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페르노> 인간에 의해 초래될 수도 있는 진짜 지옥
한마루 2016.10.20 21:07:31
▣ 급증하고 있는 지구의 인구, 하지만 지구의 자원은 무한대가 아닙니다
때문에 계속해서 오염되고 파괴되는 현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는 현실
급속도로 증가해가고 있는 지구의 인구, 하지만 생존에 필수적인 자원들은 무한대가 아닙니다. 특히 현재 인류 문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의 경우에는 머지 않은 미래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지구 지면의 약70%가 바다로 덮여 있지만 '물' 역시 결코 풍족한 자원이 아닙니다. 이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비롯되는 문제 등등 현재 지구의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여기저기서 표출되고 있기도 한데 인간에 의해 무분별하게 파괴되는 자연의 자정 활동이 파괴되는 속도에 비해 현저히 느리기 때문에 점점 더 오염되고 녹색빛을 잃어가고 있는 지구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들은 인간을 가리켜 '지구의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그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조브리스트 박사'의 급진적인 주장
그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주장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그의 계획은 '흑사병 바이러스'를 통해 지구의 인구를 10%만 남긴다는 것
그런데 <인페르노>의 '조브리스트 박사'(벤 포스터)가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지구의 현재 상황에서부터 비롯하는 것입니다. 그의 급진적인 주장에 따르면 지구의 인구가 10억이 되기까진 10만년이 걸렸지만 그 두배가 되기까진 100년, 그리고 또 거기서 두배는 50년으로 점점 그 주기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지구는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든지 '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물론 그의 말에도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21세기형 '흑사병'으로 지구 인구의 95%를 제거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대단히 참혹한 발상은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급박한 위기 상황에 처했기에, 자신이 그 일과 깊숙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됐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교수는 세상이 지옥으로 빠져드는 대참사를 막아야만 했습니다.
▣ 세상이 지옥으로 빠져드는 대참사를 막아야만 했던 로버트 랭던
그는 '보티첼리의 지옥도'에서 얻은 단서를 토대로 거대한 음모의 실체에 다가가고
그의 곁에는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 의사 '시에나'가 함께 합니다
피렌체의 어느 병원에서 깨어나는 랭던 박사. 그는 지난 이틀간의 기억을 잃어버렸을만큼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를 깨닫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자신을 공격하는 정체불명의 누군가로부터 도망쳐야 했고 이런 랭던의 곁에는 그를 적극적으로 돕는 병원의 의사 '시에나'(펠리시티 존스)가 함께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외투에서 발견한 실린더 내의 단서를 통해 엄청난 음모의 존재를 알게 되고, 거기서 얻은 단서를 바탕으로 그 실체에 조금씩 다가감과 동시에 자신을 쫓는 이들로부터 몸을 피해야만 했습니다.
다빈치의 그림 '최후의 만찬'과 '모나리자'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가는 과정이었던 <다빈치 코드>, 그리고 '일루미나티'라는 음모론속 존재들의 바티칸 파괴 계획을 막음과 동시에 교황청의 음모를 파헤쳤던 <천사와 악마>에 이어 이번 <인페르노>의 이야기는 '단테'의 [신곡]과 '보티첼리'의 [지옥도]에서 비롯합니다. 특히 첫번째 단서가 숨겨져 있던 보티첼리의 [지옥도]에 숨겨져 있는 기호들을 찾아내고 해석하는 과정은 <다빈치 코드>의 비슷한 장면들이 연상될만큼 흥미로웠던 것으로 또 한번 랭던 교수가 맞춰갈 '퍼즐'을 함께 즐길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 전작들만큼 짜임새 있는 퍼즐 풀이의 재미를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전작들과 차별화를 두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극적 긴장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로버트 랭던의 중년 로맨스가 더 부각되기도..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작품 <인페르노>는 대단히 거대한 음모를 바탕으로 피렌체에서 시작하여 베니스, 이스탄불을 로케하고 있지만 짜임새있는 퍼즐 풀이를 통해 물음표를 해소해가는 재미는 크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랭던을 쫓는 두 무리의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그들의 존재감과 역할도 충분치 못했으며 때문에 단테의 신곡과 보티첼리의 지옥도를 등장시키면서 현실에서 펼쳐질지도 모를 '지옥도'를 이야기하지만 그런 대단한 계획과는 달리 다소 허술하고 쉽게 쉽게 진행되어가는 과정들로 인해 그 끝은 다소 미약하게 느껴지는, 다시 말해 다소 용두사미처럼 보이던 영화 <인페르노>였습니다. 다만 이런 그들의 급진적인 주장은 잘못된 신념을 가진 인간으로 인해 언젠가는 초래될 수 있는 진짜 지옥을 경고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물론 이런 모습이 기존의 시리즈와는 다른 차별화를 두려는 시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랭던에게는 전작들과 달리 '지워져버린 기억'으로 인해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에서도 제약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그 지워진 기억 속의 이야기가 조금씩 되살아나면서 결합되던 사건의 본 모습 역시 전작들만큼 극적 긴장감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행동 보다는 말'이 위주가 되던 상황들 역시 다소 아쉬움을 선사해주는 것이기도 했는데 때문에 댄 브라운의 원작을 영화로 옮긴 전작들과 달리 로버트 랭던의 '중년 로맨스' 느낌이 더 크게 들었던 <인페르노>였습니다.
▣ 열심히 뛰고 구르고 얻어맞기도 하는 등 고생 많으셨을 톰 행크스
그리고 역시 돋보이는 한스 짐머의 음악까지 !
하지만 이제 뛰는 것도 다소 힘겨워 보이시던 톰 행크스 아재였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리고 구르고 넘어지며 얻어맞기도 하는 등 육체적으로도 고생 많으셨을 것 같은 로버트 랭던을 소화한 그의 연기는 여전히 돋보였고, 언급했듯이 '피렌체'와 '베니스', 그리고 '이스탄불'을 로케하면서 유명한 사적지들을 담아내고 있었던 영상만큼은 인상적인 영화 <인페르노>였습니다. 또한 이 시리즈와는 뗄레야 뗄 수가 없는 '한스 짐머'의 음악도 듣기 좋은 것이었고요. 특히 그 유명한 'Chevaliers de Sangreal'('다빈치 코드'의 엔딩 음악)를 극장에서 들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다시 들어도 참 좋은 음악이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