된다는 설정은 한편으로는 이해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주인공을 주목받게 하려는 상투적인 이야기 구성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너무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 편한 방식으로만 만들고 있기 때문에 보는 것을 그만두고 싶기는 했지만 그래도 몇몇 눈여겨보게 만드는 순간들이 있어서 끝까지 참아내게 되는 것 같다.

마약 문제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는 얼마나 큰 골칫덩어리였는지

거대하고 화려한 빌딩을 보여주면서 도시의 중심에서 앞으로 세워질 초현실적으로 번쩍거릴 여러 빌딩들을 떠올리게 되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촘촘하게 수사의 과정과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서 의외였고

제대로 능력에 대한 이해를 받지 못하는 여러 재능들이 어떤 식으로 체념하고 순응하고 있는지를

조직논리 속에서 무능력하고 부패한 경찰이 살아남고 재능 있지만 눈에 거슬리는 존재들이 도태되는 모습을

권력에 다가서는 정치인이 어떤 식으로 겉보기와는 다른 부패한 모습인지를 그를 이용하는 수많은 방식들 그리고 여성(매춘)들, 즉 끝없이 다뤄지는 성과 관련된 유혹과 문제들

관찰과 감시 그리고 훔쳐보기가 갖고 있는 이중성에 관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걸 의도하면서 집어넣은 것 같진 않고 어쩌다 얻어걸렸거나 버트 레이놀즈가 자신이 멋지고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해서 다른 부분들을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당시의 시대 모습을 맹렬하게 보여주려고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한때의 흥행영화에 뭘 그렇게 진지하게 접근하려고 하느냐는 소리를 들어도 딱히 변명할 말이 떠올려지진 않는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런 생각들이 잔뜩 들었을 뿐이다.

그러니 레이텔 워드를 제일 많이 기억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레이첼 워드의 매력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억에 남을 영화라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정도는 아니었다. 예쁘고 매력적이긴 하지만...

참고 : 그나마 광기로 가득한 (마약에 중독된) 악당 때문에 이야기의 끝이 나름대로 인상적인 결말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쩐지 그렇게 생각하니 일본 만화에 나름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예를 들면... ‘시티헌터’ 같은 만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