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핵무기 전쟁의 공포가 최고조에 오른 1957년, 보험 전문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은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의 변호를 맡게 된다. 당시 미국에선 전기기술자 로젠버그 부부가 원자폭탄 제조 기술을 소련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간첩죄로 사형된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반공운동이 극에 달했던 단적인 예로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은 물론 가족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일이었다. 여론과 국민의 질타 속에서도 제임스 도노반은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며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따라 아벨의 변호에 최선을 다한다. 때마침 소련에서 붙잡힌 CIA 첩보기 조종사의 소식이 전해지고 제임스 도노반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스파이 맞교환이라는 사상 유래 없는 비밀협상에 나서게 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2962

호프만 요원, 맞죠?

독일 출신

내 이름은 도노반입니다. 아일랜드 출신

난 아일랜드 인입니다. 당신은 독일인이구요

하지만 무엇이 우리 둘 다 미국인으로 만들었나요?

한 가지에요

규정집

우린 이걸 헌법이라고 부릅니다

우린 그 법에 동의했고

그게 우리를 미국인으로 만든겁니다

우리를 미국인으로 만든 전부입니다

그러니 규정집은 없다고 말하지 말아요

한때는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흥행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링컨’과 같은 작품을 만들게 되리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처음에는 쓸데없는 욕심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가 잘 할 수 있는,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영화들이나 잘 만들라는 생각이 더 컸다. 괜히 욕심을 부리거나 너무 큰 꿈을 꾸는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상업적 성취와 작품적 성취 모두를 거머쥐려는 욕심으로만 생각했었다. 내가 너무 사람을 무시했던 것 같다. 너무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고.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가 아카데미 병에 걸렸다고 생각했었다) 그에게 냉소적인 평가를 하던 혹은 그의 능력을 얕잡아보았던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서 항변하기 보다는 그저 묵묵히 자신만의 전망과 방향을 갖고 꾸준히 노력했고(작품들을 만들어내고 발표를 했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모든 것들이 완벽에 가까운 탁월한 작품들을 연이어 만들어내면서 이제 스티븐 스필버그는 그 누구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장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그는 이제는 거의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헐리우드에서 고전영화의 품격과 완성을 여전히 이어가려고 하는 몇 안 되는 감독이 되어버린 것 같다.

단순히 고전영화의 모양새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랬듯이) 고전을 현재화 하는 것에 성공했다는 점을 우선 말해야 할 것 같고,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 또한 말해야만 할 것 같다.

조금은 보수적이고 지나치게 미국의 세계관을 옹호하는 것 아닌가? 라고 말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입장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제외한다면 단점을 찾아낼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그 누구도 쉽게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는 그 누구도 하려고 하지 않는 것들을 꼭 해야 하겠다는 마음으로 이뤄내고 있는 것 같다. 

멋지다면 멋지다고 말할 수 있고, 대단하다면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완성도나 빼어남에 있어서 몇 번이나 그 탁월함을 강조해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그저 감탄하며 그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을 바라보게 된다.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오랜만에 함께한 언제나 잘 어울리는 그들이 이번에도 그 어울림이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낸 ‘스파이 브릿지’는 스필버그가 항상 좋아하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잡한) 이야기를 (어려움 없이 능수능란하게) 꿰어내고 있고 그 완성도는 흠잡을 것 없고 부족함을 찾을 수 없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것이야 말고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품격이진 않을까?

스필버그는 항상 고전영화를 숭배하고 있었던 사람으로 많이 알려졌고, 그는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전영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품격과 명예를 잊지 않도록 이어가고 있다.

