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는데 왜 외로울까? <질투>
<질투>는 사랑에 대한 섬세한 통찰이 담긴 시적인 로맨스 영화다. 여기에 파리의 자유분방한 분위기, 그윽하고 아름다운 영상이 어우러져 러닝타임 내내 매혹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여자의 러브스토리를 다루는 이 영화는 남녀 간의 사랑 방식에 대한 생각차이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특히 ‘사랑하고 있는데 왜 외로울까?’, ‘세상에 영원한 사랑이란 없는 걸까?’와 같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질문들을 던지며 수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흑백의 영상미학이 돋보이는 영화라는 점도 <질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 감성을 자극하는 흑백 영상에 로맨틱한 스토리를 더해 영화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두근거림과 지나가버린 찰나의 아쉬움이 독창적인 영상 스타일과 어우러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또한 파리지앵 커플의 평범하면서도 결코 평범치 않은 로맨스가 낭만의 도시 파리와 어우러져 한편의 서사시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필립 가렐과 루이 가렐

이 작품은 ‘누벨바그’(영화의 새로운 물결)의 거장 필립 가렐 감독과 그의 아들 루이 가렐이 5번째 앙상블을 이룬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필립 가렐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랑 이야기를 아들과 함께 77분짜리 필름 안에 담아낸 것이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할 배우로 망설임 없이 자신의 아들을 선택한 필립 가렐 감독은 루이 가렐의 실제 모습을 극중에 반영, 캐릭터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루이 가렐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와 필립 가렐의 섬세한 연출이 환상의 조화를 이뤄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 무비가 탄생됐다.

필립 가렐은 누구?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2회를 수상한 바 있는 프랑스 대표 영화감독. 1982년 자신의 연인이자 교통사고로 사망한 연인에게 바친 작품인 <더 이상 기타소리를 들을 수 없어>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프랑스 포스트 누벨바그의 새로운 거장으로 떠올랐다.

루이 가렐은 누구? 5살 때 아버지 필립 가렐의 영화 <구원의 키스>에 출연하며 영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배우. 영화 <몽상가들>에서 위험하면서도 찬란한 순간에 서 있는 청춘을 연기, 관객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함께 보면 좋은 영화 <이다>

폴란드 영화계의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를 잇는 감독,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작품. 감각적인 흑백 화면과 4:3의 독특한 화면 비율, 절제된 영상 미학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마치 고전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이다>는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룬 <질투>와 달리 하나의 비극으로 인해 발생한 개인의 아픔을 그린다. 고아로 수녀원에서 자란 소녀 ‘안나’는 수녀가 되기 전, 유일한 혈육인 이모를 찾아간다. 이모는 안나에게 그녀가 유대인이며, 본명은 ‘이다’라는 사실을 전한다. 이 이야기를 들을 그녀는 부모의 죽음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이모와 함께 가족의 숨겨진 비밀을 밝히기 위해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