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강지혜, 고현주 외 3명)
가슴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여행의 명장면, 그 가슴 뛰는 순간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됐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는 여행에세이지만, 그 속에 여행은 없다. 사람과 장면, 풍경만이 있을 뿐이다. 여행이라는 행위에 주목하지 않고 장소 곳곳에 담긴 이야기 그 자체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여행의 의미를 떠남에 국한하지 않고 머무름조차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ditor's Note “우리는 삶이라는 영화 속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그리고 모든 영화에는 명장면이 있듯이 누구에게나 잊혀지지 않는 여행에서의 한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있기 마련이다. 모두의 소중한 장면 장면이 모였다는 점에서 이 책은 34장짜리 필름카메라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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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홍인혜)

홈페이지(루나파크)에 그림일기처럼 카툰을 올리던 홍인혜. 그런 그녀가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 두고 영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매순간을 기록으로 남겨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를 탄생시켰다.

그녀는 8개월간 영국에 체류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15개의 짤막한 카툰과 함께 간명하면서도 유쾌하게 소개한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여행을 계획하는 과정을 ‘촘촘한 준비의 계절’로, 여행에서 겪게 되는 서글픈 순간들을 ‘우울한 적응의 계절’에 담았다. 그리고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간들을 ‘사는 맛 삼삼한 정착의 계절’로 그렸다.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가족의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순간들을 ‘깊어가는 성찰의 계절’에 담았다.

Editor's Note “그녀는 이번 여행을 이렇게 표현한다. 떠나기 전의 생각처럼 여행은 인생에 '전에 없었던 일탈'도, '다시 없을 기회'도 아니며, 언제든 다시 벌어질 수 있는 '사소한 사건'이라고. 오늘을 소중하게, 내일도 열심히, 그렇게 사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여행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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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혼 : 너를 위해서라면 일요일엔 일을 하지 않겠어’ (오기사)

‘오기사’라는 필명으로 더욱 잘 알려진 건축가 오영욱이 배우 엄지원에게 프로포즈하면서 건넨 책.

이 책은 여타의 연애지침서와는 다르다. 다만 한 남자의 고백을 통해 사랑이 찾아올 때 어떤 자세로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택시를 타면 길을 돌아가 요금이 많이 나오지 않을지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능력을 키우고 그 도시를 제대로 알아가면서 차차 그 불안함이 걷히게 된다. 연인 사이도 마찬가지다. 처음의 낯선 분위기 속에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친밀도를 높여가면서 반말을 사용하게 되는 것. 이처럼 그는 연애를 여행에 빗대어 흥미롭게 서술해 나간다.

‘청혼’의 백미는 바로 오기사가 제안하는 ‘함께 가고 싶은 도시 리스트 100’이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포함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일본 도쿄는 물론이고 한국의 부산과 북한의 평양까지도 포함돼 있다. 특히 각 도시에는 저자의 '그녀'인 엄지원과 왜 그곳에 가고 싶은지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첨부돼 있다. 유적 및 건축물을 볼 수 있는 곳, 그 자체로 휴양지인 곳 등 그 의미도 제각각인 이 99곳은 100번째 도시, ‘서울’과 어우러지면서 강력한 의미를 띈다.

Editor's Note “그의 연애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또한 현대적이고, 감각적이다. ‘연애’라는 행위가 주는 고전적인 ‘낭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진보된 연애 행태와 그 속사정들을 오기사 특유의 유쾌한 문체로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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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김얀)

‘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은 마음속에서 꿈틀대는 그 어떤 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불현듯 여행을 떠난 섹스칼럼니스트 김얀의 이야기다.

그녀는 ‘나의 문제는 뭘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등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떠났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자신이 떠났던 13개국의 여행지와 13명의 남자들 이야기를 글로 썼다. 이 책은 그녀의 야하고 이상한 여행,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Editor's Note “대한민국에서 섹스칼럼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 일인가. 다들 시원하게 꺼내놓지 못하고 얼마쯤은 자신을 감추고 사는 사람들 틈에서 김얀 작가는 작지만 단호한 용기로 목소리를 내어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 스스로가 충분히 행복해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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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 (김현지)

한 직장인이 들려주는 ‘제주’라는 공간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를 읽어보자.

저자 김현지는 꽃 피고 바람 살랑 부는 성수기의 아름다운 제주만을 사랑하지 않는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거나 무서운 바닷바람에 몸조차 가누기 힘들 정도로 다소 황량하고 거친 섬, 제주의 가장 아름답지 않은 모습까지도 모두 진심으로 아낀다. 그리고 그녀의 이런 글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제주와 사랑에 빠지게 한다.

Editor's Note “월화수목금금금. 회사 일에 치여 주변 사람들에게 곁을 내어주지 않고 혼자 속앓이를 하던 그녀. 하지만 제주에서 그녀는 낯선 길 위에서 만난 이방인의 호의를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를 배웠다.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각지에서 모여든 모르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맥주를 홀짝거릴 수 있게 됐고, 허름한 민박집에서 혼자 잠들어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