참여진(각본)에서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이라는 이름도 찾을 수 있어서 조금은 낯설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게 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와 대사에서 좀 더 재치를 찾을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게 되는 ‘스파이...’는 뛰어난 이야기와 빼어난 연출력 그리고 나머지 부분을 연기자들의 흠잡을 것 없는 연기를 통해서 최고의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고 그것들 모든 것이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줄 때 어떤 탁월한 결과물이 만들어내게 되는지를 너무나도 멋지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간단한 표정과 대사 그리고 몇몇 장면들만으로 등장인물들이 어떤 성격인지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연출하고 어떤 장면을 통해서 관객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지를 잘 알고 있는지 복잡하지 않고 쉽게 등장인물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모든 것이 민감하고 예민하기만 하던 신경질적이고 히스테리로 가득한 냉전 시대의 풍경과 함께 풍요로 가득했던 미국의 모습과 이제 막 재건을 시작하고 있고 아직까지 전쟁의 폐허를 보여주는 유럽(더 정확하게는 동베를린)의 모습을 대조하며 체제 경쟁-다툼을 벌이던 그때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어떤 일들이 벌어졌고 어떤 식으로 긴장관계가 만들어졌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감정적이고 이념적인 선택들을 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다시 말해서 되도록 이성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오해를 받고 지탄을 받고 공격을 당하는지에 대해서도 (그건 단순히 매카시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종의 광기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도 빼먹지 않고 있다.

자신이 보여주려고 하는 것들을 마음껏 보여주고 있고, 자신의 생각 또한 충분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영화적인 완성 또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본다면 이 작품이 얼마나 훌륭한 작품인지를 거듭 설명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1957년

2차 세계 대전은 마무리 되었으며 미국은 재건과 풍요를 누리고 있었지만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체제 경쟁-다툼은 새로운 근심거리로, 소련이라는 새로운 적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미국인들은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몇몇 장면들과 스파이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들은 그 시대를 잠시 이해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작품의 주인공 제임스 도너반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하나의 사건과 분리된 사건에 대한 논쟁이 어떤 식으로 거꾸로 그 자신이 분리된 사건을 하나의 사건으로 주장하게 되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조금은 웃음을 지으며 도너반의 힘겨운 노력을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

흔하다면 흔하다고 말할 수 있는 보험이라는 것을 국제정치에 어떤 식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인지를, 협상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것인지를 살펴보면 재미는 더 커질 수 있기도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본다면 그 당시의 상황과 시기적인 조건 등 여러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을 때 어떤 식으로 좋은 결과가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그 조건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누구나 적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약간은 아리송하게 느끼게 되면서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을 체제의 장점을 선전하려고 벌어지게 된 (체제-시대가 연출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느껴지도록 만드는) 사건-재판의 과정에서 주인공 제임스 도너반은 어떤 식으로 개입하게 되는지, 그가 냉정함과 냉엄함도 아닌 (흔히 말해서) 적법한 규정과 절차 그리고 법적인 문제로만 사건을 다루고 공정함을 요구하는 것이 어떤 식으로 그를 불리하게 만들고 외톨이가 되어가도록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과 함께 그 고지식함이 얼마나 생각 이상으로 사건을 부풀리게 만들면서도 단순히 법적인 의미만이 아닌 보험(그가 보험사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을 주장하는 것, 어떤 여지와 가능성을 주장하는 장면은 크게 흥미로운 장면이었으며, 별달리 협조적이지 않은 스파이와 어떤 식으로 인간적인 우정과 관계를 맺어가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무척 흥미로운 느낌이 들었었다.

누구나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

누구나 동등하게 적용받을 수 있는 법에 대해서 

천천히 생각해보게 만든다.

냉전 시기에 전쟁에 대한 사회적인-개인적인 불안과 여러 선동으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세뇌에 가까운 사회적인 불안의 주입을 알려주는 장면들 또한 지금 시대를 생각하게 (대입해보게) 만들고 있고, 냉전 시대의 체제간의 경쟁과 갈등이 지금 시대에는 어떤 식으로 국제적인 갈등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이념과 종교 그리고 경제적인 불평등으로 어떤 갈등과 편견 그리고 선동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핵전쟁에 대한 공포와

두 강대국의 경쟁-다툼이 어떤 국제적인 갈등 구조를 만들고 있는지를

두 강대국에 끼어 있는 국가들이 어떤 식으로 불만스럽기만 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국제 정치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걸 통해서 국내 정치에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를 약하기는 하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제임스 도너반이라는 존재는 전형적인 이름 없는 영웅 혹은 묵묵하고 성실한 평범한 소시민처럼 다뤄지고 있으면서, 그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임무가 되어버리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그저 윗사람들이 그에게 새로운 일거리를 주었을 뿐이고 그는 너무 성실하게 그 일을 맡았을 뿐이다)를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를, 불만 없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과정이 어떤 식으로 더 큰 문제들을 만들어내고 해결하게 되는지를, 그저 노력했고 열심히 했을 뿐인데 어떻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은 조금은 씁쓸하고 서글프게 느껴지면서도 여러 생각들을 해보게 되기도 했다.

