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시디어스 - 두번째 집
핑크팬더 2015.11.30 09:27:15
원래 무서운 영화를 굳이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다보니 <인시디어스> 1편을 봤고 2편을 볼 기회가 있어 굳이 마다하지 않고 봤다. 공포영화도 나름대로 유행이 있는데 그 유행을 촉발한 영화가 <인시디어스>다. 딱히 괴기스러운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선혈이 낭자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약간의 상상력이 가미된 공포를 자극한다. 관람하는 사람들이 깜짝놀라게 만든다.
공포영화가 클래식으로 다시 돌아가게 만들었다. 13일의 금요일처럼 어딘지 공포보다는 사이코적인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나 판타지스러운 영화가 한 때 유행이었다. 한동안 공포 영화는 사라졌다. 그러더니 이렇게 공포영화가 다시 살아돌아왔다. <인시디어스 - 두번째집>이 제작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다. 이토록 큰 흥행을 하고 사람들에게 주목받은 작품이 1편으로 끝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더구나 1편에서 분명히 보여줬다. 2편이 나올 수 있다는 힌트를. 2편은 1편에서부터 출발한다. 1편에서 연옥이라고 해야 할 공간으로 가서 구해야 할 영혼을 탈출시킨 조쉬(패트릭 윌슨)은 돌아올 때 그 곳에서 누군가를 데리고 나왔다. 영화는 그렇게 끝났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끝이 아니었다. 그때 함께 나온 영혼은 연쇄살인마의 엄마였다. 실제 연쇄살인마는 자신의 의지보다 엄마에게 사육되었다.
어느날부터 집에서 이상한 일이 생겼다. 리나이(로즈 번)은 아직까지 몹쓸 영혼이 집에 있다는 것을 깨다는다. 피아노가 저절로 쳐지고 아기 의자가 움직인다. 남편인 조쉬는 집이 문제가 아니라 영혼이 문제라고 말한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이를 조사한다. 누구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도 알지 못했다.
진실은 조쉬가 조쉬가 아니었다. 빈껍데기만 조쉬였고 영혼은 조쉬가 아닌 연쇄살인마가 지배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완전히 자각하지 못한 연쇄살인마는 점점 자각하며 주변 사람들을 죽일 준비를 한다. 이런 와중에 다른 쪽에서는 진실을 찾아 조쉬를 찾아간다. 리나이는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다행히도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연옥(??)에서 갇혀 있던 여러 인물이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온다.
영화는 1편보다는 덜 무섭다. 어쩌면 덜 무섭다기보다는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또다시 다른 편으로는 내가 집중해서 온전히 시청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1편에 비해서는 덜 무서웠다. 1편에서는 예측하기 힘든 타이밍에 놀라운 화면이 펼쳐지며 깜짝 놀랐는데 2편은 그런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여전히 음악으로 분위기 고조시키고 깜짝놀라게 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무엇보다 핸드카메라를 동원해서 현장감과 현실적인 느낌을 물씬 느끼게 만드는 점이 포인트다. 이 영화의 내용은 영화적인 허구가 아닌 실제로 예전에 있던 내용이라는 사실감을 강조한다. 카메라가 흔들리고 화질이 살짝 안 좋게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점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더 격하게 만들어준다. 영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과 허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간의 착각을 잘 섞었다.
영화 마지막에는 아예 다른 가족으로 가서 끝난다. 영화 자체가 사람보다 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보니 그렇게 다음편을 예고하며 끝내는 듯 하다. 실제로 <인시디어스>3편까지 나왔다. 공포영화는 저예산으로 잘 만드면 그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어 꽤 장기 시리즈가 많다. 이 영화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권하기 힘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번 보는 것도 심장에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