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범한 사람도 사랑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하는데

내 남편은 평범한 사람이 아냐 "

< ▲ 익숙한 '타잔'과 '제인'의 이야기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

<레전드 오브 타잔>은 어떤 영화인가? 1914년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소설 [유인원 타잔]이 발표된 이후로 상당히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진 '타잔'의 이야기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작품 <레전드 오브 타잔>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부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까지의 연출을 맡았던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신작으로 '타잔'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연기하고 그의 운명적인 여인 '제인'은 '마고 로비'가 연기합니다.

헐벗은 몸으로 밀림을 누비는 익숙한 '타잔'의 모습이 아니라

잘빠진 수트차림과 '그레이스토크'란 이름으로 살고 있는 남자에게서 시작되는 이야기

< ▲ 빤스 한장 입고 다니는 짐승남이 아니라 커피를 즐기던 차도남이 되어있는 '타잔' >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거나 봤을 타잔 놀이와 만화 덕분에 상당히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타잔'은 그동안 수많은 형태의 작품들로 만들어져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원작 소설 [유인원 타잔]은 백인 우월주의와 제국주의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작품이기도 하죠. 때문에 영화로 옮겨진 <레전드 오브 타잔>은 원작 소설과는 다른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헐벗은 몸으로 밀림을 누비는 익숙한 타잔의 모습이 아니라 잘빠진 수트차림의 '그레이스토크'(알렉산더 스카스가드)란 이름으로 살고 있는, 이미 세상에 온전히 적응했고 '타잔'이라고 불리는걸 좋아하지 않았던 그에게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죠.

자신의 고향과도 다름없었던 '콩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유린의 실태를

그저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다시 그 곳으로 향하게 되는 타잔과 제인

< ▲ 하지만 타잔이 조용히 살도록 놔두지를 않는데.. >

그렇게 이제는 '도시인'이 다되어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레이스토크가 '타잔'이란 이름의 밀림의 왕이었단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때문에 벨기에의 국왕 '레오폴드'는 그레이스토크가 그의 고향이자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콩고의 개선된 환경들을 세상에 소개해주길 바랬지만 그 제안은 거절당합니다. 그는 이제 '타잔'이 아니라 그저 사랑하는 아내 '제인'(마고 로비)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평범한 사람이 되길 원했으니까요. 하지만 미국의 외교관이라고 밝힌 '윌리엄스'(사무엘 L. 잭슨)로부터 콩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 유린의 실태를 듣게 되는 그는 그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콩고에서 착취 당하고 있었던 이들은 그의 가족들과도 같았기에 지켜야만 하는 존재들이었던 것인데 때문에 그레이스토크, 아니 타잔은 제인과 함께 다시 콩고로 향하게 됩니다.

원작에서 굉장히 비판받는 부분을 완전히 뒤집는 시도를 보인 <레전드 오브 타잔>

하지만 영화가 설정하고 있는 캐릭터를 활용함에 있어서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 ▲ '타잔' 캐릭터의 아쉬움을 보완해주고 있었던 '윌리엄스'(사무엘 L. 잭슨)

하지만 그 시도가 온전히 성공적으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

이처럼 <레전드 오브 타잔>은 원작에서 굉장히 비판받았던 부분들을 완전히 뒤집는 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작품속 '타잔'은 서구 열강 제국주의에 짓밟힐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을 지켜주는 '히어로'임과 동시에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무차별적인 파괴를 일삼기도 했던 오만한 인간들을 응징하려는 자연의 수호자와도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었던 것인데 하지만 이렇게 설정은 되고 있었던 '타잔' 캐릭터를 활용함에 있어서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그에게는 서구 제국주의에 대한 반발, 혹은 응징과 같은 거창한 명분보다는 사랑하는 여인 제인을 납치하고 가족과도 같은 부족의 족장을 죽인 '롬'(크리스토퍼 왈츠)에 대한 온전한 복수심만이 자리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타잔'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이 '제인'이긴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영화가 담아내고 표현하려는 이야기와 캐릭터 사이에서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던 것이죠. 그래서 인디언들을 학살했던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싶었기에 타잔과 함께 하게 되는 '윌리엄스'를 위치시키고 그가 전하는 말들을 통해 캐릭터상의 부족함을 보완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지만 그 시도 역시 온전히 성공적으로 느껴지진 않습니다.

떼어놓고 보면 멋진 장면들이 많지만

그것이 결합된 결과물이 크게 돋보이진 않습니다

< ▲ 떼놓고 보면 멋진 장면들은 많은 영화지만, 그 결과물이 크게 흥미롭진 않습니다 >

게다가 제인을 납치한 롬과 그런 롬으로부터 제인을 구해야만 했던 타잔 사이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서의 재미도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이었고 이게 가장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조금씩 템포를 끌어올리려고 하면, 자꾸만 과거로 돌아가버리면서 이야기의 템포를 스스로 죽이기도 하구요. 때문에 제법 사실적으로 구현되고 있었던 밀림 풍광의 장면 장면들은 멋지고 그 속에 존재하는, 마치 <정글북>이 연상되기도 하던 각종 동물들의 모습이 돋보이긴 하지만 이런 보기 좋은 씬들만으로는 온전히 재밌는 '영화'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따로 떼어놓고 보면 '보기에는' 멋진 장면들이 많지만 그것이 결합된 결과물은 크게 돋보이진 않았달까요? 다만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았고 온전히 '타잔'에게 의존하려고만 하지 않는 '제인'만큼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 제인을 연기한 배우가 '마고 로비' 였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