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멕시코의 어느 마을에 갑작스럽게 벌어진 의문의 살인 사건. 그날 밤 한 소녀와 남자가 이사를 온다. 겨울밤 외톨이 소년 오웬(코디 스밋-맥피)은 옆집으로 이사 온 어딘가 묘한 분위기의 소녀에게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다. 천사의 얼굴과 아이의 마음을 가진 소녀 애비(클로이 모레츠). 하지만 서서히 그녀의 엄청난 괴수 본능이 드러나는데... 살기 위해 피가 필요했고, 자신을 지켜줄 사랑이 필요했던 12살 뱀파이어 소녀. 그런 그녀를 위해 피를 구하는 이제는 늙고 지쳐버린 남자 토마스(리차드 젠킨슨)는 “애비 미안해”라는 글귀가 적힌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녀가 머물면 모두가 죽을 것이다. 오웬은 이제 선택해야만 한다!

12살 뱀파이어 소녀, 의문의 살인범과 소년에게 숨겨진 슬프고도 충격적인 이야기. 그들에게 숨겨진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참고 - 원작(스웨덴)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74488187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17235

스웨덴 원작 ‘렛 미 인’에 큰 호감을 갖고 있던 사람으로서 헐리우드에서 새롭게 제작된다는 ‘렛 미 인’에 대한 생각은 어떻게 원작을 망칠지 걱정된다는 생각 정도였다.

물론 깊은 시름에 빠질 정도로 이 작품에 몰두했던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저 망가진 작품을 보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원작을 넘어서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원작과는 다른 접근으로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작품으로 만들어내었다는 소식에 생각을 다시해서 작품을 보게 되었고, 원작이 갖고 있는 성격과는 조금은 다른 작품 성향이지만 그렇게 만들어 냄으로써 원작과는 다른 매력을 갖게 되어서 흡족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즉,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작품이라는 평가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이다.

새롭게 제작된 ‘렛 미 인’이 원작과 달라진 점들 중에서 유난히 인상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특별히 시대적 배경을 알려주지 않던(혹은 큰 관심이 없던) 원작과는 다르게 198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고, 보다 공포물 적인 성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며, 소녀와 소년이 갖는 유대감 혹은 사랑의 감정이 원작과는 약간은 달라진 분위기를 풍긴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에서는 원작과 큰 변화가 없기는 하지만 원작이 소년과 소녀가 갖고 있는 외로움과 함께 서로에게 갖게 되는 호감과 애정이라는 점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반면에 새롭게 제작된 작품은 그들의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면서도 보다 소녀의 보호자가 소녀를 위해서 피를 구하는 과정에 그리고 보호자와 소년이 소녀에게 갖고 있는 애정에 큰 강조점을 두고 있다.

감독인 맷 리브스는 원작이 간략하게만 다루던 공포감을 강조하게 되는 장면들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내고 있고, 살인이 일어나기 직전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고민스러움과 함께 살인이 일어나는 과정과 이후의 장면들에서의 긴장감 그리고 몇 차례의 살인과 그 이후 도망치다가 일어나는 차량 사고 장면에서 보여주는 (차량 뒷면에서 보여줌으로써 혼란스러움을 보다 강조하는) 멋진 연출들을 통해서 단순히 원작을 재활용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 성공한 것 같다.

물론, 이런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장면들을 통해서 그리고 이야기 진행을 통해서 보다 흡혈귀 영화가 갖고 있는 성격을 강조하고 있고, 공포 영화로서의 성격을 갖게 되는 것에는 성공하게 되었지만 원작과 같은 창백한 느낌과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것에는 부족하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인상적이고 안정된 연출력을 느낄 수 있는 멋진 리메이크 작품인 ‘렛 미 인’은 원작이 갖고 있는 서정적인 성격을 보다 심장박동수를 빠르게 만드는 잔혹동화와 같은 느낌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서 원작이 담고 있는 매력을 잘 담아내고 있고, 묘한 느낌의 흡혈귀 영화로 만들어내는 것에 성공한 것 같다.

