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겨울, 스즈미야 하루히가 이끄는 SOS단원들은 전과 다름 없는 평범한 일과를 보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부실에서 전골 파티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12월 18일 아침, 평소의 등굣길에서 쿈은 감기에 걸린 같은 반 타니구치와의 대화가 이상하게 어긋나는 것에 위화감을 느끼는데, 교실에 들어가니 독감이 유행이라며 많은 사람이 콜록대고 있었고 자신의 뒷자리의 하루히도 그 중 하나였다. 점심시간, 쿈은 구니키다와 점심을 같이 먹는데 타니구치와 마찬가지로 대화가 잘 되지 않고, 그 때 독감에서 회복됐다는 여학생들이 교실로 들어오는데 그 중 반년 전 나가토 유키와의 전투에 패해 소멸한 후 표면적으로는 캐나다로 전학간 것으로 된 반장 아사쿠라 료코가 분명한 자신의 뒷자리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자리에 앉는 게 아닌가!

이에 쿈은 경악하며 아사쿠라를 추궁하고 과거사실을 얘기하자 주변의 급우들에게 정신착란 취급을 받고 쿈은 같은 반 친구 누구도 절대 잊혀질 수 없는 하루히의 존재와 아사쿠라 료코의 전학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는 것에 믿을 수 없다며 출석부를 확인하는데 정말로 명부 어디에도 하루히의 이름이 없자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자 다른 SOS단원인 고이즈미 이츠키를 찾아 9반으로 향하지만 9반 교실이 있었던 자리에는 비상계단으로 이어지는 층계만이 있을 뿐 고이즈미는 커녕 9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였다.

정신적 공황을 겪은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복도에서 우연히 SOS단원인 아사히나 미쿠루를 만나 반가움을 표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미래인이 아니었으며 SOS단의 기억 자체가 없고, 오히려 미쿠루는 그를 자신의 스토커로 오인하고 쿈의 뺨을 후려갈긴다. 망연자실해진 쿈은 마지막 보루로 SOS단이 점거하고 있던 문예부실을 찾아가는데 그곳에는 평소와 달리 안경을 끼고 놀란 모습으로 쿈을 맞이하는 수줍은 나가토 유키만 있을 뿐. 하루 아침에 자신의 머리 채를 잡아 끌던 민폐녀 하루히의 실종과 함께180도 변해버린 세계에서 쿈은 갈등하며 하루히를 찾기 위해 단서를 추적해 가고 SOS단이 존재하던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하는데….”

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35849920

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35849929

원작 소설을 통해서 많은 인기를 모았고,

TV 시리즈를 통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던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오타쿠 문화와 일본의 비주류 문화(서브컬쳐 / 하위문화)의 집대성과 같은 느낌의 작품이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거대한 성공과 파급력을 보여준 기묘한 작품이었다.

그 성공의 비결에 대해서,

그리고 이유와 의미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문화 관련 평론가들과 열정적인 팬들에 의해서 분석되었고, 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금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스즈미야 하루히’가 거둔 거대한 성공이 ‘스즈미야 하루히’만의 성공인지 앞으로 좀 더 이와 같은 작품들이 등장하게 될지는 조금은 예측하기 어려울 것 같다. 성공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쨌든... 어떤 평가와도 상관없이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가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TV 시리즈의 성공 이후로 조금은 뒤늦게 제작된 느낌이 있는 극장판 ‘스즈미야 하루히의 소실’은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독립된 이야기인지 아니면 원작에 일정부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독립된 이야기일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서고, TV 시리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도 1기만 봤을 뿐 2기는 보지를 못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로 TV 시리즈와 연관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저 기억을 더듬어 보면 TV 시리즈 1기와는 많은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TV 시리즈 2기는 워낙 악평이 많아서 아직 감상하지는 않았지만 1기에서 크게 벗어나는 부분이 없다는 점 때문에 1기와는 일정부분 연관되어 있고, 전체적으로는 독립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작품을 감상하기 전 충분한 사전 지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워낙 열정적인 팬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얘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TV 시리즈와 같이 스즈미야 하루히는 지겨운 일상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 항상 그렇듯 엉뚱한 계획을 세우고 있고 쿈과 친구들은 그런 그녀의 엉뚱한 상상을 세상과 우주의 평화를 위해서 순순히 따르고 있을 뿐인데, 어느 날 주인공 쿈만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빠져들어 기억과 인물들의 관계는 뒤틀리게 되고, 이전과는 다른 관계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쿈은 혼란에 빠지게 되고 다시금 자신이 있던 차원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게 된다.

