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었고 슈퍼맨은 세계 최고 논쟁의 인물이 되어버린다.

한편 배트맨은 그 동안 타락했던 많은 자들처럼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긴다.

세계의 미래를 위해 무모하고 제어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슈퍼맨으로 인해 벌어졌던 일들을 바로 잡으려 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2861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0004

참고 : http://www.djuna.kr/xe/index.php?mid=review&page=3&document_srl=12939088

참고 :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636&contents_id=117972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는 마블을 보면서 항상 위태롭기만 한 DC의 기분은 어땠을까?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를 내놓지는 않을지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충분히 재미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레고 장난감처럼 결국에는 눈길이 끌리게 되는) 마블의 결과물들과는 달리 DC의 영화들은 항상 들쭉날쭉하고 기대보다는 걱정만 앞서게 되는 결과물을 한참동안을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그나마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가 있었기는 하지만 그걸로 그동안의 실패들을 숨기기는 힘들 것 같다.

마블의 작품들이 점점 더 확장되고 견고하게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서로 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더욱 활발하게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을 때, DC는 제발 우리들의 영웅들을 망치지 말아달라는 소리나 듣고 있을 뿐이었다.

아마도 이건 개개인의 문제점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인 것 같은데, 마블은 개성 있는 감독이 아닌 충분히 마블의 세계관을 이해하면서도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신예들을 찾아내는 것에 성공했고 그것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DC는 어떤 식으로든 장기적인 안목도 개별적인 영화들의 완성도 모두 엉망으로 굴러가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잘 관리하고 어떤 식으로 꾸려나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개인의 능력으로든 조직의 능력으로든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된다.

이런 저런 조급하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 만들어진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저스티스)’는 그런 뒤숭숭한 상황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저것 생각하니 길기만 하고 뭔가 제대로 완성된 기분은 들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실컷 다투고 갈등하다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을 너무 쉽게 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우리들이 일상에서 겪는 갈등과 다툼들도 결국 별 것 아닌 감정이고 다툼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쓸데없는 자존심과 필요 이상의 감정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걸 실제로 보게 되니 꼴사나울 뿐이고 창피하게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그걸 영웅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하고 있으니... 난처함을 느끼게 될 뿐이다.

기본적으로는 ‘맨 오브 스틸’과 ‘배트맨 –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이후를 하나로 엮어내고 있는 ‘저스티스’는 마블에 대한 경쟁의식 속에서 DC만의 세계관을 좀 더 팽창시키고 결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어벤져스 시리즈 수준의 폭발력을 만들어내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비판하게 만들고 싶어지진 않는다. ‘저스티스’는 기대감을 조금만 낮춘다면 혹은 그저 3시간을(확장판으로 본다면) 느긋하게 생각하면서 영웅들이 다투고 갈등하며 결국에는 화해와 연대를 약속하는 모습을 즐기려고 한다면 나름대로 재미난 구석들도 많고 흥미로운 순간들도 꽤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말하게 되기도 한다.

그게 잭 스나이더의 능력이라면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최상의 결과물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즐기는 결과물은 만들어내고 있다. 그도 나름대로 그래픽 소설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보여주고 만들어내야 하는 것인지 아주 잘 알고 있기는 하다.

너무 자기만 보고 싶어 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만들고 싶은 생각만 앞서서 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혹은 지나치게 심각하게 분위기를 잡으려는 방식이 문제점인지도 모르겠지만.

슈퍼맨과 배트맨의 갈등과 다른 생각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부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걸로 인해서 그런 식으로까지 격렬한 대립이 이뤄지는 것은 조금은 이해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기는 하다. 그걸 그럴싸하게 만들어야 할 존재가 렉스 루터이기는 하지만 그래야만 할 이유들을 제대로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저스티스’는 뭔가 엉성하게 굴러가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심각하고 음울한 그리고 뭔가 진지하고 엄숙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한껏 강조하고 있고, 그런 분위기를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웃음기 없이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을 어떻게든 이뤄내려고 하는 그들의 자의식 과잉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어떤 해답이 옳을 것인지 되새길 것 같기도 하다.

갈등

대립

음모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지만 갈등과 대립이 제대로 조립되지 못하고 있고 그 해소 또한 어정쩡하고 어색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최종적인 대결을 위해서 급하게 화해시키고 있다는 생각만 하게 만든다.

어쩌면 엄청난 규모의(마블의 소동극과 난장판은 소박한 수준이다) 최종적인 대결을 위해서 앞선 모든 이야기들을 끼워 맞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였다. 그래도 충분한 볼거리와 재미를 만들어주었으니 그걸로 그만이라면 그만일지도 모른다.

그나마 어설프고 엉망진창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시작을 하게 되었으니 그것으로 DC는 어떻게든 이걸 갖고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DC만의 세계를 만들어내려고 할 것 같다.

이미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상업적인 성공에 비해서는 대책 없는 실패작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어서 도무지 어떤 식으로 굴러갈 것인지 예상할 수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DC가 계속해서 몰락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재미난 것은 틀림 없을 것 같다. 

이렇게 계속해서 망쳐내는 것도 쉽진 않은 것 아닐까?

참고 : 어차피 웃음을 만들어내긴 틀려먹은 영웅들이니 그들의 심각함의 이유를 정확하게 만들어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