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 순수하고 서정적인 사랑을 그리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될 뻔 했지만..
한마루 2016.05.26 22:50:49
★★★
" 제가 아저씨에게 정말 고마워 한다는거 기억해 주세요 "
< ▲ 새로운 꿈을 꿈꾸며 '러시아'에서 한국의 '정읍'으로 오게 되는 '레나'(박기림) >
<레나>는 어떤 영화인가? <레나>는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여인 '레나'(박기림)와 농촌의 순박한 남자 '순구'(김재만)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으로 아름다운 곳 '정읍'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김도원' 감독은 연출에, '레나' 역을 맡은 배우 '박기림'씨는 연기에 데뷔하고 있습니다. 5월 26일 개봉작, 시사회를 통해 먼저 관람했습니다.
아픈 상처를 갖고 있던 남자 '순구'는 다시 같은 상처를 입을까봐 두렵습니다
그러나 맑고 순수한 웃음의 '레나'를 꼭 곁에 두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가면서
가까이 다가서려고 하지만 그러면 또 예전의 그녀처럼 멀어질까 걱정하기도 했던..
< ▲ 자신에게 온 '레나'(박기림)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졌던 '순구'(김재만)
하지만 또 같은 상처를 입게 될까봐 두렵기도 했던 그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 >
정읍의 조용한 마을에서 녹차를 재배하고 있던 '순구'(김재만)는 러시아에서 온 '레나'(박기림)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하지만 1년 전에 그렇게 맞아들였던 아내가 오자마자 도망가 버린 상처를 갖고 있었던 순구는 레나에게서 같은 상처를 다시 입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맑고 순수한 웃음으로 마음을 사로잡은 레나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으면서도 그러면 또 예전의 그녀처럼 멀어지게 될까 봐 두려워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망설였던 순구, 하지만 레나의 진심을 조금씩 느끼게 되면서 그녀만큼은 꼭 곁에 두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가는데 그럼에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던 순구의 행동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물론 그가 그렇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알 수 있었고 순수한 그의 진심 역시 풋풋하게 느껴지는 것이긴 했지만 마음과는 달랐던 그의 행동에 모두 온전히 공감을 할 수는 없었던 것이죠.
한국에 와서 만나게 되는 '순구'는 너무나도 착한 사람이었고
레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순구에게 조금 더 다가서지는 못하는데..
< ▲ 부모님이 묻혀 있는 곳의 '흙'이나마 한국에 묻어드리고 싶었던 그녀 >
한편 고려인, 즉 '까레이스키'라고도 불리는 '레나'는 저 먼 러시아 땅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인물로 스스로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서류상의 그녀는 분명 '러시아인'입니다. 때문에 그녀는 러시아에서도, 한국에서도 자아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온전한 소속감 역시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돌아가신 부모님이 묻힌 곳의 '흙'이나마 한국에 묻어드리고 싶어서 한국행을 선택한 것이었겠죠. 그런데 그렇게 도착한 한국에서 만난 '순구'는 너무나도 착한 사람이었고 '아저씨'라고 불렀던 '순구'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 순구에게 조금 더 다가서진 못 합니다. 자신의 아픈 몸이 어쩌면 그 착한 아저씨에게 어쩌면 짐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느낀 것일지도..
서로를 소중하게 여겼고 서로에 대한 마음은 분명히 있었지만
조금 더 다가서진 못 했던 두 사람의 순수하고 서정적인 '사랑'의 감정들
정읍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는 영화 <레나>
< ▲ 아름다운 '정읍' 배경의 영상들은 상당히 서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
이처럼 <레나>는 서로를 소중하게 여겼고 서로에 대한 마음은 분명히 있었지만 조금 더 다가서진 못 했던 두 사람의 순수하고 서정적인 '사랑'의 감정이 정읍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탕으로 그려지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시대의 다소 자극적이고 인스턴트식의 사랑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선물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었으면서도 그녀가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던 순구와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그곳의 경치와 아저씨의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기록하여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던 레나의 마음은 분명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두 사람'이 아닌 주위 사람들의 활용은 상당히 아쉽고 서투르게 느껴집니다
때문에 담아내는 이야기가 온전히 아름답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레나>
< ▲ 하지만 '레나'와 '순구'의 주변에 위치하던 다른 인물들의 활용은 많이 아쉽습니다 >
하지만 이런 사랑의 감정들이 진하게, 그리고 온전히 와 닿지는 않는 아쉬움도 공존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쉬움의 이유로는 두 사람의 주위에 존재하던 '주변 인물들'의 활용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순구와 레나, 두 사람의 감정만큼은 분명 서로에게 충실한 것이었고 그 둘이 함께 하는 모습만큼은 풋풋하게 느껴질 만큼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었지만, 두 사람 사이의 장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던 여러 인물들의 활용은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서투르게 느껴지면서 순구와 레나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가 온전히 아름답게 느껴지기보다는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었고, 레나가 '그 곳에서도 쉴 곳은 없다'라고 여기게 되던 과정 역시 투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온전히 두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 없는 느낌이기도 했던 <레나>, 다만 작품에서 '레나'를 연기한 신예 배우 '박기림'만큼은 상당히 풋풋한 매력을 풍기더군요.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