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 눈에 훤히 보이는 허술한 트릭
한마루 2016.07.21 16: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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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이 어디있나? 모르는 사실은 포장하기 나름이야 "
< ▲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남편 '도준'(김태훈)과 남편 곁의 아내 '영애'(강예원)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큰 사랑을 받습니다 >
<트릭>은 어떤 영화인가? <트릭>은 이창열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데뷔작으로 영화에서 말기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남자 '도준'은 김태훈 배우가, 그런 남편의 곁을 지키는 아내 '영애'는 강예원 배우가, 이들 부부의 모습를 담아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 '석진'은 이정진 배우가 맡아서 이 시대의 '시청률 지상주의'에서 비롯되는 폐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시청률에만 목을 메는 잘못된 언론 기관의 행태
이는 다양한 작품들에서 이야기됐었는데 <트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 ▲ 시청률 고공행진중이던 프로그램 '병상일기' >
오로지 시청률에만 목을 메는 잘못된 언론 기관의 형태들을 통해 '잘못된 사실이 어떻게 진실로 변해가는가'를 이야기하던 <특종 : 량첸 살인기>, 하나의 살인사건과 거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해 '시청률'이 최우선의 가치가 되고 있는 현 시대 황색 저널리즘의 어두운 단면을 담아냈던 <백설공주 살인사건>, 지역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위험에 대해 불안감을 조장하고 그 공포심을 이용해서 시청률을 올리는 것에 급급했던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 <나이트 크롤러> 등등 국내외 모두 언론의 잘못된 행태들을 담아내는 작품들은 '시청률'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작품 <트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말기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편 '도준'과 아내 '영애'의 모습을 담아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병상일기]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습니다
< ▲ 방송이 이어질수록 조금씩 '방송의 맛'을 알아가는 것 같았던 '영애'(강예원) >
국민들의 '알 권리'가 아닌 온전히 '시청률'이 최우선의 가치가 되어 있는 현실, 때문에 어떻게든 더 자극적이고 더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들이 경쟁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트릭> 속의 '이석진 PD'(이정진)는 급기야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편과 그 아내의 모습을 '병상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담아내고 있었고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남편과 그런 남편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지 않은 아내의 애틋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면서 매주 시청률이 4%씩 이상 상승할만큼 승승장구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석진 PD가 말하기를 '모르는 사실은 포장하면 되는 것'이었고 일반 시청자들은 그런 사실을 알리가 없을테니까요.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도 같습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애국가 시청률도 나오기 어려울 정도의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40%가 넘는 범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하니 괴리감만 생기는..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프로그램 촬영 현장'은 굉장히 아쉬운 모습입니다
< ▲ 부부가 대부분 이러고 있는데 시청률 40%? 감독님 어디 1900년대 살다 오셨나..
요즘 영화에서도 이렇게 온전히 신파로 가면 인기를 못끄는데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내용이 40%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
이처럼 <트릭>은 방송국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시청률에 목을 메는 현실과 그런 현실에서 비롯되는 과한 욕심과 잘못된 선택들,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의 시청 윤리까지 담아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일단 시청률 40%가 넘을만큼 사회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던 프로그램 '병상일기'가 전혀 그렇게 보이지가 않는 함정이 있습니다. 오로지 극중 그들의 말과 단순 자막으로 표시되고 있었던 시청률은 매주 급상승하지만 그런 사회의 분위기는 전혀 체감 되지 않고 결정적으로 영화 대부분의 이야기를 차지 하고 있었던 '프로그램 제작 과정'이 굉장히 늘어지고 루즈하게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에 '과연 이 프로그램이 그런 인기를 끌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단순화된 수치로는 범국민적인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 엄청난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보이는 프로그램의 모습은 애국가 시청률도 나오기 힘들어 보이는 괴리감이랄까요? 이렇듯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프로그램 촬영 현장'의 모습은 굉장히 아쉬울 따름입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세상과 그런 세상에 일조하고 있는 모두에게 날리는
한방의 쾌감을 선사하려고 하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허술한 트릭으로는 불가능합니다
< ▲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웠지만 그 캐릭터는 굉장한 무리수였던 '희경'(이희진) >
또한 이야기 속에 넣어놓고 있었던 '트릭'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있는 세상과 그런 세상에 일조하고 있는 모두에게 날리는 한방의 쾌감을 선사하려고 했지만 그런 시도와는 달리 노골적으로 반전에 대한 힌트를 암시하고 있었던 <트릭>의 장치는 눈에 뻔히 보이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러닝타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눈치를 챌 수 있었을 정도로 허술했기 때문에 '설마'했었지만 끝내 '진짜'가 되어 있는 이야기에선 아무런 극적 쾌감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죠. 게다가 무리수로 느껴질 정도의 부실한 장치와 설정들로 구성되어 있었던 이야기의 흐름은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였구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의 흐름에 그저 끼워 맞춰져만 있었던 모든 캐릭터들 역시 전혀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던 영화 <트릭>은 분명 유의미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는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