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에 있는 가난한 마을에 매년 칼베라(Calvera: 엘리 월라치 분)란 도적떼가 나타나 수확한 양식을 빼앗아 가자 마침내 마을 사람들은 도적떼와 싸우기로 결심하고 총잡이를 구하러 도시로 온다. 대가도 너무 싸고 싸움에 승산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을 딱하게 여긴 크리스(Chris Adams: 율 브리너 분)라는 총잡이가 다섯 명의 일류 총잡이들을 설득한다. 드디어 여섯 명의 총잡이가 마을로 향해가고 있는데 젊은 청년 치코가 그들을 쫓아오며 자신도 끼워달라고 떼를 쓴다. 결국 그의 끈질김에 감탄하여 그들은 치코를 끼워주기로 한다.

마을에 도착한 7인의 총잡이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총 쏘는 법을 훈련시키고 함정을 만들며 칼베라와 싸울 준비 태세를 갖춘다. 처음엔 총잡이들이 무서워 피하기만 하던 마을 사람들도 그들을 믿고 따르게 된다. 드디어 칼베라 일당이 후퇴를 한다. 그러나 칼베라가 완전히 도망간 게 아니고 끝까지 싸울 계획임을 알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항복하자는 패와 끝까지 싸우자는 패로 나뉜다.

결국 항복을 주장하던 마을 사람 하나가 칼베라를 마을에 몰래 끌어들여 7인의 총잡이들을 잡게 한다. 목숨만 구한 채 마을에서 쫓겨난 그들은 죽을 걸 알면서도 마을로 되돌아가 싸우기로 한다.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마을 사람들도 두려움을 떨치고 합세하여 칼베라 일당을 모조리 죽인다. 그러나 7인의 총잡이 중 셋만이 살아남는다. 그 중 치코는 사랑하는 마을 처녀 옆에 남기로 하고 두 명만이 마을을 떠나 다시 황야로 향한다.”

이제는 ‘황야의 7인’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식으로 서부극으로 바꿔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고 알 수 있겠지만 이 영화가 소개되었을 당시에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황야의...’가 더 익숙하고 먼저 생각나게 될 것이고 오히려 더 먼저 만들어지고 (일종의) 원본이라고 말할 수 있을 ‘7인의...’가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두 작품 모두를 별다른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나와 같은 세대는 어떤 식으로는 좋은 방식으로 접할 수 있기도 하지만 너무 뒤늦게 즐기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들도 분명하게 있기는 할 것 같다. 

‘황야의...’가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작품은 아닐지라도 분명 여러 서부극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영화일 것이고 뛰어난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라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서부극 중 하나로 꼽혀지는 것 같고 실제로 접해보니 그런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도 들게 된다.

기본적으로 ‘7인의...’에서 이야기를 가져오고 있고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틀을 깨고 있지는 않지만 너무 원작을 의식하면서 ‘황야의...’는 이야기를 꾸며내지도 않는다는 것이 (단점이 아닌) 장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좀 더 경쾌하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만들면서 서부극의 모양새를 강조하고 서부극만의 풍경과 분위기를 잘 버무려냈다고 해야 할까? 구로사와 아키라 특유의 정서와 철학이 빠져나간 부분에 서부극의 재미와 유쾌함이 채워져 있기 때문에 (구로사와 아키라를 철저하게 따르는 팬이 아니라면) 이런 완성에 대해서 생각 이상으로 좋은 변화와 각색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황야의...’의 가장 뛰어난 점은 각색을 잘 해냈기 때문에 서부극에 알맞게 이야기를 변화시키고 등장인물들을 새롭게 꾸며냈기 때문에 멋진 영화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율 브리너가 연기한 크리스가 중심을 잡고 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총잡이들에게 충분한 개성과 그들만의 특징과 인상적인 순간들을 보여줄 수 있는 상황과 장면들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장황하고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개별적인 개성과 재미들을 찾게 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좀 더 정의감으로 가득하고

좀 더 재미와 유쾌함이 가득하다

선과 악의 구분은 더욱 확실하면서도

원작에서 다뤄지는 중요한 부분들 또한 되도록 놓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여러 인상적인 장면들과 연기들이 아우러지면서 좀 더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서부극이 만들어내는 재미를 충분히 만들어내면서도 구로사와 아키라가 전달하려고 했던 몇몇 생각들이 함께 녹아들고 있는데, 그것들이 유기적으로 만족스럽게 완성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는 서부극의 전형적인 재미를 만들면서도 개성 있고 특색 있는 부분들을 더하게 만들고 있도록 해서 (‘황야의 무법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원작을 떠올리면서도 새로운 영화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해주어 꽤 괜찮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만약 ‘7인의...’를 몰랐다면?

좀 더 좋은 평가가 가능하진 않았을까? 충분히 그런 평가가 가능할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