제임스 도너반이라는 인물이 그렇게 만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가 얼마나 뛰어난 방식으로 여러 대립되는 내외부의 입장들과 곤란한 상황들을 잘 피해나가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여러 장면들은 그를 평범한 사람으로 이해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그는 강한 인상을 주는 영웅이 아닌 우리 주변의 혹은 우리들의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더 맞는 이해일 것 같다.

‘스파이...’는 이야기에서 중반 이후 (재판 이후) 협상으로 향하면서 좀 더 복잡한 방식으로 내용을 흘러가게 되는데, 소련과 동독 두 국가와 번갈아가며 협상을 하고 있고, 그 협상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돌발적인 사건들과 함께 그 협상의 대상이 상대국만이 아닌 내부와도 이뤄지게 되어야 하는 등, 그 과정이 긴박함과 함께 그 복잡한 과정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고 있는 연출의 능력과 편집 등은 무척 인상적이고 감탄하게 만드는 것 같다.

어렵거나 이해하기 쉽지 않게 풀어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생각 이상으로 어려움들을 잘 피해가는 것 같다.

또한 그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엄성, 온정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과 전체적인 작품의 감수성이 좋은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고 더 큰 설득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협상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여러 재미들과 함께 체제 간의 다툼이 어떤 방식으로 고통과 죽음 이별과 슬픔을 만들어내게 되는지를, 베를린 장벽이 만들어지게 되는 모습들과 함께 두 체제가 갖고 있는 갈등으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불안감들을 잘 전달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인간주의(휴머니즘)을 말하는, 1명이 아닌 2명을 구출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더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보여주기도 하는 등 ‘스파이...’는 눈부신 순간들이나 강렬한 순간들은 없을지라도 꽉 들어찬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대의 풍경과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광기를 잔뜩 머금었던 시대의 모습들을

온갖 선동에 휘둘려서 지내고 있던 이들의 모습들을

시대의 불안감이 삶을 지배하게 되었을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하게 되는지를

인간에 대한 깊은 존중과 애정을

원칙과 신념을 잃지 않는 것에 대해서

미래에 대한 전망을 갖고 지금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긍지와 명예를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묵묵하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을 때의 모습이란

가족들에게 관심을 받지 않더라도 자신이 해야 하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란

누가 어떤 식으로 평가를 하던 남들이 뭐라고 말하든 자기 자신에게 당당하고 떳떳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난감하기만 한 상황들과 어렵기만 한 순간들에서 어떤 식으로 여유를 잃지 않고 흔들림을 보이지 않는지를

쉬운 선택들이 계속해서 주어지지만 그런 것들을 선택하지 않고 일부러 어려운 과정과 선택들을 택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신념과 생각을 지켜내게 되는지를

어떤 의미에서는 조금은 고리타분하고 이제는 시대적인 흐름에서 조금은 뒤처지거나 새롭게 생각해야 할 필요성도 있을 생각들을 타협 없이 그리고 흐트러짐 없이 말하려고 하고 있고, 일종의 미국적인 정서와 정신이 약간씩은 느껴지기도 하지만 본받아야 하고 지켜나가야 할 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칭찬하게 만드는 것 같다.

명예와 존중 그리고 품격과 품위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좀 더 알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여러모로 ‘스파이...’는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화려함을 갖고 있지는 않을지라도 폭발성과 번뜩임은 부족할지라도 이 작품이 얼마나 좋은 작품인지는 보게 된다면 순순히 인정하게 될 것 같다.

점점 더 고상하게 늙어가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부러워지게 된다.

참고 : 톰 행크스도 좋았지만 마크 라이런스의 연기가 좀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말한다면 도대체 조엘 코엔과 에단 코엔을 어떤 식으로 끌어들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