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두고 읽는 니체］가장 기독교적인 철학자 니체
에스더맘 2015.11.23 11:40:15
마흔 넘어 니체의 글을 읽는다는 것이 생뚱맞아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독서문화가 그런 것처럼 책을 들고 있으면 동료들이 책같은 것도 읽느냐고 한마디씩 던지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책 안읽는 여자처럼 생겼나봐요 ㅎㅎ
지속적으로 공부를 해온 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인문서 원본만 덜렁 번역해놓은 것을 읽기는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곁에 두고 읽는 니체>는 독일 사람 니체가 지은 책을 일본인 교수 사이토 다카시가 읽어 정리하고, 그것을 한국사람 이정은이 번역한 책입니다. 이런 책이 내용은 훌륭해도 3개국 언어에 걸려서 본질을 이해하는 데에 손해보는 경우도 있는 거 같았어요.
그런데, <곁에 두고 있는 니체>는 동양인 교수가 해석했다는 점이 저는 더 좋았네요. 니체의 사상이 동양적이기도 하다죠? 니체의 것들 말고도 중국고전 등이 인용되어서 우리 정서에는 참 잘 맞는 가르침이 많아 좋았어요 (공자왈~ 어쩌구저쩌구 ~ )
니체 마니아이기도 한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친절한 설명이 독서나 학습이 끊어진 기성세대들이 읽기 참 쉬웠어요. 지은이가 대학교수라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느낌은 \'아프니까 청춘이다\' 의 김난도 교수님과 비슷했어요, 항상 에너지가 넘쳐요 ^^
루터파 목사님의 장남 니체
니체라 하면 \'신은 죽었다\' 가 생각나죠, 니체가 살았던 당시는 중세 기독교에 청교도 혁명까지 겹쳐 지독한 기독교의 전성시대였다고합니다. 기독교의 엑기스만 모아놨을 집안의 맏아들이 왜 시대의 이단아가 되었을까요?
저는 그리스 철학에는 관심 없는 여자입니다. 제가 니체를 좋아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니체를 어떻게 해석하든, 제가 보기에는 철저하게 기독교윤리적인 철학자이기 때문이에요. 대부분 니체의 책들은 먼저 성경을 읽어본 사람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내용도 지극히 성경적입니다.
신은 죽었다?
사람은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기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깎아내리지 마라 - 이사람을 보라-
먼저 대담하게 자신을 믿는 것이 좋다
작은 일에도 최대한 기뻐하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면 자기 자신까지 기쁨이 넘친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 -아침놀-
사랑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먼저 자기자신부터에요! 니체의 말들을 보면 저는 주일학교에 와있는 기분이 듭니다. 성경을 직역해서 써놓지는 않았지만, 주제가 같아서 교회교재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에요, 아무튼 많은 학자들이 니체를 어떻게 평가하든 저는 니체가 \'가장 기독교적인 철학자\' 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Part5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중 Part3에서 몸의 소리를 들어라
니체가 살던 19세기 기독교는 정신이 곧 인간이며, 육체는 억제해야만 하는 것으로 취급했었죠.
우리 몸의 감각이나 관능을 저질스럽거나 부도덕한 것, 또는 우리의 의식이 개입되지 않는 단순한 뇌의 화학적 반응이라고 생각하여 의식적으로 멀리하지 마라. 자기의 감각을 마음껏 사랑해야 한다. 인간은 신체의 감각과 관능을 예술로 승화시켜 문화라는 것을 만들어왔다 -권력에의 의지 -
제가 대중문화 쪽의 리뷰를 많이 쓰다보니 더욱 관심을 갖게되는데요, 니체의 이 말이 정답입니다!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해야할 일은 기록을 남기는 일이라는데요, 우리의 오감을 충분히 자극하여 느끼고 바라고 예술로 완성하고 문화를 계승하는 것이 아름다운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정신적이고 금욕적이어서 문화와 예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에요. 기독교는 고행주의, 율법주의가 아닙니다. 미학을 추구하고 극한의 감각과 관능을 사랑하는 종교라서 아름답고 행복한 거에요, 단, 그 대상과 표현에 제한이 있지요.
애꾸눈 나라에선 두눈 달린 사람이 장애인인 것처럼 니체가 이단아가 아니라 그 시대의 기독교가 이단성이 강했던 거에요.
일본 서적은 건강파트 아니면 개인적으로 철학책은 별로였어요, 베스트셀러였던 \'미움받을 용기\' 도 너무 재패니틱하고 개인주의적인 철학을 담았다고 생각해요.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지은이 교수는 곁에 두고 니체의 책들을 읽는다는데, 저도 이 책에 애착이 갑니다. 그냥 읽기 어려운 니체의 여러 책을 세련된 설명과 함께 접할 수 있고, 동양의 고전들도 드문드문 예로 나와 정서가 맞았거든요.
니체도 지은이도 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입니다. 이사도라 덩컨이 영감을 얻었다할 만큼 항상 \'춤을 추는 것같은\' 니체의 아포리즘에서 그가 강조한 \'향상심\'을 갖습니다. 강한 바람에 펄럭이는 돛을 단 것처럼 강하게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마치 해설 성경을 읽은 것같은 힘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미리보기 파일 첨부합니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http://blog.naver.com/scarlet7392/8010480789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