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글을 보고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학대를 받다가 도망치듯 떠난 미국에서 잠시 거머쥐었던 행복을 시기하듯 다시 찾아온 시련에 주인공 마후유는 어떻게 맞대응을 하게 될지 궁금했다. 그런데.. 정말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마후유의 인생은 시련 그 자체였다. 누군가가 한번 겪을까 싶은 일들이 죄다 그녀에게 찾아가는 듯 보였다. 그런 일들을 겪어내고도 반듯하게 자란 그녀의 모습은 놀랍고 대견했다. 물론 누군가에게 마음을 온전히 다 열지 못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깊은 상처를 속에 간직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만일 내가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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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후유. 그녀는 아버지의 자살을 눈앞에서 목격했고 아버지의 죽음 이후 시작된 어머지의 온갖 학대 속에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다. 18살에 도망치듯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뉴욕으로 떠나온 마후유는 그곳에서 그녀 인생의 한 줄기 빛과 같은 10살 연상의 연인 랠리와 만나게 된다. 첫번째 결혼에 실패한 그에게는 어린 아들 팀이 있었다. 깊은 이해심과 배려로 온전히 그녀를 사랑해주는 남자 랠리. 그는 마음을 열고 싶어는 하는데, 그 방법을 몰라 헤매는 그녀에게 정신과 상담을 제안했고, 처음엔 화를 내던 마후유는 그가 자신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제안했다는 것을 느끼고 상담을 받기로 한다. 그렇게 시작된 상담을 통해 마후유는 조금씩 깊이 감춰놓았던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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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번의 상담을 받았지만, 아직은 크게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 다만, 한걸음 내딛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런 그녀에게 랠리는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제안을 하나 해온다. 바로 프로포즈를 한 것!! 아직도 어린시절 어머니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후유였지만, 랠리의 큰 사랑과 그에 대한 자신의 믿음으로 함께 극복해 나가기로 약속한다. 한편 랠리의 어린 아들 팀 역시 엄마에게 학대를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신혼 초 학교 일로 바빠 가정일에 소홀히 했던 랠리를 견디지 못했던 아이 엄마가 옷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부분을 때리고 꼬집어 아이 몸에 온통 멍과 상처를 만들었던 것이다. 학대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아이의 행동으로 나타났고, 마후유는 그런 팀을 인내심을 가지고 팀의 마음을 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드디어 팀이 그녀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또 한번 아동학대의 손길이 팀에게 뻗어온다.

아동학대의 기억은 성인이 되어서도 마음 속 깊은 상처로 각인이 되고,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때문에 아동학대는 절대 벌어져서는 안되는 범죄 중 하나이다. 하지만, 곳곳에서 많은 아이들이 아동학대에 노출되어 있고, 도움을 받는 아이들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것은 마후유처럼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 아이들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나마 마후유처럼 올곧게 자라주면 다행.. 자신의 어린시절의 학대 경험을 고스란히 자신의 아이에게 대물림 하거나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이로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무거웠다. 그저 사랑받고 행복해야할 아이들의 어린시절을 빼앗는 못된 어른들은 언제쯤 사라질까? 간신히 찾은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긴 마후유지만 다시 한번 그것을 극복해내려는 그녀의 의지와 용기는 깊은 감동을 남긴다.

날개

작가

무라야마 유카

출판

예문사

발매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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