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아레스3탐사대는 화성을 탐사하던 중 모래폭풍을 만나고 팀원 마크 와트니가 사망했다고 판단,

그를 남기고 떠난다.

극적으로 생존한 마크 와트니는 남은 식량과 기발한 재치로 화성에서 살아남을 방법을 찾으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려 노력한다.

마침내,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지구에 알리게 된 마크 와트니

NASA는 총력을 기울여 마크 와트니를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아레스 3 탐사대 또한 그를 구출하기 위해 그들만의 방법을 찾게 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2885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2868

원작 ‘마션’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영화 ‘마션’이 특별히 멍청하게만 만들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나쁜 결과물이 되진 않(았)을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만든 이들이 전혀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워낙 탄탄한 줄거리와 재미 그리고 여러 장점들이 많은 작품이기 때문에 잘 정리해서 만들기만 한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작품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마션’은 원작을 잘 정리하고 나무랄 점이 별로 없는 작품으로 완성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생각처럼 쉽진 않은 일이기 때문에 너무 당연스럽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영화 ‘마션’의 장점은 너무 잘 영화로 옮겨냈다는 점부터 칭찬해야 하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곧잘 비교하게 되는 ‘그래비티’에 비해서 영화적인 완성을 우선 생각하고 있고 감독의 야심을 덜 앞세운 작품인 것 같고, ‘인터스텔라’에 비해서 현실에 머물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거대한 규모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인 소박함이랄까?) 그것들과는 다른 어딘가에 놓여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가장 헐리우드스러운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그게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평가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시대를 앞서나간 작품을 만들었고 새로운 지평으로 올라선 작품을 만들었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제는 어떤 새로움과 앞선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안정감 있는 작품으로 완성했다는 것에 대해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재능이 폭발하던 감독에서 능수능란하게 완성시키는 감독이 되어버렸다는 점을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떤 차이를 생각할 수 있을까?

나쁠 것은 없고 아쉬울 것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것이 더 낫다고 말하기에는 좀 머뭇거려지게 된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어떤 결과물이든 둘 다 최선을 다했고 나쁘지 않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리들리 스콧은 젊은 시절의 영감으로 가득한 작품으로도 지금의 안정감 있는 완성도를 보여주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감독으로도 존중받아야 할 감독일 것이다.

어느 정도 현실적인 미래세계의 로빈슨 크루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 현실적인 미래세계의 ‘캐스트 어웨이’가 좀 더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마션’은 ‘마션’ 나름대로 고립감과 두려움보다는 다른 접근을 보여주고 있고,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좀 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내고 있고 절망감보다는 긍정을 그리고 낙관을 우리들에게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원작도 마찬가지지만 영화 또한 그런 전체적인 분위기와 정서를 만들려고 하고 있고 그것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우면서도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즐기게 하는 것 같다.

단, 디스코는 적극적으로 피해야 할 것이지만.

그런 점에서 ‘마션’은 접근 자체가 무척 특이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우선 들게 되기는 하지만 유쾌하고 낙천적이면서 웃음을 잃지 않는, 비극적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 상황 속에서 해결을 모색하고 가능성을 찾으려고 애쓰는 과정을 무척 자연스럽고 납득되도록 만든다는 점이 놀라움을 안겨주는 것 같다.

비관으로만 가득한 시대에서 어떤 긍정을, 해결 가능성을 찾으려는 시도와 접근과 입장이 얼마나 생소하면서 진취적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있는가? 우리는 조금은 다른 기분을 갖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실을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좀 더 심각하면서도 웃도록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원작에서 다뤄지는 사건 진행을 대부분 그대로 따르고 있고, 좀 더 순서대로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안정감 있게 영화로 원작을 구현-재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런 영화로 옮겨내는 과정 속에서 영화적인 한계(기술, 시간 등등)를 감안하면서 이야기는 적당하게 다듬어지고 있는데, 되도록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으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기는 하지만 (다시 말해서 영화적으로 다듬고 있지만) 심각한 수준으로 다듬거나 제외시키진 않고 있기 때문에 원작을 즐겁게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통해서도 원작과 마찬가지의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 같다.

좀 더 상세하게 과학적인 내용들을 알려주거나

조적-정치적인 힘겨루기에 대해서 다뤄주길 바란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에서 다뤄진 수준 그대로 다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그러기를 바란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영화에서 다뤄지고 있는 수준이 아주 아쉬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원작을 읽은 사람으로서는 영화로 잘 옮겨내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게 되는 것 같다.

사고로 인해서 낙오하게 된(홀로 고립되게 된) 한 남성-사람과

그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어떤 갖은 노력들을 기울이게 되는지를

그런 남성을 구하기 위해서 국가-조직-과학은 어떤 최선을 다하게 되는지를

미래세계 그리고 화성을 배경으로 ‘마션’은 아주 단순한 상황과 해결과정을 무척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으면서 겸손히 상업-대중영화에서 머물려고 하면서도 그 과정을 다뤄내는 이야기 자체가 만들어내는 흥미로움과 의미심장함 때문에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지켜보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화성이라는 배경-조건 때문에 그 갖은 노력을 좀 더 인상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한 개인-사람-남성의 노력이 더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살려내기 위한 노력을, 한 생명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쏟아내게 되는지를 지켜보며 우리가 속한 사회는 얼마나 그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반대로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아울러 살기위해서 얼마나 치열한 고민과 별의별 생각들을 쏟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삶도 죽음도 그저 장난처럼 가볍게 되어버린 세상에서 살고자 별짓을 다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면서도 반대로 진지함을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중을 찾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션’은 시대착오적인 작품처럼 느껴지면서도 시대를 돌파하고 시대를 뛰어넘게 되는 작품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혹은 시대를 아예 무시하고 박살내는 작품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의 시대정신을 걷어차고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옹호하고 호의적인 평가라는 것을 알지만 무척 마음에 든다.

영화가 꼭 현실을 일정하게 반영하거나 현실에 무언가를 제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를 통해서 현실을 생각하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

‘마션’이 갖고 있는 영화적인 재미와 즐거움, 유쾌함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진 않고 있고 기대한 수준에서 안정감 있고 적당한-적절한 방식으로 재미와 감동 그리고 긴박감과 여운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2015년을 대표하는 상업-대중영화 이상의 평가를 받지는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마션’은 그 모험담 속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잊지 말아야 하고 새겨야만 할 것들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고 다시금 깨닫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작품이고 유익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맞는 말을 재미난 방식으로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들려주고 있다.

잘하는 것 아닌가?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즐긴 다음에 음미하고 곱씹을 것들을 찾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놓친다면 놓친 잘못은 순전히 우리들에게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마션’은 과학에 대한 단순한 연애편지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 : 우주를 배경으로 할 때 데이빗 보위 이상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래도 쉽게 생각나진 않을 것 같다. 그는 언제가지나 우주에서 들려질 것 같은 음악을 만들어낸 사람이 될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데이빗 보위는 그 어떤 (음악과 관련한) 이들보다도 높게 평가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