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어화>라는 제목의 뜻부터, 보기전부터 <해어화>인지 <헤어화>인지 헷갈린건 물론, 무슨 뜻인지도 보면서 알았습니다.

<解語花>, 그대로 풀이하면서 극중 나온 말로는 <말을 알아듣는 꽃>, 즉 극중에서는 '기생'을 뜻하는듯하면서,춤과 노래, 예술에 능한 미인이자 결국 <대성권번>이라는 기생학교에서 살아남기위한 아름다운 꽃들의 비극적인 얘기를 다룬 제목인데요.

의외로, 좋았던 부분 

인상적이었던 OST와 비주얼/영상.

하지만, 영화 의외로 비주얼적인 때깔이 좋더군요. 1943년, 경성 시대의 재현이나 등장인물들의 의상 등 의외로 영상/비주얼적인 부분에 투자한 영화였습니다. 듣기로는 90억 이상 제작비가 들고, 손익분기점이 300만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돈이 많이 들었구나..하면서도, 너무 많이 든거 아냐? 어떻게 메꿀려고..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 다음으로 마음에 든건 바로 <노래 /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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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론 <목포의 눈물>을 부른 유명가수 이난영 역할을 맡은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나, 실제로 어느정도 불렀는지 모르겠으나, <조선의 마음><사랑,거짓말> 등 천우희나 한효주의 녹음된 부분의 노래들은 꽤 들을만하더군요. 그 시대에 노래들이 대부분 약간은 간드러지고, 듣기좋은 템포의 노래들이라 노래 듣는 재미도 의외로 있었습니다.

영화가 대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개인적으론 딱 중반까지였는데요.

천우희 (연희)와 한효주 (정소율)이 알콩달콩 우정도 나누고, 기생으로의 꿈과 자신의 꿈, 등 키워나가며 아름다운 비주얼과 OST가 흘러나올때까진 나름 몰입해서 보았는데...

 

중반이후 한효주가 <아내의 유혹 민소희 경성 ver.>으로 거듭나면서, 약간 이야기가 진부해지고, 아침막장드라마 되는것 같고, 대충 결말도 예상되고.. 이러면서 시들해지더군요.

무엇보다도 얘기상 후반이 더 아찔(?)하고 재밌어야할 것 같은데, 한효주의 악녀 역할이 약했나요? 아니면, 천우희나 유연석 캐릭터나 모두 지지부진한 느낌이어서 그랬을까요? 뒤로 갈수록 예쁜 그림과 꿈과 희망을 그리던 전반부에 비해, 확실히 통속적이고 긴장감이 떨어지는게 느껴지더군요.

<경성기생 ver. 아내의 유혹>과 같은 통속적인 시나리오였는데, 처음엔 괜찮은 비주얼/영상/OST로 좀 사로잡다가, 후반에 가서 역시 그 진부한 이야기에 함께 침몰되어가면서 힘을 잃은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최근 같이 개봉한 <시간이탈자>의 주체못할 이야기나 <헌츠맨>의 무덤덤한 재미보단, 결국 도긴개긴이긴 하지만, <해어화>가 그래도 조금이나마 더 볼만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