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참 좋아하는 아줌마인데, 저는 좀 편향자에요. \'밀양\',\'그놈 목소리,\'이태원 살인사건\',\'도가니\' 같은 건 안 봐요, 실화를 모티브로 한 것 중에 자식새끼가 당한 범죄를 영화화 한 것은 너무 가슴 아플 거 같아 안 봅니다. 아마도 <로봇, 소리>는 \'극비 사건\'처럼 해피엔딩이지 않을까 좀 참신하고 스마트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봤는데......


시놉시스- 2003년 대구에서 실종된 무남독녀 \'유주 찾아 삼만 리\' 도중에 NASA에서 비밀리에 쏘아올린 인공위성을 발견한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는 이 위성이 딸을 찾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있을 법도 한 스토리
NASA에서 지구 상의 모든 소리를 채음하여 기록하고, 데이터로 사용하는 중이다...... 이미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로봇에게서 Voice from the Heart?
사물인터넷의 출현으로 인간과 사물이 교통 or 교감을 한다는 내용의 영화가 이미 있었죠 \'터미네이터:제네시스\'. 일부 기독교계에서 세계정부주의자 NWO들이 모든 인간을 통제하고 규합하는 데에 쓰일 거라는 그런 시스템을 미리 꺼내어 보는 듯도 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과학지식에 레벨이 낮아도 인공위성이 사람처럼 똑똑하고 감성을 느끼지는 못 할 거라고 봐요, 저러다가 로봇 하나 입양해서 딸 삼는 거 아닌가 할 정도로 \'소리\'에게 많이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얼핏 봐도 하는 짓이 \'스타워즈\'의 BB-8을 많이 닮은 로봇 \'소리\'는 참 귀여웠어요 ~^^ 딱, 거기까지만! 저는 사람과 사물 간의 저런 이모션 한 모양새는 별로라서요 ;;

남자란 동물은 대체 어느 족속과 소통이 되는 건지, 마누라하고 대화가 됩니까? 딸하고 대화가 됩니까?(자기네끼리만 있으면 어느 나라말로 대화하는지가 궁금) 20년 키웠다고 다 아는지 알죠? 딸이 뭘 하고 싶었는지, 뭘 말하고 싶었는지, 지금 어디 가서 뭐 하는지 ... 이 중에 아는 게 몇 개나 될까요?;; 딸이 실종되었다는 것도 인정 못하는 고집불통,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무뚝뚝함이 뚝뚝 떨어지는 영화였어요. (이성민 씨가 연기를 완전 잘 하기도 했지만)

역시 이 배우가 미스코리아 진일뿐만 아니라, 서울대 출신 석사라는 게 갑자기 확 스치더라고요, 어디서 배운 잉글리시가 그렇게 원어민스러운지 참 \'있어\'보였어요. 하얀 셔츠에 청바지 차림 이뻤네요, 매직으로 빳빳하게 펴지 않은 머리, 찰랑찰랑해서 매력적이었고요. 왜 이런 여자에게 끌리지 않았는지, 이하늬를 미워하기만 한 국정원 남자배우 캐릭터에 공감이 안 가는 거 있죠 =.=
로봇 \'소리\'의 목소리로 정말 심은경 딱 좋았어요~!

제발 슬픔을 못 이겨 엎드려 펑펑 우는 신파극은 그만 제작해주시길~;
이 영화의 반전은 정말 앉은 자리가 불편할 정도로 어색했네요,
\'소리\'가 나에게 도와준 것에 대한 \'나도 너에게 너 가고 싶은 곳에 보내줄게\' 이런 보답인 거 같은데, 미국과 우리 정부가 나서고 박사 이하늬가 투혼 할 만큼의 개연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해프닝이죠 >.<
신선하게 시작해서 한국형 신파에 뜬금없는 반전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합니다. 롯데에서 1+1 이벤트 2번 하고 2천 원 할인쿠폰 좌악~ 돌렸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저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 ㅠ.ㅠ


<로봇, 소리> 배급사 롯데, 로봇 제작비가 억대라 손익분기가 관객 200만이래요, 관람객 평점 좋던데 저는 왜 별로죠?; 12세 관람가 등급이라 애들 데리고 명절에 많이 보면 손익은 넘겠네요.

<로봇, 소리 SORI: Voice from the Heart, 2015>참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완성도는 좀 아쉬웠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한류를 타고 우리나라 영화가 가지 않는 곳이 없는데, 어설픈 신파나 개연성 없는 스토리는 좀 자제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