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인 디 스카이> 영어로 eye in the sky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떠 올린 것은 감시 카메라였다. 하늘이라고 표현하니 인공위성을 통해 감시하는 이야기인가했다. 예상대로 영화는 인공위성을 통해 감시하고 추적한 다음에 작전을 짜 실행하는 영화였다. 심각한 영화라 생각했는데 무척이나 흥미진지하고 박진감 넘치며 긴장감이 돋는 영화였다. 딱히 대단히 엄청난 자본이 들어갔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럼에도 영화는 치밀하고 최첨단처럼 보이고 손에 땀을 쥐며 보게 만든다. 시작하자마자 케냐가 나오고 영어가 아닌 아랍어로 떠드는 화면이다. 어느 여자 아이가 집에서 만든 커다란 빵을 골목 앞 어느 집 탁자 위에서 판매한다. 그런 후 캐서린 파월(헬렌 미렌)대령이 나온다. 그는 몇 년 동안 테러리스트를 쫓던 인물이다.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아프리타 테러 위험인물 2,4,5위 인물이 한 자리에 모인 장소를 발견한다.

이들은 위험인물이지만 국적이 영국과 미국이다. 이들은 몇몇 테러를 일으킨 대상자로 주목했던 인물들이라 이번에 생포작전을 펼치려 한다. 총 지휘는 영국에서 진행하고 미국에서 드론을 띄워 감시하고 위험할 때 무엇인가 조치를 취하기로 되어있다. 인공위성으로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지만 하늘에서 보는 것이라 한계는 있다. 그들이 하늘을 보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정보 파악은 힘들다.

영국 정부와 케냐 정부에서 합작해서 이들을 근접으로 접근할 감시카메라를 장착한 새와 곤충 드론이 있다. 근처 봉고에서 조정을 한다. 드디어 모든 인물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확실한 파악을 끝낸 후 이들을 생포하려 했지만 테러리스트들은 현재 자살 테러를 준비중이었다. 생포하기 힘들다고 파악되어 드론을 이용한 폭탄으로 제거하려 한다. 생포가 아닌 제거로 작전이 변경되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

타 국가에서 사람을 함부로 죽인다는 책임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불법적인 일이라 영국 관료들과 장군은 서로 설왕설래다. 캐서린 파월 대령은 오랫동안 추적한 테러리스트라며 제거를 주장한다. 인권문제와 외교문제까지 결부되며 다들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다른 관료를 찾는다. 법무장관은 법적인 문제를 외교장관은 외교문제를 총리 대신 참석한 인물은 인권문제를 장군은 제거에 집중한다.

지금까지 드론으로 감시만 하던 미국 군인은 처음으로 폭탄으로 대상자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우물쭈물하는 새 미국에서는 제거하라고 강하게 요구한다. 영화가 영국영화라 그런지 영국은 계속 인권문제를 살펴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미국은 그딴 것 없이 오로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희생이 좀 생기더라도 더 큰 피해를 막기위해 더 이상 토론하지 말고 제거하라고 압박한다.

드디어 제거를 선택하는데 갑자기 아이가 제거 대상 집 앞에서 빵을 팔기 시작한다.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다시 설정하라고 한다. 드론이 테러리스트가 모여있는 곳을 화면으로 보여주기 위해 접근하고 살피는 장면에서 긴장감은 최고에 달한다. 걸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에 압도당한다. 곤충 드론을 조정하던 요원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빵을 대량으로 구입하다 발각되고 피하는데 아이는 그 빵을 주워 다시 팔기 시작한다.

자살 테러를 막는 것이 우선인지 아이를 희생시키지 않는 것이 우선인지 또 다시 서로 책임을 떠 넘긴다. 이들이 두려운 것은 아이의 죽음보다 아이가 죽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었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여부였다. 후폭풍으로 인해 자신들의 정당성도 훼손당하고 역풍을 받을까봐 곤란해 한다. 책임을 지고 테러리스트를 제거하려던 캐서린 파월 대령은 모든 걸 제거에 집중하며 모든 데이터마저 유리하도록 설정하려 노력한다.

이런 과정이 상당히 흥미진지하다. 현장에 있는 요원들은 목숨을 걸고 작전을 펼치는데 전부 - 어쩔 수 없지만 - 케냐인들이다. 이들은 딱히 주체적이지 못하고 작전 명령을 따른다. 오로지 화면만으로 현장을 지켜보면 지시를 내리는 영국과 미국과 케냐군은 현장의 급박한 상황에 계속 난상토론을 할 뿐이다. 직접 폭탄을 투하해야하는 미군은 무척 망설인다. 비록 화면상으로만 실행하는 작전이라해도 생명을 없애는 일이다. 군인이라 할지라도.

이런 다양한 요소들이 결부되며 영화는 흥미진지하게 펼쳐진다. 한국같으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한다는 너무 당연하 명제 앞에 즉시 드론으로 폭탄투하를 했을 것이라는 내 생각은 아마도 맞을 듯하다. 나도 영화를 보며 아예 초기에 빨리 투하하면 될텐데라는 생각을  할 정도니. 우리는 너무 국가라는 큰 대의 앞에 개인과 소수가 희생되는 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화가 너무 조용히 개봉했다 사라져서 좀 아쉽다. 내용이 괜찮은데 사람들이 이런 영화가 있었는지조차 잘 몰랐을 경우가 태반이었을테니. 하긴, <스포트라이트>도 상당히 좋은 영화였지만 조용히 몇몇 사람에게 선택되었고 그나마 <위플래쉬>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의외로 박진감 넘치고 집중하며 봤던 영화다.

영화 처음에 나오는
"전쟁의 첫번째 희생자는 진실이다 - 아이스킬로스"
문구가 마지막에 다시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