그리고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에서 원작과 달라진 부분들에 많은 흥미를 느끼게 되기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작품도 그것을 자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신경이 쓰이게 되는데, 지속적으로 레이건의 연설을 들려주고 보여줌으로써 당시부터 시작된 (물론, 클린턴 시기에 잠시 위축되기는 했지만) 새로운 보수주의의 흐름에 대한 일종의 비판적인 언급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외부의 위협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레이건과 그리고 그 이후의 그를 추종하는 자들의 발언들과 대비되는 미국 내부의 망가진 모습들(붕괴된 가정, 학교 내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지는 폭력 및 사회적 불안)을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비판으로서 다뤄질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있고, 젊은 세대인 소년과 소녀가 모든 것으로부터 떠남으로써 그리고 자신들만의 관계를 맺게 됨으로써 일종의 도피처럼 느껴지도록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폭력적이고 이분법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요구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소년이 소녀에게서 자신과 함께할지 아니면 아닌지에 대한 선택을 강요당한다는 점에서는 그 은유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소년의 선택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 같다. 소년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나약한 존재로 보여주지만 그는 그를 위협하는 아이들에게 무서움을 느끼고 있기도 하고, 소년이 호감을 갖게 되지만 피를 필요로 하고 있고 그 굶주림으로 인해서 소년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는 소녀의 모습에도 무서움을 느끼고 있다. 그 무서움과 무서움 사이에서 소년은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는 외로움을 느끼고 있고 그 혼란 속에서 그래도 그를 이해해주고 지켜주는 소녀에게 끌리게 된다. 그리고 소녀가 형사를 죽이는(허기를 채우는) 것을 암묵적으로 도와줌으로써 소녀와 함께하게 되고 소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그게 일종의 거래인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는 애매한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반복해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 같다.

원작은 이런 과정을 보다 담백하게 혹은 정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새롭게 제작된 작품은 보다 자극적이고 성적인 느낌을 감추지 않고 담아내며 이끌어가고 있다. 원작이 성적인 부분을 아예 제거하고 있는 반면에(직접적으로 소녀가 일반적인 여성의 생식기와는 다른 구조로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롭게 제작된 작품은 성적인 부분을 부정하고 있으면서도 약간의 여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는 보다 강조되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유혹적인 면이 있다고 해야 할까?

또한 소년과 소녀의 관계에서 원작은 소녀의 동반자였다가 보호자가 되는 노인에 대해서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있지만 새롭게 제작된 작품은 보다 그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소년의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모습을 겹쳐지는 느낌을 갖게 만들어서 작품이 조금은 비극적인 성향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과 같은 느낌이 드는 원작과는 다르게 어딘지 모르게 도피하는 것 같은 그리고 비극을 예감하는 것 같은 새롭게 제작된 작품의 결말은 같은 결말이면서도 큰 차이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일종의 영화 대 영화처럼 비교만 하는 감상문이 되어버렸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이라도 헐리우드 ‘렛 미 인’에 큰 매력을 느낄 것이고 원작을 본 사람들도 쉽게 새로운 작품이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것에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공포감을 강조하고 있고,

그렇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으면서도 소년과 소녀가 관계를 맺게 되어가는 과정 또한 설득력을 잃지 않고 담아내고 있기 때문에 보다 외향적인 느낌의 작품으로 만드는 것에 성공한 것 같다.

게다가 부분적으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보수적인 사회적 성향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그리고 그런 성향에 별 수 없이 빨려 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담아냄으로써 이 작품이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도 만들어내기도 했으니 이정도면 충분했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원작이 갖고 있는 창백함에 보다 큰 매력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조금은 다양하고 탁해진 느낌의 신비함이 퇴색된 분위기의 리메이크 작품에 반감을 갖게 될 수 있기도 하겠지만... 그게 불평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

그만큼 괜찮은 작품이고,

좋은 연출이었다.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참고 : 스티븐 킹이 왜 그렇게 이 작품에 호감을 갖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일 것이다. 아니면 스티븐 킹이 누군지 전혀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