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 분위기에 맞춰 잘 흘러가는 강렬함
비니비니 2015.01.27 02:51:49
비니비니 영화 리뷰 #857 (2015 #21)
영화 <핑거스미스>(원제 : Fingersmith, 2005)는 BBC 3부작 드라마로 살짝 편집을 거치고 영화로 나왔습니다. 편집을 했다고 크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고 모드 릴리(일레인 캐시디, Elaine Cassidy)와 수 트린 더(샐리 호킨스, Sally Hawkins)의 감정을 아주 잘 표현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는 총 상, 하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1시간 30분입니다.
상에서는 수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하에서는 모드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지요. 각자의 시점에서 한 이야기를 바라보는 <핑거스미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핑거스미스>의 시작은 음산한 음악과 함께 음산한 곳에서 시작이 됩니다. 수와 모드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보여주고 서로 극과 극인 곳에서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초반은 역시 나중을 위한 장치입니다. 이 둘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각자 내면에 숨겨진 욕망이 있습니다. 그것을 서로가 만났을 때 분출을 하고 젠틀맨 (루퍼트 에번스, Rupert Evans)을 통해 분출하기도 합니다.
<핑거스미스>는 각자의 욕망이 충돌을 하며 극단적으로 몰고 그 충돌이 충격을 가져옵니다. 상편에서 수와 모드의 사랑을 중점으로 다루고 이들의 심정 표현을 워낙 잘 하였기 때문에 보다 깊게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이었는지 하편에서 나오게 되지요.
하편에서 이들의 사랑과 이들의 욕망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고찰합니다. 이들이 이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나오고 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합니다. 처음 상편에서 나온 긴장감을 하편은 유지하지 못 합니다. <핑거스미스>에서 가장 중요한 긴장감이 흐지부지하게 되니 하편은 점점 이상하게 꼬여집니다. 젠틀맨과의 관계, 그리고 석 비스 부인(이멜다 스 턴 돈, Imelda Staunton)의 다른 모습 등등 여러 가지 요소가 새롭게 나오는데 그 요소마저 너무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고 공감을 불러오지 못 합니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숲을 바다로 이동해서 한 번에 화재진압을 하는 느낌입니다. 활활 타오르던 것이 한순간에 식어버리죠.
석 비스 부인의 의도가 어떻게 되었든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전달을 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워낙 초반에 강렬한 기운을 많이 뿜어낸 <핑거스미스>여서 마무리가 걱정이 되었는데 역시 살짝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이 영화를 어떻게 한국식으로 표현할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