이미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전체적인 이야기나 진행 과정이 생소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TV 시리즈와는 다르게 전체적인 이야기 진행 과정이 쿈과 나가토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스즈미야 하루히는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팬에 따라서는 조금은 실망스러운 느낌도 갖게 될 것 같다.

또한 이야기 진행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기 보다는 서서히 점증시키고 있기 때문에(극장용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3시간에 육박하는 상영시간이기 때문에 조금은 의외였다), 팬들로서는 더욱 반기며(혹은 모든 장면들을 곱씹으며) 감상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관객은 난감한 느낌(이야기 진행은 더디고 등장 인물들의 대화는 알다가도 모를 것이니까)이 앞설 것 같다.

약간은 복잡한 시간 이동과 설정들이 부담될 수 있기도 하겠지만 쉽게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즐긴다면 꽤 괜찮은 작품으로 느껴질 수 있기도 할 것이다. 주인공 쿈과 나가토의 관계를 보다 감정적인 관계로 만들어서 팬들에게 큰 호응과 비난이 따를 수 있기는 하겠지만 TV 시리즈를 재미나게 본 사람으로서는 기존의 작품에서 일정부분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잘 연결되어 있기도 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새로운 모습들과 뒤바뀐 차원으로 향하게 되어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로 인해서 알게 되는 비밀들이 매끄럽게 구성되어 있으면서 극장용 영화로서의 매력을 잘 살려내고 있어서 팬들은 그리고 별다른 생각 없이 작품을 찾게 된 사람들은 무난한 만족감을 느낄 것 같다.

역시나 일본 애니메이션이고 열정과 열광으로 가득한 팬들이 많기 때문에, 그리고 일본 사회의 비주류 집단들의 중심에 놓여져 있는 작품이기 때문인지 마무리 부분에 가서 작품은 조금은 진지해지고 민감해지려고 하고 있고 그 의도와 시도에 대해서 관객들은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될지는 궁금하게 생각된다.

TV 시리즈에서도 조금은 느껴졌던 진지함이 극장판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내세워지고 있기는 한데, 기존의 모험으로 가득하지만 어쩐지 자신만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있는 느낌의 스즈미야 하루히와 그녀의 친구에서 보다 서로가 일상적인 모습으로 함께하는 차원으로 향하는 것이 어떤가에 대한 선택에 대해 주인공인 쿈은 보다 안정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자신은 지금과 같이 언제나 엉뚱하고 황당한 사건을 만들어내는 스즈미야 하루히와 함께하고 싶다는 결론을 낸다.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함으로써 그녀 곁에 있는 나가토와 고이즈미, 미쿠루와 같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세계를 지켜낼 것이라는 다짐을 한다.

작품 속 쿈의 선택은 어떤 의미에서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세상과는 단절되어가는 존재들에 대한 일종의 자기 항변이나 자기 방어일 수 있다. 혹은 자기 합리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 평가되든 그 선택에 대해서 비난 이전에 존중 또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게 얼마나 옳은 선택인지 혹은 그릇된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파괴적인 선택일지라도 그 선택에 대한 존중 속에서 그 선택을 검토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물론, 이런 말이 지극히 이론적인 말에 불과하고 실제로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말하고 있는 나 자신도 의문스럽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생각이 무작정 틀렸다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말하게 되는 것 같다.

조금은 불필요한 말들을 하게 된 것 같기는 하지만 그만큼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는 많은 이들이 호감을 갖고 있는 작품이면서도 작품을 파고들게 된다면 조금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그리고 다른 이들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언젠가 어딘가에서 (아마도 ‘전차남’에 대해서 무언가를 말할 때) 얘기했던 기억이 나는데, 세상이 오타쿠라고 칭해지는 비주류들에 대해서 조금은 관심을 갖게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점점 더 오타쿠와 같은 비주류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를 보면서도 여전히 하게 된다. 세상이 그들을 이해하기 보다는 세상이 점점 더 그들처럼 되어가는 것 같다. 마치 아닌 듯이 행동하고 다른 이들처럼 그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 또한 그들과 같음을 알게 되어갈 것 같다.

물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그들과 별다를 것 없는 동일한 존재일 것이다.

작품의 재미와 이야기와는 별도로 여전히 곤혹스러운 질문이 다시금 내게 주어지는 것 같다. 어려운 선택으로 인해서 고민에 빠진 쿈의 모습처럼... 또다시 내게 던져진 질문에 난감하게 대답해야 한다.