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재난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를... 재난 영화로 알면 안 됩니다. 네이버 영화가 참 감질나게 시놉시스를 써두었어요. '~ 위기로 몰고 가는데...'하고 끝이였으니, 당연히 눈사태로 인한 위기인 줄 알고 보았습니다. 눈사태 장면이 끝난 뒤에도 무슨 자연에 의한 위기가 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면서 영화를 관람하였지만, 중반부로 가면서 점점 또렷해지는 캐릭터들의 갈등은 '이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습니다. 눈사태는 그저 영화 속에서 원인을 만들어주는 역할만 할 뿐, 어찌되었든 자연에 의한 재난영화는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어야 할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재난 영화가 아니면 무슨 영화냐구요? 본능적이고 순간적인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한 순간의 선택이 모든 걸 흔들어 놓는다.

 남편이 위기라고 판단하여 도망간 그 한 순간의 본능적인 선택이, 가족들을 점점 위기로 몰아 넣는 선택이 되어버립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실망하고, 남편과 둘이 이야기해서 풀어보려고 하지만 남편은 자신은 그런적이 없다며 피하기만 일쑤. 아이들도 점점 짜증을 내고 부모님의 관계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에게 지쳐갑니다. 그리고 나중엔 친구 커플들까지 합류(?)하게 되며 일이 점점 커지게 되어버립니다.

 본능적이였던 한 순간의 선택이 이 남자를, 그리고 이 부부를, 가족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점점 더 커지는 상황은 토마스를 불쌍한 존재로 보여지게끔 되어버릴 정도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반복적으로 들리는 음악,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 (폭풍)'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에서 가장 귀에 잘 들리는 배경음악은 바로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의 폭풍'입니다. 적지 않게 사용되는 이 배경음악은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일어날 것만 같은 심리를 자극시키는 데 정말 큰 몫을 했다고 생각될 정도로 영화의 분위기를 바꾸어놓고 과장시키고, 더욱더 집중하게끔 만드는 포인트입니다.

 이 배경음악 때문에 저는 정말 무슨일이 벌어질까 영화 내내 조마조마하면서 관람하였습니다. 과연 무슨 일이, 무슨 장면이 벌어지려고 하기에 배경음악이 이렇게도 긴장될까 생각하면서 보았는데, 그만큼 배경음악(사계-여름)이 이 영화를 정말 제대로 이끄는 주요 포인트입니다.

영화를 보고 개인적으로 생각한 이런저런 느낌

 영화가 끝나고 퇴장하는 길에도 몇몇 관객들이 이야기하는 부분이 들렸지만 약간 홍상수 감독님의 느낌이 살짝 느껴졌습니다. 뭐 이렇다 저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약간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의 느낌이 살짝 느껴진다는 것? 그리고 남자의 눈물...을 보면서 처음에는 웃겼지만 남자도 참 울고 싶을 순간이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곳곳에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있었던 만큼 그냥 가볍게(?) 보고 있다가, 우는 장면을 보고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진지하게 관람하게 되는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그냥 정리하자면 스포 없이 적으려해도 도무지 뭐라 써야될지 모르겠는 영화네요. 스웨덴 영화는 처음이라 참 여러모로 신기한 느낌이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은 불가항력적인, 본능에 대한 이야기로 절대 재난영화가 아닙니다. 흔하게 접하는 영화들과는 다른 느낌의 스웨덴 영화여서 참 신선한 느낌이 강했는데 여러모로 '나에게 저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참 신선하고 중간중간 웃기기도 하지만, 각자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한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론 호불호가 참 강할거라고 생각되네요.

'본능이라는 게 참 무서워, 그치?'

2015 #36 (#57)

- 아 그냥 뭐라는 지 모르겠다.

- 스웨덴 영화가 궁금하면 봐보는건 어떤가!

포스 마쥬어: 화이트 베케이션 감독 루벤 외스트룬드 출연 요하네스 바 쿤게, 리사 로벤 콩슬리, 빈센트 베테르그렌 개봉 2014 스웨덴,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평점 리뷰보기

호불호가 참 많이 갈릴 것 같은 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