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후기, 리뷰 : 시사회로 먼저 만나본 코믹 스파이 영화
지솔이 2015.05.21 11:49:53
스파이 물이 대세인 건가, <킹스맨>에 이은 또 다른 코믹 스파이 영화 <스파이>
스파이 영화라면 멋진 남성이 슈트를 차려입고 멋지게 적을 제압하여 총을 겨누는 장면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적어도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영화 <킹스맨>으로 스파이 영화의 대표적인 틀에서 벗어난 스파이를 보여줬다면, 영화 <스파이>(2015)는 스파이 영화의 틀을 벗어난 것과 동시에 아예 스파이들이 허당끼가 있는, 완벽하지 않은 모습으로 코미디를 선사합니다. <킹스맨>이 슈트 차림의 멋진 모습에 병맛 코드를 살짝 넣었던 영화라면, <스파이>는 독특한 의상과 함께 아예 작정하고 웃기려는 영화입니다.
굳이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비교하자면.
<킹스맨>이 한국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등급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한지라, 개인적으로 <킹스맨>을 생각하고 본 것은 아니지만, <킹스맨>이 좀 더 병맛코드에 가깝지 않았나 싶습니다. <킹스맨>은 진지해 보이지만 중간중간 뜬금없는 장면들로 (ex, 교회 액션 장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다면, <스파이>는 처음 설정부터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는 설정이라고 생각됩니다. 회사 내에서 업무를 보던 여자주인공이 뜻밖의 기회(?)로 스파이 업무의 실전을 겪게 되면서 벌어지는 코미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은 <킹스맨>에 더 가까웠었네요. <스파이>는 아예 처음부터 코미디에 중점을 둔 영화라 <킹스맨>처럼 박장대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와 개봉예정인 영화 중 가장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스파이>의 전체적인 줄거리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을 돕는 CIA의 내근 요원 수잔 쿠퍼(멜리사 맥카시). 수잔 쿠퍼의 파트너는 바로 외모부터 임무 수행 능력 등 여러 방면에서 완벽한 요원 브래들리 파인(주드 로)입니다. 파인의 임무를 도와주던 수잔은 파인의 임무 수행 중 핵무기를 밀거래하는 타켓 레이나(로즈 번)이 CIA의 현장 요원들의 신분을 전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CIA의 현장 요원들이 전부 발각된 상태라 현장 요원들이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상황. 수잔이 현장 임무를 맡게 되고, 미행과 감시를 맡아 현장에 투입됩니다. 그러나 수잔을 못 믿는 자칭 최고의 요원 릭 포드(제이슨 스타뎀)가 수잔과는 별개로 자기 혼자 해치우겠다고 돌아다니면서 수잔과도 꼬이게 됩니다. 과연 수잔은 CIA 현장 요원으로서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요?
기존의 스파이 영화와 다르다. 색다른 매력의 캐릭터들!
영화 <스파이>에서는 멋지고 잘생긴 남자배우와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배우가 등장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후덕한 몸매를 가진, 심지어 변장도 아줌마로 해야 되는 여성이 주인공입니다. 뽀글거리는 파마머리는 기본에 강아지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패션감각도 애매한 아줌마의 모습을 하기도 합니다.
거기에다가 스파이의 비밀무기라고 받는 것들은 아주 독특합니다. 외관상의 모습으로는 변비약부터 치질용 물티슈 등의 모습을 하는 비밀 무기들을 받습니다. 실제로는 후추 스프레이라든지, 해독제 역할을 하는 것들이지만 그냥 보면 치질에 변비까지 있는 (...) 이상한 아줌마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특이한 소품들은 영화를 진행하는 도중에 뜻밖의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합니다.
이렇게 본인이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스파이를 하는 수잔을 비롯하여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 더 있습니다. 바로 주드 로가 연기하는 파인과 제이슨 스타뎀이 연기하는 릭 포드입니다. 세련되고 멋진 이미지의 주드 로가 연기하는 파인은 화려한 액션과 함께 멋있는 요원으로 나오지만, 은근히 망가지며 반전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더욱더 변신한 캐릭터는 주드 로와 같이 언급한 제이슨 스타뎀입니다. 제이슨 스타뎀이 맡은 캐릭터 포드는 입이 살아있는 능청스러운 느낌이 강한 캐릭터입니다. 액션보다는 입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버리는(?) 상남자! 이 전 작품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본 분들이라면 확실하게 달라진 캐릭터에 놀랄 것 같네요.
그러나 살짝 아쉬웠던 자막. SNL 작가 팀이라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은가.
영화를 보면서 자막에 좀 인상이 찌푸려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지식하거나 보수적인 것은 아닌 데,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비속어와 (물론 영어로도 비슷한 표현들이 등장하긴 합니다) 의역들, 오역들은 영화를 보면서 의아함을 남겼습니다. 아무리 영화의 분위기를 밝게 띄운다고 한들, 과한 설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오역과 의역이 심했기 때문입니다. 시사회 이후 자막이 어떻게 바뀔 것 같지는 않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무리 SNL 작가 팀에서 자막을 했다고 해도 영화에서까지 저렇게 표현을 해야 했나 싶을 정도의 욕설은. 심한 비속어와 섹드립에 가까운 욕설들까지 넣어야 했나 싶었습니다. 원작이 코미디고, 그런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다고 한들 너무 과했다고 생각되네요.
결론적으로,
영화 <스파이>는 스파이 영화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모습의 주인공이 아닌, 얼굴이 예쁘지도, 몸매가 멋지지도 않은 주인공이 스파이의 임무를 해나가는 영화입니다. 점점 지날수록 주변에 있었던 멋진 스파이보다 눈치도 빠르며 오히려 아슬아슬하게 추적을 해나가는 모습으로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중간중간 수잔 캐릭터의 변신 모습들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영화는 주드 로나 제이슨 스타뎀보다 멜리사 맥카시의 수잔이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참으로 매력 있는 캐릭터였습니다.
스파이 액션을 보기 보다, 스파이 코미디를 보는 느낌으로 보기 좋은 영화였습니다. 자막의 욕설 때문에 어린 친구들에게 추천하기는 살짝 겁나지만, 성인분들은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네요.
'갈수록 재밌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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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 7점 : 처음부터 웃고 시작해서 끝날 때도 웃고 끝나는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